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국회 교육상임위 권영길 의원실에서 「수능성적 자료 3차 분석 보고서」를 발표하였다. 최근 5년간의 대학수학능력평가 성적 자료와 학업성취도평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평균화 지역이 비평준화 지역에 비해 성적이 오른 학생은 많고, 떨어진 학생은 적다고 발표하였다. 권영길 의원실은 이 자료 분석을 통하여 평준화 지역이 각 개인의 학력향상이 크다고 주장하였다.
전교조는 이미 지난 2월 18일 교과부의 일제고사 성적 발표 결과를 분석하면서 교과부가 발표한 자료에 근거해 해석해도 평준화 지역의 점수가 비평준화 지역의 점수보다 높다고 밝힌바 있다.(2월 19일 보도자료 「교과부 학업성취도 결과발표에 대한 전교조 입장」참고)
교육개발원 역시 3번에 걸쳐서 입시 제도를 제외한 다른 모든 변수를 통제하고 평준화와 비평준화 입시제도가 학생의 학업성취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여 발표하였었다. 그 발표의 내용은 평준화가 성적을 하향 평준화시킨다는 근거가 없다는 것이었다. 특히 가장 최근 연구에서는 “지금 당장 읍면 단위까지 평준화를 실시하여도 상중하층 모든 학생의 학업 성취도가 올라갈 수 있다”는 것이었다.
또 조만간 경기도의 평준화-비평준화 지역간 학력보고서도 발표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안병만 장관의 근거 없는 ‘아니면 말고’식 평준화 때리기
그럼에도 안병만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그동안 근거도 없이 평준화 정책을 비판해와 교육계 수장으로서 신뢰를 저버리는 행동을 거듭하였다.
지난 2월 18일 국회 대정부질의에 대한 답변을 통해 장관은 "학생을 더 우수하게 만드는데 평준화 잣대가 오히려 저해요인이 될 수 있고 실력이 전혀 못미치는 학생이 가려져 방치하는 결과가 될 수도 있다"고 발언하고 "초등학교 때부터 학생들을 잘 길렀어야 하는데 방치하고, 평준화 잣대에 감춰진 상태에서 교육을 해 이런 현상이 일어나지 않았다 싶다"는 무책임한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다. 또 어떤 모임의 조찬 특강에서 "평준화의 가치는 고귀한 것이지만 이를 잣대로 재능 있는 학생들을 묶는다면 대단히 잘못"이라고 말하기도 해 평준화를 둘러싼 분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교육현안에 대한 안병만 장관의 안이한 현실인식
안병만 장관의 최근 발언 역시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 지난 22일의 국회 교육상임위 전체회의에서 한 국회의원에게 수능성적자료를 CD로 제출하겠다고 답변해 물의를 빚었다. 아직 공개여부를 둘러싼 재판이 진행 중임에도 자료를 공개하는 것도 문제인데 한술 더 뜨고 나온 것이다. 이름과 학교를 삭제하고 제공한다지만 지역에 따라 학교를 찾아내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해 전국의 고등학교를 서열화하는 도구로 악용될 것이다. 게다가 CD의 경우 무한정의 복사가 가능한 것이기에 자료의 유출 또한 안심할 수 없는 일이다.
또 의원들의 입학사정관제에 대한 우려에 대해서도 안이한 답변으로 일관했다. 현재 입학사정관제가 학생과 학부모의 불안을 이용한 새로운 사교육 유발, 입학사정관의 부족, 비정규직 입학사정관, 교육 비전공자인 입학사정관, 사정관 대비 심사학생수 과다, 대학지원금의 운영비 과다지출 등 무수한 문제점들이 노출되고 있어 ‘무분별한 확대와 과속추진’ 논란이 교육전문가와 대다수 언론들에 의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도 장관은 ‘빠르지 않고 갈 길이 멀다’고 답하는 것은 교육현장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부족하고 상황을 안이하게 보는 것에 다름 아니다.
평준화에 대한 생산적 논의와 교육적 접근 필요
오늘의 분석결과를 계기로 근거도 없이 평준화정책을 훼손하려는 시도는 중단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근거도 제시하지 않은 채 평준화의 유의미성을 둘러싼 논란을 지속한다면 ‘교육적 가치의 논쟁’을 불순한 의도를 갖고 이념적으로 접근하려는 시도에 불과하다. 교육당국은 평준화 유지와 확대를 위한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