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남북정상회담에 임하는 북측의 자세는 단순히 경제원조를 좀 더 얻는다거나 한국대선에서 북측을 이해하는 인사의 당선을 돕는다는 식의 전술적인 접근을 뛰어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그보다는 전면적인 남북합작을 통해 체제생존과 정권안전을 도모해 보려는 전략적 접근의 성격을 띠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한국의 대선정국은 자신들의 변화된 전략을 보다 안전하게, 용이하게 해주는 터를 제공해 주는 것뿐이다.
북한은 단기적으로 6자회담의 틀 속에서 지분을 확보하기 위해 남북관계를 회복하고 남측을 지렛대로 삼아 북핵협상을 유리하게 끌고 가며, 중장기적으로 북한체제의 새로운 기반을 만들고자 하는 것이다. 이 시점에서 북한이 원하는 것은 크게 두 가지이다. 하나는 대미 관계개선과 남북한 평화공존의 시대에 걸맞는 새로운 통치이데올로기를 마련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대미 관계의 개선에 앞서 남북관계를 군사적, 경제적으로 보다 안정적인 기반 위에 올려놓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