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공기업 선진화 1단계 방안'을 발표했다. 서민생활 안정과 공공성과는 거리가 먼 ‘국민재산 특가세일 계획’이다
산업행과 기업은행 등의 금융공기업 매각 방침은 우려스럽다. 중소기업과 영세 자영업자들은 정부 환률 정책 혼선과 금리인상으로 인해 어려움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금융공기업을 매각하는 것은 정책 금융이라는 중요한 정부의 정책 수단을 포기하는 일이다.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 그리고 금융약자들은 더 이상 정부의 금융 지원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될 것이다.
공적자금투입기관에 대한 조속한 매각 방침도 걱정스럽기는 마찬가지이다. 공적자금투입기관은 사기업이기는 하지만 국민의 세금이 다량 투입된 기업이기에 공기업과 다름없는 국민의 재산이다. 규모가 큰 공적자금투입기관인 대우조선해양 등을 매입할 수 있는 사기업은 국내외의 재벌기업들 뿐이며, 이는 국민의 세금으로 사기업의 배를 불리는 것에 불과하다.
인천국제공항공사의 49% 지분 매각 등 공공의 인프라가 되어야할 기관들의 무원칙한 지분 매각도 결국 국민의 세금으로 만든 기업을 떨이 처분하는 결과를 불러올 수 있다.
한마디로 이번 ‘공기업 선진화 방안’은 공기업을 인수할 수 있는 자금력을 가진 국내외 재벌들에 대한 이명박 정부의 ‘국민재산 떨이 판매’이며, 이명박 대통령 ‘비즈니스 프렌들리’의 꽃이라 할 수 있다.
이명박 정부는 이미 공기업과 공공기관의 회전의자들을 전리품 배분하듯 친 정부 인사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전문성도 도덕성도 없는 사람들에 대한 자리 나누기에 몰두한 정권은 이미 ‘공기업 선진화’를 추진할 명분도, 동력도 상실했다.
재벌만 배불리는 공기업 사기업화는 중단되어야 한다. 공기업 선진화의 기준은 시장과 재벌이 아니라 서민생활 안정과 공공성이다. 국민적 동의 없는 ‘공기업 선진화'는 또 한 번의 무리수요 또 한 번의 패착이다. 또 한 번의 무리수는 또 한 번의 민심이반만을 불러올 뿐이라는 사실을 대통령은 직시하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