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과연 쿠데타, 내전, 대규모 탈북사태 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많은 시기임에 틀림이 없는가? 북한 붕괴론과 빠른 통일론을 주장하는 사람들의 주장은 얼마나 설득력이 있나?
우선 북한의 경제형편을 보기로 하자. 북한경제에서 가장 큰 문제는 먹는 문제이다. 그런데 현재 형편은 90년대보다 훨씬 양호하다. 식량배급이 제대로 되지 않지만 아예 아무것도 공급받지 못하던 90년대 말 보다는 나으며 비싸기는 하지만 시장에 가면 쌀도 채소도 살 수 있다. 90년대보다 식당도 많아졌으며 먹을 것도 많아졌다. 여전히 식량사정은 어렵지만 90년대와 같은 대량의 아사자와 탈북자는 없다.
두 번째 큰 문제는 에너지 부족이다. 90년대 북한에서는 전기가 없어 공장도 돌리지 못했으며 밤이 되면 수도 평양도 전기가 없어 캄캄했다. 하지만 현재 공장의 정상적인 가동과 주민들의 생활용 전기가 상당부분 충족되고 있다. 전반적으로 보아 북한의 경제는 10년 전보다는 훨씬 나아진 것만은 사실이다.
다음으로 북한이 정치적으로 불안정하며 김정일이 사망하면 반드시 비상사태가 일어나 국가체제가 무너지리라는 견해이다. 하지만 북한은 고도로 조직화된 사회이다. 당 정 군의 조직체계는 말할 것도 없고 사회주의노동청년동맹, 여성동맹, 인민반에 이르기까지 모든 사람들은 엄격한 조직 내에서 생활하고 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최고 지도자를 믿고 따르고 있다. 이와 같은 현상이 있게 된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현실이다.
다음으로 북한의 간부 진영은 중앙으로부터 지방에 이르기까지 상당히 안정돼 있다. 북한에서는 60년대 이후 반세기에 가깝게 노선투쟁을 비롯한 당내투쟁이 거의 없었다. 그리고 북한의 지도체계는 수직으로 되어 있어 본위주의는 강하지만 충돌은 적다. 이 때문에 간부대열이 크게 두 파로 나뉘어 싸운다거나 분열된 적이 없다. 그들은 마음속으로부터 김일성, 김정일을 자기의 친 부모처럼 생각하며 그들을 위하여 목숨도 바칠 각오를 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