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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위기설 오·남용 주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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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원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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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통상연구센터 / 경제성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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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기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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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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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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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7/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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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성장률이 하락하고 주식시장과 외환시장이 요동치면 언론에서는 기다렸다는 듯 경제위기설을 유포하곤 한다. 1997년 말 진짜 경제위기가 닥치기 전의 상황과 어떤 점이 닮았는지 부각시키면서 경제를 살리기 위해 모두 힘을 모아야 한다고 결론을 내리곤 한다.
언론이 이처럼 경제위기 발생 가능성을 부각시키는 데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첫째, 진정으로 경제위기가 일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정책담당자들의 주의를 환기시킴으로써 경제위기 발생 가능성을 줄여보려는 것이다. 둘째, 실제 경제위기가 일어날 가능성은 높지 않더라도 국민들의 위기의식을 조장하여 뭔가 정치적인 목적을 달성하려는 것이다. 여기서 정치적인 목적은 정부를 흔들려는 것이 될 수도 있고, 정부에 반대하는 시위를 잠재우려는 것이 될 수도 있다.
▷ 한국, 경제위기 가능성 거의 없어
하지만, 어떤 이유에서든 경제위기설을 유포하는 행위는 상당한 부작용을 가져올 수 있다. 2001년과 같은 단순한 경기불황이 아니라 1997~98년처럼 대규모 도산과 실업이 수반되는 경제위기가 닥칠 것이라고 사람들이 믿게 된다면, 민간소비는 위축될 것이고 경제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또, 정책적으로 시장불안에 의연하게 대처하지 못하고 뭔가 무리수를 동원할 가능성도 높아질 뿐 아니라, 정치적으로 풀어야 할 문제의 해결이 지연될 수도 있다. 이와 같은 부작용을 감안한다면, 경제위기설을 제기하기 전에 우선 현재의 경제상황이 과연 경제위기에 해당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일정 기간 실제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 이하로 떨어지는 현상을 경기불황이라고 한다면, 경제위기는 대규모 도산과 신용경색으로 시스템 리스크가 증폭되는 현상을 일컫는다. 현재 4.5% 내외로 추정되는 잠재성장률 이하로 경제성장률이 떨어진다고 해서 경제위기라고 할 수는 없다는 얘기다. 실제로 경제위기가 발생하려면 정부든 민간이든 채무상환능력에 심각한 문제가 있어 경제 시스템 전체에 영향을 미칠 정도가 되어야 한다.
이 기준을 적용할 때 현재 우리나라에 경제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선 정부 재정을 보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중 가장 견실한 편이고, 작년에는 세수가 예상보다 많이 걷혀 환급을 해 줄 수 있을 정도이다. 기업부문을 보면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이자보상비율은 2007년 현재 전산업 평균 404.8%, 제조업 평균 469.8%로, 웬만한 외부 충격은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다. 참고로 1998년 경제위기 당시 이자보상비율은 각각 64.33%와 68.28%였다.
일부 중소기업과 부동산 관련 대출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시스템 리스크를 걱정할 수준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 대외부문을 보면 2006년 1분기 이후 단기외채가 2배 이상 증가하여 1,700억 달러를 넘어선 것이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2,500억 달러가 넘는 외환보유액 수준과 전체적인 채권ㆍ채무구조를 볼 때 우려할 정도는 아니다.
▷ 지금 신경써야 할 것은 불황대책
따라서, 현재의 상황에서는 경제위기를 걱정할 것이 아니라 원자재 가격 상승과 국제경기 둔화에 따른 경기불황에 대한 대책을 모색하는 것이 정도이다. 특히 물가상승이 임금상승으로 연결되고 이것이 다시 물가상승으로 연결되는 악순환에 빠지지 않도록 경제안정에 정책의 초점을 맞추고 노동계와의 대화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세계화로 인해 노조의 힘이 약해졌다고는 하지만, 잘못된 정책으로 물가상승을 부추겨 놓고 노동자들이 임금인상 요구를 자제하도록 설득하기는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원자재 가격 상승 국면에 팽창정책을 펴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고착시키는 것보다는, 정부가 고통을 분담하는 모습을 보이며 안정정책을 펴는 것이 경기불황에서 빠르게 벗어나는 길이 될 것이다. 경제위기설에 정부가 동조하여 사람들을 겁준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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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hankooki.com/lpage/opinion/200807/h2008070702505424370.ht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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