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몇 년간 시민운동 내에는 ‘정치와 시민운동의 기계적 경계를 허물자’, ‘시민운동의 정치적 중립성 도그마를 깨자’는 논의의 흐름이 있어왔다.
정치적 중립성을 벗어나는 문제가 반드시 정치세력화로 이어질 필요는 없으며, 박원순 변호사의 정치참여 여부가 한국의 시민운동이 ‘정치적 중립성’의 허구를 벗어나는 시금석도 아니다.
정치세력화나 정치참여는 시대적 소명이라는 명분만이 아닌 정치적 비전과 의지, 기회, 조건, 능력 등 여러 요건을 필요로 하며, 현 상황에서 새로운 정치세력의 출현 혹은 정치연합의 필요성이 객관적으로 존재한다 하더라도 그렇게 나아갈 수 있는 요건과 역량이 있는가는 별개의 문제이다.
적어도 현재 한국의 시민운동, 더 나아가 진보적 지식인사회를 포함하더라도 그런 요건과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