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ew Document
|
|
 |
 |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의 주민자치 무력화 시도에 대하여 |
 |
 |
민주노동당 정책위 |
|
 |
정치외교연구센터 / 국내정치와 민주주의 |
|
 |
참고자료 |
|
 |
기타 |
|
 |
민주노동당 |
|
 |
2009/08/27 |
|
 |
26일 제주특별자치도지사에 대한 주민소환투표가 투표율 11%로 마감되었다. 제주해군기지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김태환 제주도지사가 보여준 독선과 전횡, 왜곡 행위에 대해 제주도민 스스로 이를 바로잡고자 추진했던 123일 간의 시간은 비록 투표율 미달로 애초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으나 관 주도의 일방적 정책결정에 대한 문제의식을 뚜렷이 각인시키고 주민의 직접 참여를 통해 지방행정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한 의미있는 흔적이었다.
그런데 이를 바라보는 한나라당의 시각은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다. 오늘 27일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가 주민소환투표의 투표율 미달과 관련해 “정기국회에서 하루 빨리 주민소환법을 개정하겠다”고 밝히고 나선 것이다. 즉 주민소환법 제7조가 청구 절차만 명시하고 있을 뿐 청구사유에 대한 규정이 없어 “법치주의에 대한 기본적 위배”라는 주장이다. 나아가 그는 “아무 사유나 갖고 전부 주민소환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은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으며, 대부분의 국가가 소환을 당하는 사람의 불법행위에 한정해서 (소환)하지 정책을 갖고 소환하는 예는 없다”고 덧붙이고 있다.
그러나 아는지 모르는지,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가 언급한 청구사유에 대한 규정은 이미 지난 3월 헌법재판소에서 모두 기각된 내용이다. 즉 주민소환대상 1호의 불명예를 기록한 김황식 하남시장이 2007년 “주민소환법이 구체적인 청구사유를 제한하지 않아 공무담임권을 침해한다”는 요지로 위헌확인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던 것이다.(2007헌마843)
헌법재판소 결정 요지
헌법재판소는 주민소환의 청구사유에 제한을 두지 않은 것에 대해 주민소환제가 기본적으로 정치적인 절차로 설계됨으로써 “위법행위를 한 공직자 뿐만 아니라 정책적으로 실패하거나 무능하고 부패한 공직자까지도 그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즉 위법행위 뿐 아니라 정책적 실패에 대한 책임 까지도 묻도록 해야 올바른 책임정치, 책임행정의 실현이 가능하며, 바로 그것이 주민소환법의 입법목적이라는 것이다.
또한 헌법재판소는 주민소환제가 근본적으로 “비민주적, 독선적인 정책추진 등을 광범위하게 통제”한다는 목적에서 도입된 제도인데 “업무의 광범위성이나 입법기술적인 측면”을 고려할 때 그 사유를 구체적으로 적시하는 게 쉽지 않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만약 사유를 정한다면 그 해당 여부를 누가 판단할 것인가, 결국은 사법기관이 심사하게 될 텐데 그에 대한 적정성이 의문시 될 수밖에 없으며, 또 그 과정에서 많은 시간이 소요됨으로써 절차가 지연될 위험성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한편 주민소환투표의 청구사유를 정하지 않음으로써 주민소환이 남용될 우려가 있다는 주장에 대해 헌법재판소는 “주민소환이 남용되어 공직자가 소환될 위험성과 이로 인하여 주민들이 공직자를 통제하고 직접참여를 고양시킬 수 있는 공익을 비교하여 볼 때, 법익의 형량에 있어서 균형”을 이루고 있다고 인정함으로써 과잉금지의 원칙을 위반하거나 청구인의 공무담임권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결론내리고 있다.
청구사유에 제한을 두어서는 안되
한나라당이 주장하는 것처럼 주민소환 청구사유를 범죄나 부정부패, 위법행위 등으로 한정해야 한다는 것은 주민소환제도에 대한 빈약한 인식의 결과에 기인한다. 즉 주민소환제도는 형벌제도가 아니라 주민이 직접 선출한 대표자를 통제하는 직접 민주주의 제도이기 때문이다. 제도의 근본 취지가 이러하기 때문에 부패나 범죄행위가 아니더라도 주민들의 의사에 반하는 정책을 결정하는 경우, 게다가 명박한 절차상의 하자가 발견되는 경우 주민들은 그로부터 입게 되는 피해를 미리 예방하거나 최소화하기 위해 주민소환을 결행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도 한나라당은 주민소환의 청구사유를 제한하는 것이 법치를 제대로 세우는 것인 양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 단적인 예로 안상수 대표는 청구사유를 제한하지 않는 예가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과거 주민소환법을 도입할 당시 국회의 법안 검토의견서를 보면 일본을 비롯한 대부분의 국가들이 청구사유를 제한하지 않거나 명시하지 않고 있다고 제시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미국 역시 특정 몇몇 주가 그 사유를 규정하고 있을 뿐이다. (행정자치위원회 수석전문위원, “선출직지방공직자의주민소환에관한법률안·주민소환에 관한 법률안 검토보고서”, 2006. 4, 17쪽.)
공당의 대표가 이렇게 뻔뻔한 거짓말을 자행하는 것은 결국 주민소환제를 무력화하기 위해 여론몰이에 나서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이해할 수밖에 없다. 주민의 자치역량을 제고하고 다양한 직접참여 기제를 도입하거나 활성화해 풀뿌리 민주주의를 강화하기 보다는 대부분의 자치단체장을 장악하고 있는 한나라당의 입지를 고려한 정략적 태도이기 때문이다.
앞으로의 과제
이번 제주도지사 주민소환투표는 결과적으로 도지사를 해임하는 데 까지는 이어지지 못했지만 독단적이고 일방적인 정책추진에 대해 도민들의 분명한 경고를 확인한 계기가 되었다. 투표가 가결되지 않았다고 정책추진의 정당성을 획득한 양 아전인수 격으로 해석하는 일이 없어야 하며 오히려 낮은 투표율에서 드러난 것처럼 지방자치, 주민참여의 후퇴를 어떻게 극복해야 할지 그 대안마련이 필요한 시기이다.
특히 주민소환투표의 찬반운동과정에서 발생한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분명한 시비를 가리고 재발방지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공공연한 불법적인 ‘투표불참’ 운동이 횡행했고 마을이장이나 자생단체장들에 의한 직접적인 ‘투표방해’ 행위 등 각급 행정기관이 동원된 관권 투표개입 사례는 주민소환제를 올바로 정착시키는 데 있어 결정적 걸림돌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정치권 역시 이번 주민소환투표의 결과를 통해 제도가 유명무실하다거나 주민소환제의 남용 문제로 오도하지 말고 지방자치가 제대로 시행될 수 있도록 생산적 논의에 나서야 할 것이다.
문의: 정책위원회 지해용, 02-2139-7775 |
|
|
 |
www.kdlp.org/policy/1140118 |
|
  |
|
 |
 |
※ 코리아연구원은 기획재정부에서 공익성기부금대상단체(2006-176호)로 선정되었으므로
연말정산 때 소득공제를 받으실 수 있습니다. |
|
 |
|
::: 코리아연구원 (KNSI : 새로운 코리아구상을 위한 연구원) :::
New Document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