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세계 최대의 외교행사인 ‘2025 경주 APEC 정상회의’가 오는 10월 31일~11월 1일 열립니다. 경주에서 APEC 행사가 열리는 이유는 가장 한국적인 역사문화적 정체성을 지닌 도시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즉, 오늘날 국가역량의 핵심적 요소로 문화가 부상하는 상황에서 경주가 지니고 있는 K-culture의 힘으로 APEC을 유치한 것입니다.
그럼에도 12,3 비상계엄 내란사태와 윤석열 탄핵, 이재명 국민주권정부 수립 등 작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이어진 국내의 정치적 상황으로 ‘2025 경주 APEC’에 대한 관심이 부족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따라서 ‘새로운 코리아구상을 위한 연구원’은 “코리아 고대국가의 대외교류와 경주 APEC”라는 주제로 ‘APEC’, ‘K-culture’, ‘고대국가 수도 경주’를 연결하면서 ‘2025년 경주 APEC’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자 국회 토론회를 개최하였습니다. 경희대 한국고대사·고고학연구소와 권칠승, 김영배, 김준혁, 김준형, 백선희, 윤후덕, 이기헌, 이용선, 황희 등 9명의 국회의원들이 함께 주최하였습니다.
“고대국가 대외교류로 살펴본 APEC의 미래”라는 본 글은 토론회에서 발표된 것입니다. 자문화와 타문화가 창조적으로 융합된 대표적 사례인 K-culture의 기원이 고대 한반도 삼국시대의 대외교류를 통해 형성되었으며, 현재 ‘2025 경주 APEC’으로 나타나는 활발한 대외교류는 K-culture의 새로운 활력이 되어 한반도 평화에 기여할 것이라는 내용입니다. 아무쪼록 ‘2025년 경주 APEC’이 성공적으로 개최되어 궐위의 시대를 타개하고 새로운 호혜와 평등의 국제협력 질서를 창출하는 분기점으로 자리하길 기원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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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APEC과 경주
- 1989년 11월 한국은 호주와 더불어 미국, 일본, 뉴질랜드, 캐나다와 아세안의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필리핀, 브루나이 등 12개국이 모인 APEC의 결성을 주도하였으며, 이렇게 탄생한 APEC은 1993년부터 매년 각국의 정상들이 모이는 회의를 개최하였고, 현재 베트남, 중국, 러시아, 멕시코, 페루, 칠레, 파푸아뉴기니 등 태평양 연안 국가들만이 아니라 대만, 홍콩 등까지 총 21개 경제체들이 참여하여 세계 인구의 약 37%, GDP의 약 61%, 교역량의 약 49%를 차지하는 세계 최대의 지역협력체가 되었음.
- 1991년 서울, 2005년 부산에 이어서 한국에서 세 번째로 경주에서 열리는 ‘2025 APEC 정상회의’에서는 “우리가 만들어가는 지속가능한 내일: 연결, 혁신, 번영’이라는 대주제에 나타나듯이 2020년 말레이시아 APEC 화상회의에서 채택한, 2040년까지 APEC의 장기적 협력 방향을 담은 ‘푸트라자야 비전(Putrajaya Vision) 2040’의 3대 핵심 요소인 △무역·투자 자유화, △혁신·디지털 경제, △포용적·지속가능한 성장 등을 주요 의제로 다룰 것임.
- 이에 따라 ‘2025 경주 APEC 회의’에서는 미국 중심의 일방적 보호관세 책정과 동북아 한미일-북중러 신냉전 조성 흐름 등에 각국의 평화적 의견들을 전달하면서 다자적 국제질서의 구축 및 협력을 적극적으로 추진함으로써 대외의존도가 높은 중견국가 한국의 안정적인 경제성장에 기여할 수 있을 것임.
- 이렇듯 커다란 외교적 의의를 지닌 2025년 APEC이 한국적 정체성의 기원이 되는 고대국가의 수도였던 경주에서 열리게 된 역사적 배경에 대해 신라, 백제, 고구려, 가야 등 고대국가의 대외교류와 문화를 중심으로 살펴보면서, APEC의 미래를 전망하고자 함.
2. 한반도 국가역량의 문화적 기원: 고대 삼국시대의 문화와 대외교류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 따르면 “문화는 한 사회의 개인이나 인간 집단이 자연을 변화시켜온 물질적·정신적 과정의 산물”로서 국가역량의 핵심요소로 작용하며, 오랜 시간 축적되며 성장하는 문화의 형성과정에는 그 사회 내의 교육과 전승도 존재하지만, 타문화와의 교류, 또는 대립, 그를 통한 자문화의 성장, 부정, 파괴 등 다양한 작용을 통해 발전하면서 새로운 창조적인 문화를 내오기도 함.
- 경주에서 2025 APEC이 열리는 이유는 가장 한국적인 정체성을 지닌 역사문화적 배경 때문이라고 할 수 있으며, 이러한 정체성은 이미 통일신라 이전인 고구려, 백제, 신라, 가야 등 고대국가들 형성과 발전으로 수립되고 있었음.
- 한국적 정체성의 형성과정은 삼국시대 고대국가들의 대외교류를 통한 문화 형성 과정에서 찾아볼 수 있음. 당시 고구려, 백제, 신라, 가야 등이 고대국가 형성과정에서 국가적 발전의지로 서역과 중앙아시아, 인도와 중국 등으로부터 불교와 유교 등의 타문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면서 자신들의 문화로 발전시켰고, 이를 일본으로도 전파하였음. 고대국가 시기 전파된 불교와 유교는 지형적으로 산천이 발달한 한반도에서 형성된, 자연과의 조화를 강조하는 풍류사상과 더불어 한반도 문화의 원형으로 자리잡게 되었고, 이들이 상호 융합되면서 민족적 정체성과 국가 체계, 종교 문화 등을 발전시켜 국가역량을 크게 증진시켰음.
- 당시 형성되는 한반도 문화는 원형 수립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당대에 독보적인 창조적 문화를 만들어내기도 하였음. 삼국시대 말기와 통일신라시대 초기를 살았던 원효대사는 독보적인 ‘일심사상’, ‘화쟁사상’, ‘무애사상’을 통해 불교 각 이론의 조화 및 불교의 대중화를 꾀하는 동시에, 당시 한반도 통일에 기여하였음. 저서 ‘금강삼매경론’으로 대표되는 원효대사의 불교사상은 중국, 일본 등에서도 높게 평가되었고, ‘십문화쟁론’으로 범어로 번역되어 인도로까지 전해졌음.
3. K-culture와 APEC의 미래, 그리고 한반도 평화
- 고대 삼국시대의 활발한 대외교류를 통해 형성된 한반도 문화의 원형이 역사적으로 통일신라와 발해, 고려, 조선 등으로 전승되면서, 현재 자문화의 고유성에 기반하여 타문화와의 적극적인 교류를 통해 지금도 발전하고 있는 K-culture의 기원이 되었음.
- 곧 열리게 될 ‘2025 경주 APEC 정상회의’로 대표되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문화교류도 K-culture의 새로운 활력소가 될 것임. 현재 APEC과의 활발한 대외교류가 K-culture의 발전을 가져올 것이며, 한국의 국가역량을 한층 더 고양시킬 것임.
- APEC의 미래는 APEC에 속한 각 국가들이 활발한 대외교류로 서로의 문화와 국가역량을 발전시키는 것임. APEC이 만들어가는 미래는 커다란 충돌과 위기가 있었던 과거와는 다르게 APEC 전체가 지속가능성있게 혁신하고 성장하는 세상임. 전 세계도 APEC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통해 더욱 성찰적 성장을 실현할 것임.
- 이러한 흐름은 우리의 과제인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구축하는 힘과 지혜를 내오는 것에 크게 기여할 것임. APEC에 속한 아세안이 과거 전쟁터에서 오늘날 번영의 시장으로 변모했듯이, APEC 전체가 태평양을 둘러싼 갈등과 대립의 공간이 아닌, 평화와 공존의 공간으로 전환되고, 그 속에서 한반도 평화가 발전할 수 있도록 해야 함. 현재 K-culture도 과거 한반도 고대국가 시기 원효대사의 화쟁사상이 그러했듯이 더욱 창조적으로 진화하여 남과 북의 평화와 공존, 통합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