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지식경제부는 SSM허가제 도입필요성을 왜곡하지 마라, 중소유통경영실태조사발표는 허가제도입반대를 위한 꼼수다
1. 지식경제부에서는 지난 13일 중소유통 경영실태 조사결과를 발표하였다.
그 내용은 한마디로 중소유통의 경영위기는 SSM을 비롯한 대기업의 소매업 진출과 무관하다는 주장이다.
정부의 이 같은 주장에는 SSM과 대형마트 입점 허가제 도입이 필요하지 않다는 결론을 도출하기 위해 중소상인의 현실과 SSM등 대기업매장 진출로 인한 피해를 중소상인들의 내적인 요인에서만 찾는 심각한 왜곡이 나타나 있다.
중소상공인들이 세계적 금융공황으로 인해 가장 큰 타격을 입고 있고, 정부에서 경기회복을 점치면서 출구전략을 논의한다고 하지만 서민들의 경제는 전혀 회복되지 않은 현실을 감안한다면 이러한 경영위기는 어쩌면 당연한 것이다.
특히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정부의 대책이 한결같이 대기업과 부자들을 위한 규제완화, 금융지원에 초점이 맞춰졌던 점을 생각하면 SSM 출점 지역과 미출점 지역에서의 상인들의 비관적 전망이 차이가 없는 것은 당연하다.
중소유통산업이 어려울수록 균형발전 전략이 필요하다. 정부는 유통산업의 균형발전을 위해서 SSM 허가제 도입 등 대기업의 소매업 진출규제가 필요하다는 당연한 주장과 대기업매장 입점허가제가 가져다줄 중소유통과 지역경제에 끼칠 긍정적 영향까지 무시해서는 안 된다.
2. SSM및 대형마트 입점 허가제 도입은 중소상인뿐만 아니라 지역경제 전반을 살리는 중요한 일이다.
대형마트와 SSM 진출로 대기업의 2007년 매출은 2000년 대비 166%나 성장했고 특히 대기업 4개사 전체 대형마트 매출의 83.9%(23.5조원)을 독식하면서 독과점 양상을 띠고 있어 유통산업의 양극화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또한 중소기업중앙회를 비롯한 소비자 단체들이 추석 재수 용품 가격을 비교한 결과에서 보듯이 대형마트는 재래시장보다 20% 이상 가격이 비싸다. 따라서 유통산업의 양극화현상으로 인해 지역의 재래시장을 비롯한 중소상점들이 몰락하게 된다면 소비자들 역시 저렴한 상품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박탈당하게 될 것이다.
지속발전이 가능한 건전한 경제구조라는 것은 대, 중소기업이 상생발전할 수 있는 기반이 만들어지고 균형 발전하는 것이다. 하지만 유통산업은 대기업 간의 과다경쟁으로 인해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게 된 2007년 이후 SSM까지 진출하면서 지역의 골목시장까지 대기업이 독식하려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이런 상태를 방치 한다면 경제위기로 경영위기에 직면한 중소유통산업은 고사할 수밖에 없다.
대, 중소 유통업의 상생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조성에 앞장서야할 정부가 나서서 허가제 등 유통산업의 균형발전을 위한 제도도입 방안을 찾아야 한다.
3. 이번 조사는 또한 실태조사 결과도 의심스럽기 그지없다.
정부발표에 따르면 전년대비 고객 수 감소를 느끼는 비율이 미입점 지역이 66.6%, SSM입점지역이 71.3%로 별 차이가 없으며 매출감소 역시도 73.0, 74.7%로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이것은 앞서 언급했듯이 경제위기로 인해 사회 전반 경기가 위축되어 있기 때문에 당연한 결과이다.
경영실태를 분석하고 대책을 수립하기 위한 제대로 된 정부라면 당연히 위기 정도와 함께 원인에 대해서도 물어봤어야 한다. 또한 SSM등 대기업의 소매업 진출로 인한 영향을 평가하기 위해서라면 SSM입점 지역과 미입점 지역의 전년대비 매출감소 여부와 함께 매출감소수준도 비교했어야 하는 것이다.
정부의 이번 실태조사가 이런 내용을 생략하고 있다는 것은 중소유통의 경영실태 조사를 통해 중소유통을 회생시켜 보겠다는 의도는 애초에 없었고 대기업 규제요구를 피해보려는 꼼수였음을 입증하는 증거라 하겠다.
대기업의 SSM 진출은 이처럼 전반적으로 매출 감소 등 경영위기를 겪고 있는 상인들이 근근히 꾸려나가고 있는 점포마저 뺏으려는 시도라고 해석할 수도 있다. 한마디로 넘어진 사람 밟고 가는 격인 것이다. 중소기업중앙회 부산 울산 지부가 조사한 결과가 이를 정확하게 반영하고 있다. 이 조사에 따르면 SSM 등 대기업이 인근에 입점할 경우 6개월 이상을 버티지 못할 것이라는 답변이 79%, 3개월도 버티지 못할 것이라는 대답도 45.7%나 됐다.
또 이 조사에서는 SSM 입점을 기준으로 하루 평균 매출액은 188만8000원에서 91만5000원 으로 절반 수준인 51.5%가 감소하고 평균 고객 수도 212.4명에서 91.8명으로 56.8%가 각각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민주노동당 등 부산지역 시민단체들이 조사한 결과도 마찬가지다. 대형매장 진출로 인해 인근지역 상인들은 37.2%가 매출이 50%이상 급감했다고 말했고, 10%이하 매출감소로 거의 영향이 없다고 답한 비율은 4.2%에 불과했다.
이것이 바로 SSM등 대기업의 소매업진출로 무너진 중소유통산업의 현실인 것이다.
4. 정부는 중소유통업의 경영위기를 중소유통업 내부의 문제로만 몰아가려는 시도를 중단하고 대기업의 무차별 진출로부터 중소유통업의 영역을 확보해주는 방어벽을 우선 만들어야 한다.
중소유통산업의 선진화는 그 다음 문제라는 것이다. 중소유통업 역시도 개선과제 많을 수 있다. 하지만 지금처럼 아무런 방어벽 없이 대기업에 맞서서는 고사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중소상인들이 모두 고사하고 지역의 중소유통이 쓰러진 다음에 중소유통선진화는 무의미한 것이다.
우선 대기업의 무차별 중소유통 영역공략을 규제하고 유통산업이 균형발전 할 수 있도록 중소유통의 생존을 도모해야 한다. 바로 유통산업발전법개정안의 쟁점이 되고 있는 대기업매장 입점 허가제 도입이다. 민주노동당 이정희의원이 제출한 법안과 같이 대기업매장의 진출이 지역 유통산업의 균형발전과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해서 허가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민주노동당은 정부가 더이상 대기업 편들기에 앞장서면서 중소상인과 국민을 속이는 꼼수를 중단하고 지역경제와 중소유통업을 지키기 위한 허가제 도입요구를 수용할 것을 촉구한다. 또한 중소상인과 지역경제를 지키기 위해서도 유통산업발전법은 이정희의원의 원안대로 심의통과되어야 함을 분명히 하며 SSM입점 허가제도입을 위해 전당적인 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