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명박 정부의 ‘녹색 성장’ 속에 자전거가 이슈가 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20일 정례 라디오 방송에서 자전거는 녹색성장의 동반자라며 자전거 예찬론을 쏟아냈다. 온실가스 배출없는 친환경 교통수단 자전거 예찬은 일견 매우 그럴듯해 보인다. 하지만 그 내용을 들여다 보면 과연 이것이 ‘녹색’인지를 의심하게 한다.
대통령은 주례 연설에서 ‘4대강 살리기 사업이 마무리 되는 2012년이면 한강금강영산강 낙동강 물줄기를 따라 2000에 이르는 자전거 길이 만들어 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동서남해안을 잇는 자전거 도로도 준비되어 있다. 녹색뉴딜 계획에 의하면 해안일주와 접경지역 자전거 도로를 연결하여 하나의 벨트로 구축하며, 총 연장 3,114km에 예산 1조 2456억 원이 소요된다고 한다.
자전거 도로가 무조건 친환경적인 것은 아니다. 해안선을 따라 혹은 강변을 따라 자전거 도로를 짓는 것은 전형적 ‘도로 건설’사업이다. 자전거가 녹색교통으로 같는 의미는 저버린 채 수변생태계를 단절/파괴하고 로드킬의 우려가 있는 자전거 도로는 무의미 하다. 더욱이 이 사업은 과거 2006년에 ‘해안선일주 자전거 도로 활성화 사업’이라는 이름으로 한국개발연구원의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B/C 0.097로 타당하지 않다는 결과를 받은바 있다. B/C 분석 결과가 1.0이 넘어야 경제성이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 사업은 터무니 없는 사업이라는 것이 연구결과다.
자전거 수송 분담률이 1.2%라면 수송 분담률을 높이기 위해 도심의 기존 교통을 대체하는 형태로 만들어야 마땅하다. 단지 레져용이 아닌 출퇴근용을 비롯한 일상생활에서의 이동 수단으로 자전거가 고민되어야 하며, 특히 도심에서의 자전거 활성화 대책을 강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멀쩡한 해안선과 강변에 도로 짓자고 자전거를 들먹이는 것은 우습다. 한마디로 4대강 정비사업을 녹색으로 포장하기 위한 면피용이라는 혐의를 지우가 어렵다는 것이다.
오늘 4월 22일은 ‘지구의 날’이다. 이제까지 이명박 정부의 행보를 보면 임기동안 ‘녹색성장’이라는 이름하에 너무 많은 환경파괴 정책들을 쏟아냈다. 멀쩡한 하천을 운하로 만든다는 계획도 모자라 각종 환경 규제 완화와 개발 정책들은 토건 마피아와 손잡은 박정희 정부를 떠올리게 하고도 남는다. 개발 만능주의가 결국 후대에 어떤 부메랑이 되어 우리 아이들의 목을 겨누게 되는지 우리는 알고 있다. 이명박 정부는 지구의 날에 자전거 타는 언론용 행사를 고민할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살고 있는 터전을 어떻게 아이들에게 물려줄 것인지를 고민해야 할 것이다. 진짜 ‘녹색성장’을 하고 싶다면 4대강 정비사업부터 폐기하는 것이 지구의 날에 대통령이 해야 할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