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부터 음식이 끊겼다. 의약품 반입도 막혔다. 어제부터는 물도 가스도 모두 끊겼다. 강제해산을 위해 배치된 경력이 어제보다 늘어 노동자들을 위협하고 있다.
경찰과 대치 이틀째인 쌍용자동차 평택 현장은 전쟁 상황이다.
사측과 정부의 끊임없는 협박과 목 조름이 결국 노조 정책부장의 부인을 죽음으로 내몰았다. 그럼에도, 아직도 정신 못 차린 이명박 정부는 여전히 노동유연성을 떠벌리며 정리해고라고 하는 벼랑끝 전술에 집착하고 있다.
이 잔인한 정권에게 서민 한 사람의 목숨은 정녕 아무것도 아닌 것인지 참담할 뿐이다. 대체 누구를 위한 정부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민주노동당은 또 한 명의 죄 없는 목숨을 앗아간 이 참혹한 현실을 개탄하며, 그럼에도 공권력 철수는 커녕 노동자들의 목숨줄을 끊는, 강제해산에만 혈안이 되어 있는 이명박 정권을 강력하게 규탄한다.
노조는 고용만 보장하면 임금을 깎고 노동시간을 나누는 등 모든 것을 감수하겠으니 제발 정리해고만은 하지 말아달라고 애원해 왔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노사 자율 교섭 원칙만 웅얼거리며 뒷짐 지고 강 건너 불구경하고 있는 정부를 강력히 규탄한다. 또한 사실상의 간접고용으로 노동자들을 비정규직으로 만들겠다는 기만적인 안을 주장하고 있는 사측을 강력하게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
멀쩡한 일자리를 빼앗고는 평생 비정규직으로 나가 떨어지라고 하면 누가 받을 수 있겠는가.
쉰밥을 주면서 생색내기를 하고 있는 정부와 사측은 여론 호도를 즉각 중단하길 바란다.
민주노동당은 정부와 사측이 지금 당장 공권력을 철수시키고 사태해결을 위해 성실한 자세로 대화와 협상에 임할 것을 거듭 촉구하며 쌍용자동차 사태에 대한 민주노동당의 입장을 밝히고자 한다.
첫째, 쌍용자동차에 필요한 것은 공권력이 아니라, 공적 자금이다.
반복되는 공권력에 의한 폭력으로 이미 3명이 목숨을 잃었다. 지금 쌍용자동차에 필요한 것은 공권력이 아니라, 공적 자금을 통한 ‘정상화’라는 점을 강조하겠다.
둘째, 안락사가 아니라, 살려야 한다.
이명박 정권은 사실상 사측의 뒤에 숨어 쌍용자동차를 고사시키려 하고 있다. 혈액이 모자라는 환자에게 수혈을 하지 않는 것은 죽이겠다는 것과 마찬가지 아닌가. 환자의 팔다리를 잘라야 할 일이 아니다. 정리해고를 둘러싼 노사 간 극한 대결은 정권의 쌍용자동차 파산 시나리오일 뿐이다.
셋째, 정리해고를 벗어나 시급히 공장가동을 정상화시켜야 한다.
쌍용자동차가 회생의 첫발도 떼기 전에 암초에 부딪혀있다. 유일한 길은 ‘정리해고’를 피하는 길 뿐이다. 노조는 이미 ‘무급순환휴직’을 제안한 바 있다. 하루빨리 정리해고의 암초를 벗어나 회생방안을 놓고 정부와 노사가 머릴 맞댈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