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전 대검찰청을 항의 방문했던 용산참사 유가족 4명이 경찰에 연행된 사건은 검찰과 경찰의 용산참사 수사가 애초부터 정당성을 결여한 왜곡된 수사였다는 점을 드러내는 사건이다. 특히 검찰과 경찰이 공조해 유가족들을 감금하고, 이도 모자라 강제연행 과정에서 한대성 열사의 유가족 신숙자 님이 실신에 이른 점은, 이 나라 검․경이 국민의 인권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를 그대로 보여준 사례다. 민주노총은 연행된 용산 유가족의 즉각 석방을 촉구하며, 이미 신뢰를 잃은 정치검찰이 아닌 특별검사를 통해 용산참사 사건을 전면 재수사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용산참사 유가족이 검찰은 찾은 이유는 검찰이 은폐하고 있는 3천쪽 분량의 수사기록 공개를 요구하고, 공정한 재수사를 촉구하기 위해서였다. 억울한 처지에 놓인 유가족들이 민원을 접수하기 위해 검찰 책임자의 면담을 요청하는 것이 지하3층에서 30～40명에 둘러싸여 한 시간 동안 감금돼야 할 중죄인가. 떳떳하다면 유가족이 요구하는 수사기록을 전면 공개하고 공정한 수사와 재판에 임하면 될 일인 것을, 도대체 뭐가 두려워 참사 유가족마저 연행하고 실신에 이르게 하는가. 이러니 ‘정치검찰’이란 말을 듣는 것이다.
용산철거민에 대한 검․경의 비상식적 대응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검․경이 은폐 수사기록 공개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에 참석했다는 이유로 철거민 변호인단 소속 변호사를 불법적으로 연행한 것이 불과 얼마 전 일이다. 이런 상황이 반복될수록 ‘경찰에게 면죄부를 주고, 망루에 올라있던 용산철거민에게 모든 책임을 덮어씌우려는 조작수사’라는 주장이 더욱 힘을 얻을 수밖에 없다. 민주노총은 용산참사에 대한 검찰의 수사를 ‘은폐․기획수사’로 규정하며, 특별검사에 의한 전면 재수사를 다시 한 번 촉구한다. 연행된 용산 유가족을 당장 석방하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