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정부는 전세자금 대출 확대와 도시형생활주택 및 오피스텔 규제완화를 전세대책으로발표하였다. 정부의 민생대책이 재탕 삼탕임은 새삼스러울 것이 없지만 이번 전세 대책역시도 도시형생활주택과 오피스텔에 대한 규제완화 정책을 제외한 모든 전세대책은 전세문제의 해결책이 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이미 발표된 내용의 재구성에 불과하다.
부자들을 위한 규제완화정책이다.
정부 스스로도 밝히고 있듯이 이번 대책은 장기적인 전세값 안정방안이 아니며, 전세값 폭등으로 고통받고 있는 세입자의 입장에서보면 단기적 성과도 기대하기 힘들다.
정부가 공급확대 측면에서 제시한 도시형 생활주택 진입도로 폭 완화나 주차장 규제완화는 건설사를 비롯한 부동산 부자 지원정책에 가깝다. 오피스텔에 대한 난방규제도완화도 일부 전세수요를 흡수할 수는 이겠지만 오피스텔의 가격폭등을 유인할 수 있다는 면에서 전세대책이라기 보다는 부동산경기부양책으로 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점에서 정부가 발표한 전세 대책은 전세값 폭등에 대한 해결책이라기 보다는 또 하나의 규제완화 정책이다.
이명박 정부 들어서 재건축아파트에 대한 임대주택의무비율이 없어지면서 최근 재건축아파트들은 임대아파트세대 전량을 일반분양으로 전환했다. 국민임대아파트 건설도 보금자리주택건설로 전환되면서 상당수가 분양아파트로 대체되었다. 정부가 실시해야하는 공급 측면에서의 전세대책은 규제완화가 아니라, 재건축`재개발지역에 대한 임대주택 의무비율완화정책을 복원하여야 한다. 현행의 전세 4천만원이하의 저렴한 임대주택을 완전소멸시키는 뉴타운 사업방식을 전환하여 임대주택 및 중소형 저렴주택을 확대하는 것이 방안이다.
뉴타운이 전세가폭등의 원인이다.
다른 한편으로 정부는 전세가격 상승의 원인을 공급부족으로 이야기하면서 공급부족을 야기한 원인은 불황탓으로 일축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은 세대수 증가에 따른 전세수요의 자연증가분이 공급을 초과할 때에만 해당하는 진단이다. 하지만 전세가격 상승을 주도하고 있는 서울지역의 경우,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는 뉴타운 재개발사업으로 인한 이주수요가 발생이 그 원인임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뉴타운 재개발과정에서 집단이주가 발생했던 가재울 지구 등을 보면 강제이주단계인 관리처분인가 시기에 인근지역의 전월세 가격은 13.5%나 상승했다. 따라서 관리처분인가절차가 집중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2010~2011년까지 급증할 이주수요로 인한 전세값 폭등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대책이 반드시 제시되어야 한다. 2010년 한해 서울지역에서만 10만가구 이상이 뉴타운 사업으로 인한 강제이주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된바 있다. 벌써부터 전문가들은 뉴타운 속도조절을 하지 않으면 전세값 폭등과 전세대란을 피할 수 없을 것임을 경고 하고 있다.
정부가 진정성을 갖고 전세대책을 수립하고 싶다면 지금 당장, 뉴타운 재개발 사업의 순환∙순차 개발을 단행해야 한다. 이는 장기적인 대책임과 동시에 당장 1년이내 닥치게될 위험에 대한 최소한의 대책이다.
장기적인 전월세 안정화방안제시되어야 한다.
뉴타운 속도조절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전세가격안정과 세입자를 위한 장기적인 대책이다. 2년마다 재계약을 해야하기 때문에 이사를 할 수밖에 없는 세입자들을 위한 세입자보호장치와 주거안정 대책이 함께 마련되어야 한다.
그런데 정부는 새로울 것도 획기적일 것도 없는 당초보다 6~8천억원의 전세자금대출을 늘이는 면피용 대책을 제시했을 뿐이다.
전세가격안정과 세입자를 위한 대책은 민주노동당의 공약으로도 발표한바 있고 다른 당의원에 의해서 법안으로 발의된 바도 있듯이 전월세인상율 상한제 같은 장기적인 대책이 함께 제시되어야 한다. 또한 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 설치/월세전환이율 상한제 등의 제도가 적극적으로 검토 되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