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가 민주노동당과 조선사회민주당이 22일부터 진행하기로 했던 정당교류에 대해 최종적으로 반려 통보를 보내왔다. 그 이유는 현 남북관계 상황을 고려해 향후 적절한 시점에 추진하라는 것이다.
남북관계가 꼬일수록 문제 해결의 실마리는 남겨 둬야 한다. 금강산 사건과 남북교류는 분리대응해야 한다는 것이 당의 기본 입장이다. 이와 관련하여 민주노동당의 역할을 거부한 것은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의지가 조금도 없다는 점을 정부 스스로 실토한 것에 불과하다.
남북관계를 급랭시킨 당사자는 바로 이명박 정부다. 그런 정부가 적절한 시점을 운운할 자격이 없다.
대다수 국민은 남북관계 복원을 바라마지 않고 있으며 한반도에서의 무력대결 종식을 염원하고 있다. 지금과 같은 위기일수록 정당교류와 민간교류는 더욱 활성화돼야 한다. 정부가 선뜻 나설 수 없는 형편이니 민간과 정당이 길을 터주겠다는 것이다. 남북이 서로 머리를 맞대지 않고 지금의 경색국면을 풀 수가 없다.
통일부의 결정은 민주노동당 의정활동의 기본을 붕괴시킨 조치이다. 정당의 정례행사에 대한 월권적 개입이다. 6.15공동선언과 10.4 정상선언에 대한 전면부정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평화통일을 위해 헌신해야 할 대통령으로서의 헌법적 의무를 저버렸다. 그리고 민주주의 퇴보에 발맞춰 합법적인 정치활동에 대한 통제를 강화시키고 있다.
정부는 언제까지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바라는 일반국민의 정서를 외면하고 일부 극한 대결론자의 편에 서서 남북간 맹목적인 적대감만을 부채질 할 것인가.
6자회담의 진전에 역행하는 정부의 대북 적대정책은 내부 위기를 민족 위기로 확대재생산 시키고 있다. 한반도 평화체제 수립의 적기가 조성됐음에도 이명박 정부는 눈을 감고 애오라지 미국의 처분만을 기다리고 있다. 통일의 주연급이 돼야 할 정부가 통일의 엑스트라로 스스로의 위치를 강등시키고 있다.
민주노동당은 이명박 정부의 대북관계 파탄을 눈뜨고 볼 수 없기에 더 이상 관망하지 않을 것이다. 비록 이번 방북이 무산됐더라도 통일의 노둣돌을 놓는 과정에서 주어진 대화의 기회를 지속적으로 살려내는데 이바지 할 것이다. 이명박 정부의 근시안적 태도를 강력하게 규탄한다. 민주노동당은 통일을 향한 의연한 발걸음을 계속해서 내딛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