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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인권정책의 방향과 과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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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보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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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외교연구센터 / 북한정치와 대외정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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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기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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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보고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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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네트워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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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3/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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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인권에 대한 현정부의 관심
현정부의 출범과 함께 대북정책에 대한 다양한 기대와 전망 가운데 우세한 것은 경성이슈(hard issue) 분야에서 先비핵화 後경제지원이고, 연성이슈 분야에서 인권, 인도주의 문제에 대한 정책 비중 제고로 볼 수 있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북한인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
지난 대통령 선거 이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도 북한인권정책과 관련한 별도의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전문가들이 모인 자리에서 북한인권 개선을 위한 다양한 의견들이 나왔다고 하는데, 일부 한나라당 의원들이 발의한 북한인권법의 조속한 제정이나 북한인권 관련 단체에 대한 지원도 포함된 것으로 보도되었다. 이명박 대통령도 여러 기회를 통해 북한 인권에 관심을 표명하였다.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다.
◇북한인권정책의 성과와 한계
정부의 모든 정책이 마찬가지겠지만 대북정책 역시 기존의 정책 성과와 한계를 객관적으로 파악하여 정책의 연속성과 변화를 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따라서 북한인권정책도 그 동안의 정책 성과와 한계를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전임 노무현 정부의 북한인권정책은 김대중 정부의 정책을 계승하여 “남북간 긴장완화와 화해협력을 실현하고, 그 과정에서 북한인권의 점진적, 실질적 개선을 도모하는 정책”을 견지하였다. 그리고 유엔의 북한인권 결의안 채택 등 국제사회의 관심과 노력이 6자회담의 진전 및 남북관계 개선과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는 입장을 취하였다. 정부의 이같은 정책 방향은 남북관계의 유지발전, 북핵문제 우선 해결 등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그 속에서 북한인권 개선 노력은 소극적이었다는 일각의 평가를 받은 것도 사실이다.
그런 가운데서도 지난 정부는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북한인권정책을 전개하였다.
첫째, 북한주민의 정치적·시민적 권리(자유권) 문제와 관련하여 북한을 개혁개방으로 이끌어 전반적인 상황개선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노력하는 한편, 남북대화시 국제사회의 우려를 표시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남북간 정치체제가 다르고 상호신뢰가 튼튼하지 않은 가운데서 자유권 상황을 북한에 직접 언급하는 것은 역효과를 낳을 우려가 있다. 이 점은 그 동안 우리 정부가 보인 한계라 할 수 있지만 현재의 남북관계 수준을 고려할 때 새 정부도 유의할 대목이다.
둘째, 전임 정부는 지금까지 식량, 비료, 의료품, 긴급구호 물품 등 인도적 대북지원이 북한주민의 ‘먹고 사는 권리’(right to food and nutrition) 등 북한주민의 경제적·사회적 인권 개선에 크게 기여한다는 판단 하에, 북한주민의 생존권 보장을 위해 우선적인 노력을 경주해왔다고 평가해왔다. 정부는 또 어린이·산모 등 취약계층에 대해 국제기구(WHO, UNICEF 등)와 협력하여 건강관리·영양개선 사업을 추진하였고, 민간단체의 활동을 매칭펀드 방식으로 보조하여 다양한 보건의료, 농업지원 등을 실시하고 있다. 사실 국제사회의 지원 피로(aid fatigue) 현상과 북한의 핵실험에 대한 비난 여론으로 최근 대북 인도적 지원의 대부분은 남한에 의해 이루어졌다. 이는 경제협력과 함께 북한의 대남의존 증대, 남한에 대한 우호적 인식 확산과 같은 효과를 만들어냈다. 그럼에도 인도적 지원 중심의 생존권 향상은 이제 한계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분배의 투명성 문제도 일부 분배현장 모니터링이 진행되고 있지만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다.
셋째, 그동안 정부는 남북간 최우선적인 인도적 사안인 이산가족문제와 납북자·국군포로 문제해결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왔다고 말해 왔다. 특히 납북자 문제와 관련하여 2006년에는 제18차 남북장관급회담에서 납북자 문제 해결을 위해 당국간 협력해 나가기로 합의하였고, 납북피해자에 대한 보상과 지원을 위한「군사정전에관한협정체결이후 납북피해자의 보상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을 정부입법으로 제정하였다. 그러나 이산가족의 수와 고령인 점을 감안할 때 이산가족면회소 준공, 면회 횟수와 규모 확대 등 조속하고 상시적인 상봉을 위해 할 일이 많이 남아있다. 또 국군포로 및 납북자 생사확인과 상봉, 나아가 귀환을 위해 경제적 대가 지불, 별도의 협상 등 특단의 대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넷째, 국내입국 희망 탈북자에 대해서는 전원 수용하여 국내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 있다고 밝혀 왔다. 우리 사회에 들어온 숫자는 매년 증가하여 2007년에 가장 많은 2,548명을 포함해 지금까지 12,254명이 들어왔다. 그러나 1990년대 후반 북한의 극심한 식량난에 따른 북한이탈주민의 증가를 감안할 때, 해외 체류 탈북자의 실태 파악과 기본권 보호, 보다 많은 국내 수용 등을 위해 관계국과 보다 적극적인 협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관련 외교인력 확충, 탈북자 보호단체 지원, 탈북자 인권실태 연구 등을 적극 검토해보아야 할 것이다.
다섯째, 그동안 북한인권개선을 위해서는 보다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함에 따라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북한사회의 변화와 시장경제 확대를 통해 점진적으로 시민의식을 함양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이라 판단해왔다. 그에 따라 북한에서 인권개선 요소가 자생할 수 있는 내부적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갖고, 이를 위해 경제협력사업 및 인도적 교류협력을 통해 북한의 변화를 유도하는 방식을 취해왔다.
◇북한인권정책 방향과 과제
이상 살펴본 바와 같이 그 동안 정부는 주어진 대내외적 정책 환경과 남북관계 전반을 고려하면서 북한인권정책을 다방면에서 전개해왔지만, 전체 대북정책 혹은 외교정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북한 내의 인권, 특히 자유권 상황에 대해 공개적인 방식으로 거론하기 어려웠던 것은 한계로 지적할 수 있다. 탈북자 인권보호 및 국내 수용에 있어서는 아쉬운 점이 크고, 인도적 지원에 관해서는 긍정적 평가가 가능할 것이다. 새 정부는 이런 평가에 기초하여 보다 적극적이고 효과적인 북한인권정책을 수립, 전개하길 기대해본다. 그러나 남북관계의 전반적 발전을 추구하면서 북한의 핵 포기와 개방을 유도하기 위해 북한과 대화 채널을 유지하는 것은 우리 정부가 감당해야 할 대북정책의 기초라 할 수 있다. 정부의 입장에서는 북한인권정책은 그런 전략적 구도를 벗어나 독자적으로 추진할 사안이 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새 정부의 북한인권정책은 아직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고 있으나, 다만 인권문제에 보다 높은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우선 북한인권정책은 이전 정부가 취한 북한인권정책의 성과를 계승하고 한계와 문제점은 극복하는 선상에서 접근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또한 북한인권정책은 보다 높은 정책적 비중을 갖되 다른 분야의 대북정책의 과제 ―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 남북 당국간 대화의 정례화, 경제협력의 강화 등 ― 와 균형을 이루는 속에서 추진돼야 할 것이다. 새 정부는 이런 점을 고려하여 북한인권정책의 분명한 목표와 방향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정부의 북한인권정책 목표는 실질적인 인권개선, 그 방향은 북한의 개혁개방 유도, 북한 스스로의 인권개선 능력 향상, 이를 위한 국제사회와의 협력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구체적인 정책 과제로는 남북간 합의가 이루어진 인도적 문제 해결에 집중하면서 북한이 가입한 국제인권협약 이행 및 미가입 협약 가입 촉구, 투명성을 강화한 인도적 지원 등을 먼저 추진할 수 있다. 정부는 인권의 보편성과 북한인권에 대한 국제적 관심에 동참하는 차원에서 유엔 차원의 북한인권문제 논의에 적극 동참하는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동시에, 당국간 대화와 인도적 지원 등을 통하여 남북간 신뢰를 증진하고 그것이 북한의 실질적 인권개선에 기여하도록 노력하여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당국간 대화와 상호신뢰가 필수적임은 말할 필요도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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