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련 국제공항을 출발해 수많은 풍경을 지나 달려온 여정의 하이라이트는 단연코 백두산이었다. 매체에서 접하는 것이 전부였던 백두산은 그 이름만으로도 가슴을 벅차게 만드는 무게감을 지니고 있었다. 이번 평화순례에서 가장 강렬한 인상으로 남았던 백두산 북파/서파 등반은 자연이 빚어낸 경이로움 그 자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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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장 먼저 간 곳은 북파였다. 북파로 가는 길은 평탄하지 않았다. 버스를 두어 번 갈아 타고, 마지막으로는 짚차에 몸을 싣고 거친 산세를 가로질렀다. 차창 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고산지대의 척박하면서도 신비로운 풍경은 아직 가보지 못한 미지의 세계로 향하는 긴장감을 더했다. 마침내 정상 부근에 도달해 가파른 능선을 오르자 시야가 탁 트이며 천지가 눈에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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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파 정상에서 마주한 천지는 짙은 푸른빛을 품은 거대한 거울 같았다. 구름과 하늘이 수면 위에 고스란히 내려앉아, 과연 이곳이 하늘과 꽤나 가까운 곳임을 실감케 했다. 깎아지른 화산암 절벽이 고요한 물가를 둘러싸고 있는 모습은 압도적인 장엄함을 품고 있었다. 거대한 자연의 기운 앞에서 나는 그저 조용히 눈앞에 펼쳐진 풍경을 바라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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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번째로 오른 곳은 서파였다. 서파 코스는 버스를 타고 완만한 산세를 한참 오른 뒤 본격적인 등반을 시작했다. 서파의 상징인 1400여 개에 달하는 계단이 보였다. 하늘을 향해 뻗은 계단으로 걸음을 옮길수록 숨이 턱밑까지 차올랐고, 다리의 근육은 팽팽하게 긴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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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힘겹게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눈앞에 펼쳐지는 풍경은 포기할 수 없는 이유가 되었다. 끝없이 이어진 드넓은 야생화 초원이 한눈에 내려다보였다. 마침내 계단의 끝에 다다랐을 때, 북파와는 또다른 각도에서 완만한 능선과 함께 펼쳐진 천지는 또 한번 가슴을 뭉클하게 울렸다. 사방이 탁 트인 경관 속에서 불어오는 천지의 바람은 등반의 피로를 단숨에 씻어내 주었던 것 같다. 조국의 평화통일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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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박 5일 간의 여정을 마무리하며 돌아본 백두산은 평생토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수많은 역사와 풍파와 긴 세월을 품은 채 묵묵히 그 자리를 지켜온 백두산 천지를 바라보며, 통일과 평화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보게 만드는 소중한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