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참사가 벌어진지 반년이나 지났다. 그러나 긴 시간이 흘렀음에도 진실은 끝내 가려지고 말았고, 아무것도 해결된 것이 없다. 유가족들은 아직도 장례조차 치르지 못하고 있다. 이제 유가족들은 이명박 정권에 강력한 항의의 뜻으로 희생자 시신 사진 공개는 물론이고 관을 매고 청와대로 갈 것을 확정했다고 한다. 용산 망루에서 청와대로 가기까지 반년이나 흐른 것이다.
반년 전 용산 참사는 명백한 공권력에 의한 살인이었다. 그야말로 독재정권치하에서도 일어나기 힘든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그러나 책임지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오히려 경찰과 검찰은 서로 입을 맞춰 용산 철거민들의 투쟁을 불법 테러범으로 낙인찍고 구속하는 만행을 저질렀다. 망루에 함께 올라간 아들은 살고, 아버지는 죽었지만 지금 아들은 도심테러의 혐의로 아버지를 죽인 패륜범으로 몰려있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까지 맞았다.
용산 참사의 진실은 수사기록 3000페이지와 함께 묻힐 위기에 놓여있다. 재판부가 검찰에 공개할 것을 명령했음에도 불구하고 검찰은 여전히 숨기고 있다. 3000페이지에 도대체 무엇이 들어있길래 공개하기를 꺼려하고 있는가. 결정적인 증거들, 용산 참사의 진실이 그곳에 있다는 확신을 들게 한다.
철거민들에 대한 대책은 어떠한 것도 나오지 않았다. 유가족들에게 상처를 주고는 사과 한마디 없이 철거를 계속 하고 있다. 이에 항의하면 공권력은 유가족도 패고, 신부님도 짓밟고, 연행하는 천인공노할 짓만을 반복하고만 있다. 이런 상태에서 어찌 장례를 치룰 수 있었겠는가. 그리고 반년이 흐르고 오늘에 이르러 유가족들은 이명박 정권과 이제 끝짱을 보겠다는 결심으로 관을 매고 청와대로 행진하려 하는 것이다.
오죽하면 관을 매고 청와대로 가겠다고 하는가. 국민이 그것도 한꺼번에 다섯사람이 공권력에 의해 죽임을 당했는데, 이에 대해 ‘나몰라’로 일관하고 있는 정부가 도대체 어디있단 말인가. 이것이 과연 국민이 뽑은 정부란 말인가.
친서민행보라면서 떡볶이를 사먹고 있지만 이명박 대통령이 진짜 서민대통령이 되고자 한다면 용산참사에 대한 진심어린 사과와 대책을 내놓음이 순서 아니겠는가. 반년동안이나 용산 참사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어떻게 서민대통령이라 부를 수 있겠는가. 더 이상 이명박 정부는 이 일을 피해가서는 안될 것이다. 모든 국민들이 용산참사가 어떻게 해결되는지 지켜보고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이명박 정부 들어서서 죽어간 사람들이 많다. 오늘도 쌍용자동차 노조 간부의 부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있었다. 이명박 시대는 국민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다. 용산, 쌍용자동차 그리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피를 부른다. 살인마 정권이란 소리를 들을만 하다. 이명박 정권이 더 이상 살인정권이라는 비난을 듣고 싶지 않다면 반드시 용산참사에 대해 책임있는 자세로 나서야 할 것이다.
오늘 관을 매고 청와대로 향하는 유가족들의 심정을 헤아린다면 3000페이지 수사자료를 공개하여 진실을 밝히는 것과 진심어린 사과, 그리고 장례문제를 비롯한 철거민들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이명박 정권은 용산참사가 반년이 지난 오늘 유가족을 다시 망루의길로 오르게 해선 안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