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외환보유액의 비용에 관한 논의는 주로 조달비용과 운용수익의 차이를 의미하는 준재정비용(quasi-fiscal cost) 또는 사회적 비용(social cost) 등에 초점을 맞추어 왔다. 그러나 이러한 직접비용 이외에도 외환보유액이 확대될 경우 단기외채의 유입이 증가하고 외채구조가 단기화 되는 등의 간접비용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 이는 외환보유액 증가시 외국자본의 급유출(sudden stop)에 따른 외화유동성 위험(liquidity risk)이 상대적으로 낮아지므로 민간 경제주체들의 입장에서는 단기차입을 확대할 유인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금융기관들이 외환보유액을 위기시 사용가능한 예비적 유동자산(일종의 보험)으로 인식할 경우에도 도덕해이가 발생하여 단기외채의 유입을 확대시킬 가능성도 있다.
이러한 점에 착안하여 본고에서는 실제로 외환보유액의 확충이 단기외채 유입을 촉진하였는지 46개 국가의 2000∼2007년중 연간자료를 이용하여 실증분석하였다. 패널다중회귀모형과 패널VAR모형 분석에서 나타난 주요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외환보유액이 증가할 경우 단기외채 증가율도 확대되었다. 이러한 추정결과는 국가 전체의 단기외채는 물론 은행부문만의 단기외채를 사용한 경우에도 마찬가지였다. 둘째, 외환보유 규모가 늘어날수록 총외채에서 차지하는 단기외채의 비중이 상승하여 외국자본 유입구조의 건전성이 악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이처럼 외환보유액이 단기외채를 유발할 경우 외환보유액 확충을 통해 위기를 예방하고 최소화하려는 당초의 자기보험 목적을 충분히 달성하기 어려운 반면 유지비용만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외환보유액에 수반되는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거시건전성 정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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