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한미FTA 비준안 강행처리를 단호히 저지할 것이다.
-오바마 당선으로 미국상황 바뀌어 조기비준 실익 없다!
-경제위기 이전의 경제효과분석 타당성 결여, 피해산업 및 경제효과 재검증 18대국회에서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
-야당 군기잡기식 의회민주주의 파괴행위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
예산과 감세 법안을 일방 처리한 정부 여당이 한미FTA 비준마저 밀어붙이고 있다. 한나라당 소속 박진 외통통위위원장은 여야간사협의의 국회 관례를 깨고 지난 16일 ‘간사협의 많이 했으나 진척이 안돼 강행할 수밖에 없다’며 외통통위 비준안 상정을 일방통보했다.
‘한미FTA졸속비준에반대하는국회비상시국회의’ 소속 44명의 의원들은 이에 강력히 규탄하며 정부와 한나라당의 한미FTA 비준안 강행처리를 단호히 저지할 것이다.
한미FTA는 지금 비준을 검토할 때가 아니다. 지금은 변화된 상황에 맞게 냉정하게 한미FTA의 경제적 · 외교적 실익을 따져 봐야할 때다.
글로벌 경제위기와 민주당 오바마 대통령 당선 이후, 체결당사국인 미국 상황이 크게 변했다. 재협상은 이미 기정사실화됐고 구체적인 재협상요구안도 검토되고 있다. 미국 민주당은 이미 비준된 협상도 재협상을 요구한 전례가 있다. 한미FTA는 콜롬비아와 파나마 다음 순서로, 의회의 비준이 언제 날지도 모른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먼저 덜컥 한미FTA를 비준하는 것은 국익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향후 있을 재협상 국면에서 비준 자체가 대단히 중요한 협상카드인데, 이를 스스로 포기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한미FTA의 경제적 효과에 대한 재검증도 필요하다. 당시에도 논란이 적지 않았지만, 정부에서 주장하는 한미FTA의 경제적 효과는 미국 경제 위기 이전의 분석이다. 본격적인 디플레이션으로 접어든 미국 경제 상황이 반영되지 않았다. 산업영향평가부터 다시 해야 한다. 한미FTA에 대한 찬반은 차치하고라도, 전 세계적인 경제 위기 이전에 체결된 한미FTA가 초유의 경제 위기에 놓인 지금의 한국 경제에 약이 될지 독이 될지를 다시 따져봐야 한다.
지금은 내수를 진작시키고 서민경제를 살리는데 국력을 집중해야 할 때다. 사상 초유의 경제 위기에 전 세계가 기존의 경제 발전 전략을 재검토하는 마당에 우리만 과거의 길을 그대로 추종할 수는 없는 일이다. 자칫하면 한국 경제에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경제 위기 이후의 미국 경제는 더 이상 유일한 선진경제 모델이 아니다. 경제위기의 진원지인 미국경제와의 통합을 의미하는 한미FTA가 한국 경제의 진로에 미칠 파장부터 다시 검토해야 한다.
법안상정시 여야협의 처리하는 관례를 깨고 일방통행식 상정강행은 의회독재시대를 선포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한미FTA를 조기 비준하는 것에 대한 국민적 합의도 모아져 있지 않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조속히 비준해야 한다는 입장은 27%에 불과하지만 비준에 반대하거나 시기를 조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60%나 된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6월, ‘민심과 함께 하지 못하는 정책은 성공하지 못한다.’고 했다. 민의에 역행해서는 안 된다. 정부와 한나라당은 97년 노동법 날치기 통과가 정권의 명운에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를 생각해야 한다.
그러나 정부여당의 인식은 정반대다. 막무가내로 밀어붙이기다.
박 진 외통통위 위원장이 상정하겠다고 야당 간사들에게 일방 통보하고 불과 몇 시간 뒤인 16일 저녁부터 국회 4층 외통통위 회의장에는 질서유지권이 발동됐다. 지금 야당의원들의 일거수일투족은 경위들의 무전기 속에서 생중계되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와 한나라당의 이런 태도를 놔두고서는 국회는 통법부로 야당은 진압대상, 의회정치는 의회통치로 전락하는 것을 막을 수 없다.
침통한 마음으로 비장한 결심으로 여기 모인 44명의 의원들은 주장한다.
-. 한미FTA비준안 상정 즉각 철회할 것
-. 한미FTA 산업별경제효과에 대한 모든 상임위 재검증 추진할 것
-. 미국 오바마 당선자와 민주당의 재협상요구안에 대해 투명하게 국민에게 공개할 것
-. 한미FTA비준안을 포함해 이후 법안심의절차에서 여야협의를 존중할 것
-. 지금 외통통위 위원장이 강행해야할 것은 한미FTA 조기 비준 일정이 아니라 여야3당대표가 18대국회 개원 약속으로 합의한 통상절차법 제정임
한미FTA 졸속 비준에 반대하는 국회의원 비상시국회의 (44명)
강기갑, 강운태, 강창일, 곽정숙, 권영길, 김낙성, 김상희, 김세웅, 김우남, 김영록, 김영진, 김재균, 김재윤, 김종률, 김춘진, 김효석, 김희철, 류근찬, 문국현, 문학진, 박주선, 박지원, 변웅전, 안규백, 양승조, 우윤근, 유선호, 유성엽, 이낙연, 이명수, 이용희, 이윤석, 이정희, 이종걸, 이진삼, 이춘석, 장세환, 조배숙, 주승용, 천정배, 최규성, 최인기, 최철국, 홍희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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