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는 법을 개정하여 자산관리공사 산하에 40조원의 “구조조정기금”, 그리고 한국정책금융공사에 20조원의 “금융안정기금”을 설치하겠다고 한다. 이른바 “유사공적자금”이라는 것이다.
이들 기금은 국민의 세금으로 조성한 명백한 공적 자금이다. 그러므로 기금의 조성은 세금의 사용이고 따라서 기금 조성의 타당성을 국회가 심의해야 마땅하다. 조성한 기금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그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하여 심사를 받아야 할 것이다. 감사원 감사를 받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얘기다.
그런데도 금융당국이 명백한 공적자금을 공적자금이 아니라고 우기고 나아가 공적자금 사용에 대한 감시를 피하기 위해 편법을 사용하고 있는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 공적자금을 지원받는 경영진에 대해 책임을 묻거나 경영에 간섭하는 일이 없을 거라고 말하기조차 한다. 무슨 권한으로 그렇게 하겠다는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외환위기 이후 조성된 공적자금은 그것이 흥청망청 사용되면서 “공짜자금”이라는 오명을 얻은바 있다. 그래도 그 때의 공적자금에 대해서는 사전 사후적인 통제장치가 있었다. 그러나 지금 금융당국이 조성하겠다는 기금들에 대해서는 아무런 사회적인 통제장치가 없다. 과거 공적자금보다 더욱 심한 “공짜자금”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우리 민주노동당은 다음과 같은 사항을 요구한다.
- 법적, 사회적인 통제장치를 마련할 때가지는 편법 기금 조성을 중단해야 한다.
- 4월 국회에서 제 정당이 나서서 “구조조정기금”과 “금융안정기금”과 같은 공적자금에 대한 법적 통제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이들 기금은 통합예산의 한 항목으로 다뤄질 수 있을 것이다.
- 정부의 세금을 지원받은 금융기관의 경영진에 대해서는 그 지원의 형태가 어떤 것이든 경영실패에 대한 책임을 반드시 물어야 한다. 경영진을 퇴진시키거나 최소한 미국, 프랑스, 중국 등이 추진하고 있는 것과 같이 급여를 최소한도로 제한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