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AIG그룹이 천문학적인 공적자금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임원들에게 수천만 달러의 상여금을 지급해 미국이 들끓고 있다. 통제받지 않는 신자유주의의 도덕적 해이가 만들어낸 결정적 사태라 할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사태가 단지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정부는 금융기관의 부실정리, 기업의 구조조정 등을 촉진하기 위해 은행자본확충펀드, 금융안정기금 등 추가 공적자금을 조성·지원키로 하면서도, 은행에는 아무런 통제장치도 두지 않은 채 오히려 ‘경영에 간섭하지 않겠다’고 선언하였다. 또한, 금융안정기금을 예금보험공사에 설치하는 것이 아니라 산업은행의 위탁관리를 받게 될 정책금융공사에 설치함으로써 공적자금 운영에 필요한 최소비용의 원칙, 공평한 손실분담의 원칙 등을 회피하려 하고 있다.
이러한 정부의 행태는 금융기관에 대한 최소한의 통제장치를 풀고, 부실금융기관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를 부추겨서, 결국 우리나라에서도 AIG식 도덕해이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다. 국민의 세금을 담보로 조성되는 공적자금을 투입하면서도 그에 대한 감독의무를 방관하고 있는 정부는 미국 AIG사태를 거울삼아 금융감독에 관한 자신의 의무를 다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