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국회가 원구성에 합의했습니다. 그러나 국회가 80일 넘게 문을 열지 못하고 공전한 데에 대해서는 분명한 책임소재를 가려야 합니다. 18대 국회가 장기파행으로 간 원인은 굴욕적인 한미 쇠고기 협상과 장관 인사청문회를 무산시킨 이명박 정부의 국민무시, 야당무시, 국회무시에 있습니다.
국회를 거수기로 전락시키려는 이명박 정부의 일방적인 독선과 오만으로부터 파행은 시작됐습니다. 한나라당은 정부의 방패막이로 일관했습니다. 한나라당은 172석의 거대의석을 가졌음에도 국회 본연의 임무인 행정부에 대한 감시와 견제의 역할을 포기했습니다.
교섭단체끼리 자리 나눠 먹기식 원구성이 된 것에 깊은 유감을 표합니다. 정부와 여당의 국정기조 대전환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민주노동당은 국회의 장기공전을 막기 위해 국회 본회의에 참석할 것입니다. 하지만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 합의안에 대해서 심각한 문제의식을 갖고 있습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원구성을 위해 미국에게 특혜를 주는 가축전염병예방법에 합의했습니다. 미국 특혜 개정안이자 국민건강권 훼손안입니다. 부칙2조의 삭제는 국회 정상화의 최소 조건이었습니다. 추가협상 결과조차 법으로 보완하지 못하면서 어떻게 민생국회를 논할 수 있다는 것입니까. 미국산 쇠고기를 가축전염병예방법 적용대상에서 제외시킨 것은 광우병 쇠고기 문제의 핵심을 감추는 위선이자 교섭단체 간 야합에 불과합니다.
우리나라가 쇠고기를 수입하는 나라 중에 광우병이 일어난 국가는 미국밖에 없습니다. 앞으로 진행될 영국과 캐나다 등 광우병발생국가들과의 협상에서 수입위생조건의 동일한 적용을 요구받을 것입니다. 국민 건강권에 대한 위협은 앞으로도 계속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양당은 또 30개월령 이상 쇠고기 수입재개와 관련해 국회 통제를 심의수준으로 낮추면서 실효성에 중대한 하자를 드러냈습니다.
양당은 식품 안전성에 대한 국민의 높은 기대를 충족시키는데 실패했습니다. 민주노동당은 양당의 국민 건강권 흥정을 강력히 규탄합니다. 원내외 병행투쟁을 통해 식품 안전기준 강화활동을 지속적으로 벌여나가겠습니다.
가축전염병예방법은 미국산 쇠고기 예외조항인 부칙2조 삭제, 30개월 미만 쇠고기 수입금지, 뇌/척수/머리뼈/눈 등 4개 부위 수입금지, 내장 전체 수입금지 등을 골자로 하는 내용으로 개정돼야 마땅합니다. 특히 반추동물에 대해 동물성사료를 쓸 수 없도록 금지하는 사료관리법 개정안 처리에 만전을 기하겠습니다.
농민단체 및 소비자단체와 공조해 수입 쇠고기뿐만 아니라 국내산 쇠고기에 대해서도 전수검사를 실시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하겠습니다. 수입된 쇠고기에 대한 유통이력제를 입법화하겠습니다. 무늬뿐인 원산지 표시 의무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미국산 쇠고기 감시활동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겠습니다. 민주노동당은 국민의 최대 민생과제인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안전성과 검역주권이 보장될 수 있도록 원내외 국민의 힘을 모아 관철시켜 나갈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