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 요
2025년 6월 북한은 동해안의 전략적 관광 거점인 원산갈마해안관광특별구를 공식 개장하면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침체되었던 관광산업의 회복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고 있다. 6월 개장된 원산갈마해안관광특별구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대표적인 관광지 개발 사업 중 하나로 북한 관광산업 구조 변화의 신호탄으로 인식되고 있다. 동 특별구는 2017년 6월 착공 이후 공정 지연과 코로나19 팬데믹의 여파로 완공 시점이 수차례 연기되었으며, 결국 2025년 6월에 이르러 개장을 맞이하게 되었다. 호텔, 해수욕장·수영장, 공연장, 상업시설 등 복합 기반시설이 집약된 형태로 건설되어 그간 북한 관광산업에서 활성화되지 않았던 체류형 관광 모델을 본격적으로 시도하는 사례로 평가된다. 향후 특별구 운영 성과에 따라 관광산업 전반의 개방 범위와 방식이 단계적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 최근 북한의 관광정책 추진 기조
① 정책 기조
북한은 2020년대 들어 관광산업을 인민의 문화생활 향유와 지방 발전의 수단으로 재정의하고, 산업 기반 정비와 내부 수요 대응 중심으로 정책 기조를 조정하였다. 제8차 당대회에서는 관광대상 정비, 안내 체계 개선, 금강산관광지구의 자체 개발이 주요 과제로 제시되었고, 2024년 지방발전 20×10 정책에서는 각 지방의 입지 조건에 맞춘 관광 및 자원 개발이 강조되었다. 또한, 문화·여가 기능을 포함한 복합형 문화중심 건설이 공식화되며, 관광이 체제 선전과 주민복지를 아우르는 다기능적 역할로 정립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② 법제 정비
관광산업의 제도화를 위해 북한은 2023년 「관광법」을 제정하고, 2025년에는 「원산갈마해안관광특별구법」을 제정하였다. 「관광법」은 기존의 하위 규정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관광산업 전반을 포괄하는 기본법적 성격을 지닌 것으로 평가되며, 관광객 편의와 생태 환경 보호 등의 조항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원산갈마해안관광특별구법」은 「금강산국제관광특구법」 및 「경제개발구 관광규정」 등을 준용하여 제정된 것으로 추정된다.
■ 최근 북한의 관광산업 동향 분석
① 인바운드 관광 동향
2024년 2월부터 러시아 관광객을 중심으로 제한적 인바운드 관광이 재개되었으며, 2025년 6월 원산갈마해안관광특별구 개장을 계기로 확대 가능성이 모색되고 있다. 다만 개장 초기에는 양덕온천문화휴양지 사례처럼 외국인보다 북한 주민을 대상으로 한 포상관광 중심의 운영이 예상된다. 한편, 양덕온천문화휴양지, 삼지연시 등 김정은 정권의 역점 관광지들은 여전히 인바운드 관광에 개방되지 않고 있는데, 체제관리 목적상 향후에도 제한적 개방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크다.
② 국내 관광 동향
2020년대 외국인 관광객 유치가 어려워지자, 북한은 제한적으로나마 주민의 국내 관광에 대한 자율성을 확대하고 관광 구조의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2023년 방역 조치 완화 이후 국내 관광 보도가 증가하였으며, 평양을 중심으로 조성되었던 항공·승마 구락부, 물놀이장 등 여가시설이 지방 대도시로도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지방발전 20×10 정책’의 실행과 맞물려 문화·체육·상업 기능이 통합된 복합 여가공간이 조성되면서, 관광이 명승지 탐방 중심에서 일상생활과 결합된 생활형 관광 구조로 점진적으로 전환되고 있는 모습이다.
③ 관광기념품 산업 동향
관광기념품 산업은 관광수익의 극대화와 지역경제와의 연계를 목표로 육성되고 있다. 북한은 2022년 12월 이후 평양시 관광기념품 전시회를 정례화시키고 그 규모를 확대되는 추세이며, 기념품 산업은 단순 홍보를 넘어 관광 상품 판매까지 연계되는 종합 전시로 기능하고 있다. 관광기념품 산업 육성 정책은 관광산업을 단순한 서비스업에 국한시키지 않고 제조업과의 융합을 통해 경제 내 파급 효과를 확대시키겠다는 전략으로 이해할 수 있다.
④ 인바운드 관광 홍보
북한은 2024년부터 2년 연속 러시아 모스크바 국제관광박람회(MITT) 참여를 통해 대외 관광홍보를 재개하였다. 또한 '조선관광' 웹사이트 개편을 통해 외국인 관광객의 체험 영상 및 긍정적 후기를 활용하며 홍보 신뢰도를 제고하려는 시도가 나타나고 있다.
■ 전망
북한은 인바운드 및 국내 관광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공간적 실험을 지속하고 있으나, 외교·정치적 불확실성과 서비스 인프라 미비 등으로 실질적 성과 창출에는 일정한 제약이 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원산갈마해안관광특별구는 새로운 관광 모델 구축의 실험장이자 향후 개방 범위 확대의 시금석이 될 수 있으며, 외국인 관광 유치 확대를 위한 기반으로 기능할 수 있다. 그러나 대북제재 지속 여부, 관광 개방 관련 체제 내부 판단, 인프라 미비 등은 외화 수익 창출과 산업 확장의 주요 제약으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 국내 관광도 여가시설 확충 등 활성화를 위한 정책적 의지는 확인되지만, 주민 구매력 저하와 지역 간 격차는 구조적 제약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 관광산업의 실질적 확대를 위해서는 자율적 수요 기반 조성과 산업 간 연계성 강화를 위한 다층적 접근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