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2025년을 가속화된 전진속도, 배가된 자생력의 해로 규정하며 국가경제발전 5개년계획(2021~2025)의 완수를 공식 선포하였다. 2025년은 제8차 당대회에서 제시된 5개년계획의 최종 해로서, 전력·금속·화학 등 기간공업의 정비·보강과 농업·경공업 부문의 생산 정상화를 일단락하고, 향후 경제 운용 방향을 모색해야 하는 분기점이었다. 이러한 인식 하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제8기 제13차 전원회의(2025.12.9~11)에서 2025년을 새로운 단계에로 힘차게 이행할 수 있는 동력을 충전한 력사적인 전환의 해로 평가하였다. 본 보고서는 관련 전원회의 자료와 로동신문 보도를 토대로 2025년 북한 경제를 평가하고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한다.

  2025년 북한 경제는 2023년 이후의 플러스 성장 흐름을 이어갔을 것으로 추정된다. 20228월 비상방역전 승리 선포 이후 대외무역 정상화와 경제 활동 재개가 이루어지면서, 2023~2025년 성장세의 기초적 배경을 형성한 것으로 판단된다. 여기에 더해 2025년에는 5개년계획 목표 달성을 위한 적극적인 투자와 생산 활동이 성장 흐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한편, 2023~2024년과 달리 202512월 전원회의에서는 압연강재·석탄·질소비료 등 ‘12개 중요고지에 대한 목표 달성 여부가 공개되지 않고, 정성적 평가가 중심을 이룬 것이 특징이다.

  농업 부문은 재배면적 확대와 비교적 양호한 기상 여건에 힘입어 식량 생산이 전년 대비 증가한 것으로 평가된다. 북한 당국은 2024년에 비해 높은 알곡수확고를 기록했다고 밝히며, 국가적 지원 확대와 농업 기계화 비중 증가, 자연재해 대응 능력 제고를 주요 증산 요인으로 제시하였다. 한국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2025년 북한의 식량작물 생산량은 490만 톤으로 2024년 대비 2.5% 증가했으며, 특히 쌀과 밀·보리 생산이 재배면적 확대에 따라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북중 무역을 통한 식량 수입은 2019년에 비해 1/7 수준으로 줄어든 것이 특징이다.

  지방발전 20×10 정책은 2025년을 거치며 1차년도 가동 진입과 2차년도 연내 완공을 통해 정책 집행 속도와 동원력을 부각시켰다. 로동신문에 따르면 1차년도 지방공업공장들은 20254월 이후 본격 가동에 들어가 생산액과 순소득액이 단기간에 크게 증가한 것으로 보도되었다. 아울러 2차년도에는 병원·종합봉사소·양곡관리시설을 포함한 생활 인프라 패키지로 정책 범위가 확장되며 지방 자립성 강화를 강조하였다. 다만, 건설 이후의 운영 책임이 지방에 귀속되는 구조로 인해 중장기적 가동 안정성은 향후 주요 과제로 남아 있는 상황이다.

  주택 건설 부문은 평양시 5만세대 살림집 건설 사업이 마무리 단계에 진입하고, 농촌 주택 건설이 전국적으로 확대되면서 정주 여건 개선 성과가 집중적으로 제시되었다. 평양에서는 화성지구 3단계 준공과 4단계 착공을 통해 주거 공급과 함께 상업·문화·봉사시설을 포함한 도시구획 단위의 개발이 병행되었다. 북한 당국은 이를 통해 평양시 5만세대 사업을 새로운 수도 건설의 표준 모델로 정리하고 다음 단계 확장의 출발점으로 규정하였다. 농촌 지역에서는 새시대 농촌혁명강령에 따라 주택 건설이 지속 확대되며 농촌을 생활·정주 공간으로 재편하려는 정책 기조가 유지되었다.

  관광 부문은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와 삼지연관광지구 등 대형 관광 인프라 건설 성과가 가시화된 해였다.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는 2016년 착공 이후 여러 차례 지연 끝에 20257월 개장하였으며, 내국인 관광을 중심으로 일부 러시아 관광객의 시범 방문이 이루어졌다. 또한 202512월에는 삼지연관광지구에 호텔 5곳이 준공되며 산악관광 인프라 확충도 병행되었다. 다만 제한적인 인바운드 관광정책에 따라 경제적 파급효과는 제한적인 수준에 머문 것으로 판단된다.

  2025년 북한의 북중무역액은 27.3억 달러로 전년 대비 25.5% 증가하며 팬데믹 이전 수준의 약 98%까지 회복되었다. 수입은 생활필수재와 경공업 투입재를 중심으로 다품목·분산형 구조를 보이고 있다. 반면 수출은 가발·인모 제품 등 소수 품목에 대한 의존도가 여전히 높아 제재 환경 하의 구조적 제약이 지속되었다. 한편 북러 무역은 공식 통계가 공개되지 않았으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정치·군사 협력 강화와 함께 경제 교류가 확대된 것으로 평가된다. 러시아와의 교역을 통해 에너지와 식량 등 일부 품목에서 대중 무역을 대체, 분산하는 효과를 거두었을 수 있다.

  2025년 북한은 보건혁명의 원년을 선포하고 병원·제약·의료기기 인프라를 중심으로 보건 부문의 하드웨어 재구축에 착수하였다. 평양종합병원 준공은 2025년 보건 부문의 핵심 성과로 제시되며, 보건 현대화의 기준 모델로 규정되었다. 동시에 평양시 강동군, 평안북도 구성시, 남포시 용강군에서 지방 병원이 시범적으로 건설·준공되며 지방 보건 인프라 확충의 출발점이 마련되었다. 병원 건설과 함께 고려약공장과 의료기기 공장의 개건현대화가 추진되며 국내 생산 기반 보강도 병행되었다. 다만 의료기기 수입이 크게 증가한 반면 의약품 수입은 정체되어, 단기적으로는 외부 조달 의존이 여전히 존재함을 시사한다.

  2025년 북한 경제는 대북제재와 팬데믹 이후의 제약적 여건 속에서도 전국 단위의 대규모 정책 동원을 통해 국가경제발전 5개년계획을 마무리하고, 다음 단계 이행을 위한 기초 여건을 정비한 해로 평가할 수 있다. 농업 생산 증가와 함께 주택·지방공업·보건 등 인민생활과 직결된 부문에서 가시적 성과가 집중적으로 제시되었으나, 이는 구조적 도약이라기보다 위축된 경제·사회 시스템을 회복·유지하는 데 초점을 둔 결과였다. 전반적으로 2021~20255개년계획의 정비·보강적 성격이 집약적으로 드러난 과도기적 성과로 평가된다.

  9차 당대회에서 제시될 새로운 국가경제발전 5개년계획은 기존 계획의 완수를 공식화한 만큼, 2021~2025년 계획보다 상향된 목표 설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차기 계획은 시범·본보기 사업 단계를 넘어 전국 단위 확산과 가시적인 생산·운영 성과를 요구하는 방향으로 설정될 가능성이 크다. 종합적으로 차기 5개년계획은 자생자결을 실질화하는 단계로서, 그 성과는 향후 운영 단계에서의 부담 관리 여부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판단된다.

 

 

  북한의 정책적 수요를 고려하여 향후 남북협력은 국제적 정당성과 국내 공감대를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분야부터 단계적으로 재개 가능성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향후 북한 경제 정책은 그 무게중심이 신규 건설보다는 기존 설비의 운영·가동 성과로 이동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이에 따라 남북협력 역시 일회성 지원보다 운영 병목을 완화하고 지속가능성을 제고할 수 있는 협력 방식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특히 북한이 최근 강조하고 있는 인적 역량 강화 기조는 정치적 민감도가 상대적으로 낮아 남북협력의 초기 접점으로 활용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아울러 보건·식량·재난 대응 등 SDGs 기반 협력은 북한의 민생 중심 정책 방향과 정합성을 가지며, 제재 환경 하에서도 국제적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는 협력 틀로 기능할 수 있다. 한편 남한의 접경지역 평화경제특구 구상은 북한과의 관리형·단계적 협력의 실험 공간으로 활용 가능하다. 이는 대규모 자본 투입보다 제한적이고 통제 가능한 협력부터 시작해 신뢰와 운영 경험을 축적하는 데 유리하며, 북한의 지방발전 20×10 정책과 병원·종합봉사소·양곡관리시설 등 중점 사업과 연계한 접근이 효과적일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