대화하자는 노동조합의 요구에 직장폐쇄라는 초강수로 대응한 사측은 이 사태를 어떻게 해결하려는 것인가. 이미 쌍용차 노조는 수차례 사측에 대화를 요청했고, 임금 삭감을 통한 일자리 나누기를 포함해 자구책까지 내놓은 바 있다.
지난 5월 25일 사측의 정리해고 명단 유포, 희망퇴직 회유와 협박으로 인해 심적으로 갈등하던 쌍용차 노동자 엄인섭씨가 ‘스트레스로 인한 뇌출혈’로 사망했다. 김을래씨 등 세명의 노동자들은 오늘로 20일째 평택공장에서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다. 그리고 이미 1400여명의 노동자들이 희망퇴직으로 회사를 떠났다. 가짜 정리해고 명단이 회사를 떠돌면서 그나마 남은 노동자들의 희망이 ‘희망퇴직’으로 돌변한 것이다.
인력감축은 이미 될 만큼 됐다. 상하이차 매각 당시 노동조합과 시민사회의 반대를 무릅쓰고 해외매각에 열을 올린 정부와 회사측은 그 책임을 스스로 져야 한다. 상하이차 인수 후 정리해고 된 노동자가 2000여명이며, 사측의 회유로 희망퇴직 명단에 이름을 올린 노동자가 1400여명이다.
이 사태에 대해 보수적인 언론마저 노조와 사측이 대화테이블에서 만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목숨 같은 일자리에 대한 정리해고가 문제해결의 ‘전제’라고 주장하는 사측은 그 주장 자체로 노동조합과 대화하지 않겠다는 것을 선언한 것이다. 이런 상태에서 파국에 이른다면 그 책임은 대화 거부로 일관한 사측에 있다. 만에 하나, 공권력 투입 등으로 사태가 더욱 악화된다면 전 국민적 비난과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사람 잘라내기로만 일관하는 구조조정은 기업도 경제도 살릴 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