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한나라당의 비정규직법 개정시도는 스스로 만든 법을 시행도 하지 않고 기존 약속을 지키지 않으려는 비민주적 행태다.
2년 전에 마련된 비정규직법은 정부와 국회가 비정규직 종사자들에 대해 2년 후에는 정규직으로 해주겠으니 2년만 참아달라고 약속을 한 것이다.
그런데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 생각이 다르다고, 이제 와서 대량실업 운운하며 다시 2년을 연장하려는 것은 정부와 국회 약속만 믿고 비정규직 2년이란 기간을 참아온 국민을 속이겠다는 것으로서 책임있는 정부나 국회가 취할 태도가 아니다.
국민에게 기다려달라고 약속했으면 정부가 지난 2년 동안 정규직 일자리를 만들 생각부터 해야지 정규직 전환을 준비하고 있는 사업장마저 다시 비정규직으로 돌릴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퇴행이다.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일자리는 정규직이 기본이고 원칙이다. 비정규직은 불가피한 경우에, 그것도 불가피한 기간동안, 불가피한 사유로 최소화하는, 매우 예외적인 일자리다. 그런데 이런 일자리를 마치 정상적인 일자리마냥 여기는 정부와 한나라당의 관점은 세계표준에서 벗어나도 한참 벗어난 인식인 것이다.
시행해보지도 않은 비정규직법 개정은 법을 만드는 국회권위를 스스로 실추시키는 것이며 2년을 기다려온 국민을 속이는 반민주적 처사다. 비정규직법은 일단 시행하고 문제점은 정부가 예산과 정책으로 보완해야 할 사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