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월 28일 재보선에서 드러났듯, 최근 진보정당들의 실력이 바닥을 드러내 보이고 있다. 이명박 정부의 실정과 가중되는 신자유주의 양극화의 고통과 불안으로 민생이 갈수록 피폐해지고 있고, 여당과 제1야당이 연일 죽을 쑤고 있음에도, 진보정당의 존재감은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다.
... 그래서 중요한 것이 제3세력의 등장이다. 시민사회가 이 일을 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동의하고, 그 가능성에 대해 기대하는 시나리오다. 그런데 두 가지의 문제가 있다. 하나는 시민사회가 아직까지도 애매한 ‘중립적’ 태도를 취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시민사회의 원로와 중진들로 구성되어 출범한 ‘희망과 대안’도 그렇다. 스스로가 나서서 정치적으로 결사하고 뭘 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아무 것도 안 하겠다는 것도 아니다. 다른 하나는 시민사회가 민주당과 진보정당들 사이에서 모호한 줄타기를 계속하고 있다는 것이다. 시급하게 시민사회의 진보적 정체성을 확고하게 정립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후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