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이 막을 내렸습니다. 전 세계가 올림픽의 감동과 화합을 이야기할 때 필자는 8년 전 평창을 떠올렸습니다. 남북이 한반도기를 들고 함께 입장하던 그 장면, 그리고 '평화 올림픽'이라는 이름이 전 세계를 울렸던 그 순간을. 그것은 단순한 스포츠 행사가 아니었습니다. 냉전의 언어 대신 평화의 언어가 통할 수 있다는 것을 강원도 평창이 세계에 증명해 보인 역사적 순간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 중동에서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재공습으로 시작되어 전쟁의 포성이 크게 울리고 있습니다. 아직 밀라노-코르티나 동계 패럴림픽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분쟁과 갈등의 언어가 세계를 뒤덮는 현 시점에서 평창이 세상에 던졌던 그 평화의 메시지가 얼마나 소중한 것이었는지 다시금 절감하게 됩니다.
그 정신을 이어받아 출범한 평창평화포럼은 2019년부터 매년 한반도 평화와 국제 협력을 논의하는 글로벌 플랫폼으로 성장해 왔습니다. 그러나 2022년 이후 도정의 방향이 바뀌며 재정 지원이 끊겼고, 포럼은 사실상 중단되었습니다. 저 역시 부원장으로서 포럼의 재추진을 위해 여러 방면으로 노력해 보았습니다. 하지만 공식적인 제도적 기반 없이 민간 차원에서 이를 실현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는 현실의 벽을 실감해야 했습니다.
비용 과다와 일회성 행사에 그친다는 비판, 충분히 경청합니다. 실제로 기존 포럼 운영 방식에서 개선해야 할 부분이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비용 문제를 이유로 포럼의 정신마저 함께 멈춰서는 안 됩니다. 2025년 10월 평창에서 세계올림픽도시연맹총회와 올림픽 레거시 포럼이 개최된 것은 의미심장합니다. 국제 사회는 여전히 평창을 '평화의 도시'로 기억하고 있으며, 그 브랜드 가치는 여전히 살아 있습니다.
이제는 민간이 먼저 불씨를 살려야 할 때입니다. 대규모 예산이 없어도 좋습니다. 더 가볍고, 더 지속적이며, 더 많은 시민이 참여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평창평화포럼이 필요합니다. 새로운코리아연구원은 2027년 평창평화포럼의 재출범을 위한 논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것입니다. 올림픽이 열리는 해마다 평창에서 평화의 메시지가 울려 퍼지는 날, 그것이 평창이 세계에 남길 진정한 레거시가 될 것입니다.
평화는 기억하는 자만이 이어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