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회가 내일 21일 본회의에서 영리병원 도입과 관련한 안건을 처리하기로 한데 대해 심각한 우려를 금할 수 없다. 영리법인병원은 작년 제주도 당국의 공식적인 도민 여론조사를 통해 이미 부결된 사안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제주도의회는 그런 도민의 뜻을 거스른채 지금 영리병원을 ‘투자개방형병원’으로 이름만 변경해 재추진하려 하고 있다. 마치 이명박 대통령의 대운하 공약이 ‘4대강 살리기’ 로 둔갑한 것을 떠올리게 한다. 이는 명백히 제주도민과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이다.
영리법인병원은 단순히 제주만의 사안이 아니라 국민적 동의가 필요한 매우 민감한 사안이다. 정부도 이를 인정하여 영리병원 도입 여부를 가리는 타당성 용역을 오는 10월까지 진행하고 최종 결정한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제주도 의회가 정부의 타당성 용역이 마무리되기도 전에 영리병원 허용을 의결하려는 것은 정책의 부작용을 최소한도 고려하지 않는 매우 경솔한 것이다.
또한 영리병원 허용의 처리방법에서도 문제가 많다. 영리법인병원 도입안은 그 정책효과가 매우 직접적이고 도민 삶의 질에 뚜렷한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어서, 의회 차원의 별도의 의견수렴과 공론화 절차를 밟아 매우 신중하게 처리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조치 없이 제주도의회에서는 ‘5개 제도개선과제’ 중 하나의 사안으로 영리병원 도입안을 포함시켜 도매금으로 처리하려 하고 있다.
국민 의견도 무시하고, 처리도 졸속인 이번 영리병원 도입안은 애초부터 성립될 수 없는 것이었다. 당연히 제주도의회는 문제 투성이인 이번 영리병원 도입 관련 동의안을 부결시켜야 할 것이다. 김태환 도지사의 재추진 의사에 따라 일방적으로 추진되는 투자개방형병원 정책을 당장 폐기해야 한다. 민주노동당은 이번 영리병원 도입안을 내일 제주도의회가 어떻게 처리할지 면밀히 주시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