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가 청년 인턴들에게 국정 철학 및 국가 정책 홍보 교육을 하라는 지침을 내린 사실이 국정감사에서 밝혀졌다. 전체 사업비용 1조 3천억 원 중 상당 부분을 정부 중앙기관 및 지자체에서 고용하고 있는데 "저탄소 녹색성장"과 "4대강 살리기" 홍보사업에 상당한 액수가 배정되어 있음이 드러났다. 청년실업에 대한 공포를 이용하여 대형 토목건설사를 배불리기 위한 사업에 왜 그들이 동원되어야 하는가?
"인간을 이용하려는 불행보다 더 끔찍한 것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이용당할 기회마저 상실하였다는 사실이다." 프랑스 소설가이자 에세이스트인 비비안느 포레스트는 "경제적 공포"라는 책에서 당시 일자리가 없는 프랑스 청년들의 절망과 분노를 표현하여 프랑스 사회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 한국에서도 이미 "88만원 세대"라는 책이 불티나게 팔리며 큰 반향을 일으켰다. 청년 실업 문제는 남의 나라 문제가 아니라 지금 당장 온 정치권과 사회가 달려들어 해결해야한다는 뜻이다.
청년실업에 가장 큰 책임을 지고 해결해야하는 것은 당연히 정부이다. 그런데 오히려 정부는 국민적 합의 및 논의가 부족한 4대강 사업 홍보를 위해 "청년인턴제" 제도를 교묘히 이용하고 있다. 이는 아무리 잘 봐줘도 실업해소에 대한 책임을 망각하고 정부가 직접 알바를 고용하고 있는 추태이다. 수십조 원의 혈세를 낭비하고 강의 생태계를 망가뜨리는 것도 모자라 신판 새마을운동 청년 알바를 만들겠다는 발상은 도대체 누구의 머리에서 나온 것인가?
청년실업에 대한 대안은 분명히 있다. 한국은 교육, 문화, 복지, 관광, 정보통신 등에서 아직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할 여력이 있다. 특히, 최근 전 세계적으로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재생에너지산업 및 친환경 농사 등을 통한 녹색일자리가 중요한 국가정책이다. 이는 탄소를 줄이면서 일자리도 창출하고 경제위기도 극복하자는 것으로, 일석삼조의 효과를 낳을 수 있다.
현 정부의 토목건설사에 대한 사랑이 유별난 거야 인정한다 치더라도 이제는 청년들의 절망까지 이용하면서 그렇게 삽질을 해야 하는 이유를 도저히 알 수 없다.
진보신당은 눈 가리고 아웅 식의 정부 홍보용 청년인턴제를 지금 당장 중단하고, 청년인턴제를 녹색일자리 창출을 위한 발판으로 전환할 것을 촉구하는 바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