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4구역이 죽음의 사구역으로 변했습니다. 경찰의 무리한 진압에 서민이 죽어나갔습니다. 누구의 책임입니까? 안전을 무시한 채 토끼몰이 하듯 철거민을 짓이긴 경찰과 용역깡패들의 책임이 가장 큽니다. 김석기 서울시경찰청장과 원세훈 행정안전부 장관은 당장 파면해야 합니다.
경찰특공대와 용역깡패의 강제철거에 대해 철거민들은 망루에서 최후의 저항을 벌였습니다. 저항의 과정에서 원인모를 화재가 발생하면서 철거민 다섯 명과 경찰 한 명이 화마에 목숨을 잃었습니다. 지금 한 명은 병원에 후송됐지만 의식불명 상태이고, 농성자 여섯 명은 큰 부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중입니다.
사생결단의 자세로 대처하는 철거민을 상대로 안전장치 하나 확보하지 않은 채 폭력을 행사한 경찰은 도대체 어느 나라 경찰입니까? 철거민을 상대로 전쟁을 벌인 이명박 정권의 만행을 용서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민주노동당은 이번 철거민 강제진압 과정에서 벌어진 오늘의 사태를 공권력에 의한 살인이라고 규정합니다.
용산경찰서장은 자신이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했습니다. 그것은 너무나 당연한 말입니다. 문제는 경찰청에 특공대 투입을 요청했고, 어제밤 11시에 투입이 결정됐다고 하는 만큼 이에 대한 명확한 해명을 국민의 이름으로 강력하게 요구합니다. 누가 최종결정을 했는지를 반드시 밝혀내야 합니다.
지금 현재 진상조사를 요구하는 국회의원에 대해 경찰은 건물 출입을 못하게 막고 있습니다. 도대체 사망자들의 시신을 현장에 그대로 방치한 이유가 무엇입니까? 이것은 사체를 유기한 파렴치 범죄로써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습니다. 혹여나 경찰이 사체를 빼돌린 후 유족의 입회 없이 사체 부검을 진행한다면 전 국민적 분노에 마주하게 될 것임을 분명히 경고합니다.
재개발이라는 미명 하에 입주자들의 생계대책을 마련하지도 않고 집 없는 서민과 임차인을 길거리로 내쫓았습니다. 생존권의 문제에 직면한 철거민들은 경찰과 용역깡패를 상대로 극한투쟁을 피할 수 없었습니다. 집 없고, 가난한 서민들은 언제까지 우리네 삶의 주변에서 내쫓기듯 내몰려야 합니까? 시공업체인 삼성과 포스코의 배를 불려주기 위해 이 나라 서민들은 경찰의 공권력에 의해 짓밟히고, 집을 잃고, 심지어 목숨까지 잃고 있습니다.
재벌공화국을 만드는 이명박 정부가 이 모든 사태에 대해 무한책임을 져야 합니다. 대통령의 토건사업식 국가개조론이 결국 철거민 다섯 명을 죽음으로 이끌었습니다. 대통령은 지금 당장 철저한 진상조사를 촉구하고 나서야 합니다. 그리고 대국민사과와 함께 주무책임이 있는 경찰청장, 행안부장관 등을 당장 문책해야 합니다. 제대로 된 나라라면 이 정도 사건이면 대통령직을 내놓아야 할 정도로 위중한 사건입니다. 경찰 공권력에 의해 다섯 명의 민간인이 억울하게 희생당하고 한 명의 경찰관이 사망한 비극적 사건입니다.
민주노동당은 철거민 사망사건에 대한 당 대책위를 가동하고, 다른 야당들과 공동으로 진상조사단을 구성할 것입니다. 또한 사건의 진상파악을 위한 국정조사를 실시해 사건의 실체를 명명백백하게 밝혀내고, 책임자를 일벌백계하겠습니다. 그래서 이 같이 비극적 사건이 다시는 재발되지 않도록 만들 것입니다. 이 비극적 사건에 대한 진실을 규명하는데 이명박 정권이 혼신의 힘을 다하지 않고 오히려 이 사건을 왜곡한다면 전국민적 저항에 부딪쳐서 몰락의 길로 접어들게 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