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업의 보유현금은 크게 늘어나고 있는데도 투자회복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기업의 투자행태가 과거「외형확대-외부자금동원」에서「내실추구-내부자금활용」으로 변화하면서 나타나고 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본고에서는 외환위기 이후의 상장기업 패널자료를 이용하여 기업투자와 현금흐름간 관계를 분석하고 주요 선진국 기업과도 비교,분석함으로써 투자관련 정책에 대한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하였다.
국내 상장기업의 현금흐름대비 투자비율은 외환위기 직전(1995~1997) 200%를 상회하였으나 외환위기 직후(1999~2001)에는 80%대 수준으로 급락하였고 2002년 이후(~2004)에는 60%대 수준으로 더욱 하락하였다. 한편 주요 선진국 기업의 경우 동 비율은 1990년대말~2000년대초 크게 상승하였다가 이후 하락하는 국내기업과 유사한 모습을 나타냈다. 또한 국내기업의 동 비율 수준도 주요 선진국 기업들과 비교할 때 크게 낮은 수준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최근 국내기업의 투자부진은 국내요인뿐만 아니라 세계적 투자환경 변화에도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외환위기 이후 국내기업의 투자와 현금흐름간 관계에 대한 실증분석 결과 기업의 투자행태가 외환위기와 정보통신부문에서의 거품 붕괴를 겪으면서 현금흐름에 크게 의존하는 보수적 형태로 전환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기업의 경우 투자결정의 상당부분을 현금흐름에 의존하고 있으며 이러한 경향은 2002년 이후 더욱 심화된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상의 분석결과는 최근의 국내 기업투자가 현금흐름 및 세계적 투자환경에 크게 영향을 받고 있으며 이에 따라 과도한 투자요구, 저금리 등이 투자에 미치는 영향이 과거에 비해 제한적일 가능성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