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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정세와 남북관계의 진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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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동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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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외교연구센터 / 남북관계와 한반도평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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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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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보고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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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평화센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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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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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행정부는 이명박 정부의 대북강경책에 동조하여 압박과 제재로 북한의 굴복을 강요하면서 이른바 '전략적 인내'라는 기다리기 전략을 계속해 왔습니다. 실패한 네오콘의 접근방식을 되풀이 한 것입니다. 네오콘은 북한이 먼저 핵을 폐기하고 근본적인 변화를 보인다면 미국은 '과감한 접근'을 할 것이라며 압박과 제재를 강화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핵실험을 저지하지도 못했고, 그렇다고 북한정권을 붕괴시키지도 못한 채 핵폭탄을 갖게 하는 역효과를 초래한 것입니다.
중국의 적극적인 참여 없는 북한에 대한 압박과 제재는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 입증되었습니다. 중국은 미․북 적대관계의 산물인 북핵문제는 근본적으로 미국이 책임지고 해결해야할 장기적 과제이고, 중국은 한반도의 비핵화를 위해 노력하지만 북한과의 전통적 협력관계를 계속 강화해 나가는 것이 국익이 된다는 입장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의 안전을 보장하고 북한과의 관계발전을 증진하면서 북핵문제도 해결해 나가려는 전략인 것입니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포용정책을 포기한 한국과 미국의 강경책이 북한을 중국 영향권에 밀어 넣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평화와 통일을 어렵게 만드는 대단히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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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제대 통일문제 학술세미나 기조강연 2010.9.30.
<한반도정세와 남북관계의 진로>
임 동 원 전 통일부장관
최근 한반도에 해빙의 기운이 감돌고 있습니다. 미국과 북한의 대화가 모색되고 있고, 6자회담 재개도 시도되고 있습니다. 남북관계가 진전될 수 있다면 한반도는 해빙기를 맞을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우리정부도 북한의 이산가족상봉 제의를 수용하고, 신의주 지방 수해에 대한 인도적 지원 제공을 제의하는 등 유연성을 보이고 있습니다. 환영할 일입니다.
하지만 이것이 주요20개국(G20)정상회담 개최를 앞두고 긴장완화와 안정관리를 위한 임시방편적 차원의 것이 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남북이 대화를 재개하여 화해와 교류 협력을 재개하는 전환의 계기가 되어야할 것입니다. 또한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 재개와 한반도 평화 정착에도 주도적으로 기여하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한반도문제의 해결방안은 5년전 6자회담에서 <9.19공동성명>을 통해 합의한 바 있습니다. 북한은 핵무기와 핵계획을 포기하고, 미국과 일본은 북한과의 관계정상화조치를 취하기로 합의했습니다. 북한에 대한 에너지 지원에도 합의했습니다. 또한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체제 수립을 위한 관련 당사국 협상을 시작하기로 한편 동북아 안보 협력 증진방안도 모색하기로 합의했습니다. 물론 이와 같은 합의는 남북관계 발전을 전제로 한 것이었습니다. 9.19합의는 북핵문제 해결뿐만 아니라 냉전구조 해체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남과 북은 <6.15남북공동선언>을 실천에 옮기면서 불신과 대결의 반세기를 넘어 화해와 협력의 새 시대를 열었습니다. 접촉과 교류 협력이 심화되면서 서로 상대방을 더 잘 알게 되고, 적대의식이 수그러들고, 긴장이 완화되어 갔습니다. 민족공동체의식이 함양되면서 상호신뢰도 싹트기 시작했습니다. 북한은 한국에 의존하여 경제를 개건하려는 기대를 갖게 되었고, 남북경제공동체 건설에 대한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남과 북은 마침내 2007년 <10.4선언>을 통해 40여개 협력사업을 추진하기로 합의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는 대북정책의 패러다임 전환을 시도했습니다. 북한이 먼저 핵을 폐기하고 개방해야만 협력할 수 있다며 <10.4선언>을 전면 거부했습니다. 철도 도로 운행은 중단되고, 대화와 왕래, 교류 협력과 대북지원도 전면중단 되었습니다. 천안함사건 후에는 개성공단만 겨우 명맥을 유지할 뿐 교역과 투자도 중단되었습니다. 군사적 충돌과 전쟁의 위기까지 걱정하게 되었습니다. 화해 협력의 공든 탑은 무너지고 불신과 대결의 시대로 되돌아가게 된 것입니다.
작년 미국 오바마 행정부 출범초기에 북한이 위성로켓을 발사하고 제2차 핵실험을 강행한 것은 커다란 실책이 아닐 수 없습니다. 6자회담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자 협상의 틀을 6자회담에서 미․북 양자협상으로 전환하고자 했으나 오히려 사태를 악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한 것입니다.
오바마 행정부는 이명박 정부의 대북강경책에 동조하여 압박과 제재로 북한의 굴복을 강요하면서 이른바 '전략적 인내'라는 기다리기 전략을 계속해 왔습니다. 실패한 네오콘의 접근방식을 되풀이 한 것입니다. 네오콘은 북한이 먼저 핵을 폐기하고 근본적인 변화를 보인다면 미국은 '과감한 접근'을 할 것이라며 압박과 제재를 강화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핵실험을 저지하지도 못했고, 그렇다고 북한정권을 붕괴시키지도 못한 채 핵폭탄을 갖게 하는 역효과를 초래한 것입니다.
중국의 적극적인 참여 없는 북한에 대한 압박과 제재는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 입증되었습니다. 중국은 미․북 적대관계의 산물인 북핵문제는 근본적으로 미국이 책임지고 해결해야할 장기적 과제이고, 중국은 한반도의 비핵화를 위해 노력하지만 북한과의 전통적 협력관계를 계속 강화해 나가는 것이 국익이 된다는 입장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의 안전을 보장하고 북한과의 관계발전을 증진하면서 북핵문제도 해결해 나가려는 전략인 것입니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포용정책을 포기한 한국과 미국의 강경책이 북한을 중국 영향권에 밀어 넣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평화와 통일을 어렵게 만드는 대단히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북한은 공산권이 붕괴된 탈냉전의 시대를 맞아 유일초대강국 미국과의 관계정상화와 한국과의 관계 개선으로 생존을 추구하려는 서방정책을 추진해 왔습니다. 그러나 20년의 노력이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한국과 미국이 북한의 체제붕괴를 위한 압박과 제재를 강화하자 정책을 수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으로 보입니다.
독일과 일본을 제치고 제2의 경제대국으로 부상한 중국의 자본과 기술에 의존하여 경제를 개건하고 국가안보와 체제보존을 보장받는 것이 생존과 번영의 길이라고 결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과 러시아와의 관계를 강화하는 북방정책으로 전환하려는 것입니다. 또는 중국에 보다 적극적으로 의존하려 함으로써 미국과 한국의 정책 변화를 유도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도 모릅니다.
동북3성 진흥계획을 추진함에 있어서 북한과의 경제협력이 필수적인 중국은 북한과의 전략적 협력관계를 강화 발전시키는 정책을 채택하고, 북한을 더 적극적으로 끌어안기 시작했습니다. 중국과 북한은 서로를 더욱 절실히 필요하게 된 것입니다.
이는 남북경제공체를 형성하고 경제통합을 통해 정치통합으로 평화통일을 이룩해야할 우리에게는 심각한 타격이 아닐 수 없습니다. 결코 북한을 잃어버려서는 안 될 것입니다.
천안함 사건을 계기로 서해에서 한미연합해상훈련의 강화는 중국의 반발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중국과 미국은 경제적으로는 상호의존적 관계에 있으나 안보면에서는 갈등관계가 표출되고 있는 것입니다. 미국의 동북아에서의 패권적 지위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냉전구조 해체를 모색하던 한반도가 중국-북한과 미국-한국이 대결하는 신 냉전구도 속으로 빠져드는 것이 아닌가하는 우려가 높아가고 있습니다.
이명박 정부는 ‘先핵폐기’를 주장하며 압박과 제재로 굴복을 강요하는 네오콘 식의 접근방식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지난 20년의 경험은 다른 문제들의 진전 없이 ‘먼저 핵폐기’부터 실현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유일초대강국의 막강한 힘으로 굴복시키려 했던 부시 대통령의 8년간의 노력도 실패한 경험에서 교훈을 얻어야 할 것입니다.
북핵문제는 미북관계가 정상화될 때 해결될 수 있는 문제입니다. 북핵폐기는 군사적인 안보위협, 경제적인 봉쇄와 제재, 외교적인 압박과 고립화를 해소하고, 6자회담에서 합의한 대로 외교관계 수립, 경제협력, 평화체제 구축 등 근본적인 문제의 해결과 함께 포괄적으로 그리고 단계적으로 해결해 나갈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더 이상 비현실적인 "선 핵폐기"만을 고집할 것이 아니라 남북관계 진전과 함께 비핵화를 실현해 나가도록 ‘병행전략’으로 과감하게 전환해야 합니다. 북한과 소통할 수 있어야 북한은 물론 미국 중국 등에 대한 발언권을 높일 수 있으며, 핵문제 해결과 미북관계 개선에도 기여할 수 있는 것이다.
'전략적 인내'가 별반 효과가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 미국은 조만간 북한과의 대화에 나서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아마도 그 시기는 11월 미국 중간선거와 관련지어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서울에서 개최하는 주요20개국(G20)정상회의 개최시기도 고려될 것입니다. 이제 이명박 정부도 미국의 남북대화 권고를 받아드릴 뿐만 아니라 오히려 주도적으로 국면전환에 나서야 할 것입니다. 소탐대실하지 않아야 할 것입니다.
이명박 정부는 한반도 냉전구조 해체와 평화체제 확립이라는 확고한 목표와 비전을 갖고 한반도문제를 근본적으로 그리고 포괄적으로 다루어나가는 지혜를 발휘해야 할 것입니다. 6자회담이 재개되면 조만간 한반도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관련 4개국회담도 열리게 될 것입니다. 이 협상에서 남과 북은, 동·서독이 힘을 합쳐 4대 전승국을 설득하여(2+4) 통일을 이룩했듯이, 반드시 한 목소리로 관련당사국들을 설득하여(2+2) 분단 고착이 아니라 ‘통일을 지향하는 평화체제’를 구축하도록 주도적인 역할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남북이 평화와 통일의 과정을 공동으로 추진하고 관리할 ‘남북연합’단계에 진입할 수 있을 정도로 남북관계가 진전되어야 합니다. 남북이 서로 오고 가고 돕고 나누며 경제협력을 증진하여 경제공동체를 형성 발전시켜 나가야 합니다. 또한 평화를 보장할 실질적인 조치로서 군사적 신뢰구축조치와 군축협상도 병행 추진해 나가야 합니다. 양자는 시너지효과를 발휘하게 될 것입니다. 평화와 통일은 스스로 주어지지 않습니다. 남북이 힘을 합쳐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며칠 전 독일 폰 바이제커 전 대통령이 한 인터뷰에서 독일통일의 경험을 토대로 우리에게 소중한 조언을 해주었습니다. 통일로 가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북한의 생활여건을 개선하도록 돕는 일이라며, 북한의 재건을 돕는 것은 북한 주민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바로 한국민을 위한 것이며, 또한 통일비용도 절감하는 길이라는 것입니다.
최근 정부 산하 미래기획위원회가 발표한 통일비용추계를 보면, 북한이 급격 붕괴할 때는 30년 동안 매년 평균 720억 달러(총 $2조1400억)가 소요될 것이지만 정상 발전 시에는 그 1/7인 매년 평균 100억 달러(총 $3200억)가 소요될 것이라고 합니다. 참고로 우리나라의 올해 국방비는 280억 달러입니다. 통일 이전에 값싼 노동력으로 북한의 산업기반 구축과 산업구조 조정 등 경제 재건을 돕는 등 통일비용이 분단비용 보다 훨씬 적게 든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명박 정부는 지난 2년반 동안 강경책으로 일관해 왔습니다만 이제는 현실성이 없는 북한의 붕괴보다는 변화를, 실효성이 없는 압박과 제재를 통한 굴복보다는 화해협력의 정책으로의 전환해 나가야할 때 입니다. 강경책으로 북한을 중국에 밀어 넣는 잘못을 계속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을 이행하며 남북관계를 복원하는 것이 급선무라 하겠습니다.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는 평화의 직접 당사자인 우리가 주도해 나가야 하며, 남북이 합력할 때 관련국의 지지와 협력을 얻을 수 있는 것입니다. (2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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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kdjpeace.com/kdj_news_view.asp?idx=16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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