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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 달러를 푸는 방식의 환율 개입 위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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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동당 정책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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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통상연구센터 / 금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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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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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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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동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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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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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질 외환보유액 위기대응에 충분하지 않아
최근 환율이 급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올해 초에 1,257원에 머물던 환율이 지금은 어느덧 1,600원 언저리까지 이르렀다. 단기간에 300원이 넘는 상승폭을 기록한 셈이다. 이에 따라 외환당국은 환율 안정을 위해 어제와 그제 각각 7억 달러의 규모의 시장개입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부가 환율의 급격한 변동을 막기 위해 나서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그 방식이 지금과 같은 마른 땅에 물 뿌리기 식의 시장 개입이어서는 곤란하다. 이런 방식으로는 자칫 환율 안정을 이루지도 못하면서 외환보유액만 축낼 수 있다. 그 보다는 국민경제에서 차지하는 긴박성과 필요성이 가장 큰 곳에 달러가 직접 공급되는 방식의 환율 안정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그렇게 해야 하는 이유는 말할 것도 없이 우리나라의 실질 외환보유액이 위기 대응에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 우리나라 실질 외환보유액은 위기 대응에 충분하지 않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부실에서 시작된 국제 금융시장의 동요는 대략 6개월마다 반복되고 있다. 2007년 2월과 8월, 그리고 2008년 3월과 9월에 국제금융시장의 큰 동요가 있었다. 따라서 올해 3월의 국제 금융시장의 동요는 이미 어느 정도 예견할 수 있는 것이었다. 국제 금융시장의 동요로 국제 금융기관들은 ‘지불수단’인 달러를 얻기 위해 운용 자산을 줄이고 있다(디-레버리지). 그 여파는 우리나라에도 미처, 외국 금융기관들이 국내에서 운용자산을 줄여 달러를 회수해감으로써 우리나라 금융기관들은 지금 달러 확보에 비상이 걸려 있는 상태이다.
우리나라는 2,000억 달러의 외환보유고를 유지하고 있어서 얼핏 국내 금융기관들의 달러 수요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을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 내용을 보면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외환보유액은 시장성이 높고(liquid or marketable assets), 언제든지 사용가능(readily available to)해야 하며, 통화당국이 통제가능(controlled by monetary authorities) 해야 한다(한국은행, “외환보유액의 이해와 운용전략”, 2008.11.7). 우리나라의 외환보유고가 이런 조건을 모두 갖추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지금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외국 언론들이 제기하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문제이다. 사실 몇 가지 점은 외환보유액의 질에 의심을 갖게 한다.
첫째, 언제든 사용 가능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외환보유고는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2,000억 달러에 이른다. 외평기금이 약 220억 달러, 한국은행 보유분이 약 1,780억 달러를 차지한다. 한국은행은 이 가운데 170억 달러를 한국투자공사(KIC)에 위탁하여 운용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계약에 따라 이 부분을 회수할 수 있다고는 하지만 한국투자공사가 유가증권에 투자하고 있는 금액을 실제로 신속하게 회수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한편 한국투자공사(KIC)는 한국은행에서 170억 달러, 외평기금에서 78억 달러(외평기금에서 위탁받는 부분은 외환보유액에서 제외됨), 총 248억 달러를 위탁받아 투자하고 있다. 한국투자공사는 228억 달러를 포트폴리오 투자에, 그리고 20억 달러는 전략적 투자에 운용하고 있다(한국투자공사, “업무보고”, 2009.2). 지난해 포트폴리오 투자의 수익률은 마이너스 13.71%였고 메릴린치 증권에 투자한 전략적 투자 수익률은 마이너스 72,52%였다(같은 자료). 포트폴리오에서 약 31억 달러, 전략적 투자에서 14.5억 달러, 합해서 약 44.5억 달러의 투자손실을 보았다는 얘기다. 이 손실은 대부분 외평기금에서 위탁받은 부분에서 발생한 것이어서 외환보유액에 직접적인 영양은 미치지 않는다. 그러나 한국투자공사의 운용 실력으로 미루어 한국은행 위탁부분에서도 언제든 투자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실질 외환보유액이 감소할 가능성도 있다는 뜻이다.
둘째, 시장성과 관련된 것이다. 외환보유고 가운데 15.4%는 위험이 따르는 회사채로 구성되어 있다(기획재정부, “Financial Times, 「The Lex Column - Korea's debt」 제하 기사 관련 보도해명자료”, 2009.3.2). 한국은행은 외환보유액이 국채, 정부기관채, 국제기구채, 금융채, 자산유동화증권(MBS, ABS) 등으로 이뤄졌다고 얘기하고 있는바(한국은행, “2월말 외환보유액”, 2009.3.3), 이 회사채는 아마도 외국 금융기관이 발행한 금융채인 듯하다. 다시 말해 약 300억 달러는 시장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는 얘기이다.
또한 외환보유고 가운데 370~380억 달러는 미국 정부기관채(프레디맥과 페니메이가 발행한 채권)에 투자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머니투데이, 2008.10.6). 정부는 이 정부기관채의 시장성에 문제가 없다고 얘기하고 있지만 실제로 이를 시장에다 내다 팔아 곧바로 현금화할 수 있을 지는 분명하지 않다.
셋째, 국내 금융기관의 대외투자손실을 고려해야 한다. 우리나라 기관투자가(외국환은행, 증권사, 자산운용사, 보험사)의 해외 외화투자증권 평가 손실은 지난 해 말을 기준으로 455.9억 달러에 이른다(한국은행, “2008년 중 기관투자자의 외환증권 투자 동향”, 2009.2.27). 우리나라 금융기관들이 외국의 유가증권에 투자하여 손실을 본 부분 가운데 아직도 처리하지 못하고 남아 있는 부분이 이 정도라는 의미이다. 사모사채나 역외계정 투자는 여기에서 빠져 있기 때문에 실제 대외투자 평가손실 금액은 이보다 훨씬 클 것이다. 최근에 주가가 폭락했다는 사정까지 감안하면 평가손실 금액은 더욱 늘어날 것이다. 이 평가 손실은 머지않아 금융기관들의 달러 수요로 이어질 것이며 따라서 외환보유액에서 메워야 한다.
□ 노무현 정권 따라하기에 집착하면 환율안정 대책 마련 못한다
정부는 우리나라 외채는 과도한 수준이 아니고,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단기외채 상환에 충분한 수준이며, 동유럽 금융위기로 인한 국내 신용경색 가능성도 제한적이라는 입장이다(기(기획재정부, “Financial Times, 「The Lex Column - Korea's debt」 제하 기사 관련 보도해명자료”, 2009.3.2). 이러한 인식 때문인지 정부는 노무현 정부와 다름없는 시장 개입 방식의 환율 안정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은 환율 안정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고민할 때이다. 국제 금융시장의 동요는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다. 올해 3월 위기에 이어서 다른 사정 변화가 없다면 6개월 뒤에 다시 동요가 나타날 것이다. 이런 면에서 정부는 외환보유액 부족 사태의 심각성을 인정하고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먼저 달러 공급은 국민경제에서 차지하는 우선순위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
우리나라의 외환시장이 다른 나라에 비해 특히 심하게 흔들리고 있는 이유는 노무현 정부가 기초를 마련한 금융허브정책을 현 정부가 그대로 이어받아 “금융·서비스 주도 경제성장정책”이라는 이름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정과 관련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근본적인 환율안정, 경제안정을 위해서는 이 정책의 전면적인 재검토가 있어야 한다.
또한 노무현 정부의 금융허브 정책에서 파생한 정책들, 예를 들어 한국투자공사 설립, 자본시장통합법 제정, 산업은행 매각을 통한 “한국판 골드만 삭스 만들기”, 은행법 개정을 통한 금산분리 완화, 전면적인 금융규제 완화 정책도 전면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
금융허브 정책과 거기에서 파생한 정책을 손보지 않고 그대로 둔 채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환율 안정 대책을 마련할 수는 없다. 이명박 정부가 노무현 정부 따라하기에 집착하는 한, 우리나라는 항상적인 금융 불안, 환율 불안 상황에서 벗어날 수 없다. 현 정부는 노무현 정부 따라하기가 아니라 그것과 다른 새로운 정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2009년 3월 4일
민주노동당 정책위원회
문의: 임수강(019-602-25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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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kdlp.org/statement/98604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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