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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 민영화 졸속 안 되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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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원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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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통상연구센터 / 경쟁·반독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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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기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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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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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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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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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의 쇠고기 수입 협상이 졸속으로 타결된 후 광우병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돌이켜보면 지난 달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에 선물을 주어 분위기를 띄우겠다고 한 것부터가 잘못이었다.
쇠고기 협상 타결 그 자체가 우리 협상단의 목표가 되자 미국측은 쇠고기를 대량으로 수입하는 대다수 국가에서 수용된 적이 없는 조건들을 들이밀었다. 스스로를 국민의 머슴이 아니라 대통령의 머슴이라고 생각하는 영혼 없는 공무원들은 검역주권을 사실상 포기하면서 이 조건들을 받아들였다.
매각보다 중요한 건 국민의 삶
하지만, 이와 같은 졸속 정책추진의 위험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국민들의 삶을 나아지게 한다는 근본적인 목표를 망각하고, 잘못된 목표를 설정하여 급하게 일을 추진하다 보면 문제가 생기기 마련이다. 최근 논의가 되고 있는 공기업 민영화도 다분히 그럴 소지가 있기 때문에 주의를 환기하려 한다.
민영화란 공기업의 소유권을 민간에 매각하여 기업경영에 이윤동기를 도입함으로써 소비자 후생을 증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공기업을 파는 것 그 자체가 목표가 아니라 국민들의 삶을 나아지게 하는 것이 목표이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실질적 경쟁이나 합리적 규제를 통해 이윤동기가 소비자 후생 증진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작동되도록 하고, 기업지배구조의 개선이 이뤄지도록 매각방식을 설정해야 한다.
경쟁 도입이 용이한 대다수 산업에서는 유효경쟁을 확보하고, 전력산업의 송전부문처럼 자연독점적인 부문에서는 규제기구가 기업에 포획 당하지 않고 독립성 전문성 책임성을 갖추도록 해야 한다. 또, 정권의 전리품으로 취급되어 온 공기업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경영진을 규율할 수 있는 국내외 기관투자자들에게 정부지분을 분산매각하고 공모를 병행하여 시장경제의 저변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포항제철, 한국통신, 담배인삼공사를 민영화할 때 썼던 방식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제조업 부문의 공기업들은 경제위기 이후 민영화했고, 현재 민영화 대상으로 고려되고 있는 공기업들은 금융, SOC, 에너지 부문에 집중되어 있다. 기업은행, 산업은행, 우리은행 등 금융부문의 공기업들은 경쟁에 이미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 민영화를 추진하기가 수월한 편이다. 이들을 인위적으로 메가뱅크 형태로 묶는 것은 오히려 경쟁을 저해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지양되어야 한다.
공항, 도로, 철도, 항만 등 SOC 부문의 공기업들은 경쟁 도입이 용이하지 않아 규제가 불가피하고 국가 기간시설을 운영한다는 점을 감안하여 민영화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공공독점의 경우 정부에 의한 지나친 경영간섭의 우려는 있지만 규제의 실효성과 투자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용이하고, 민간독점의 경우 경영의 자율성은 확보할 수 있지만 피규제기업에 의한 규제기관의 포획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재벌에 경영권을 매각하기보다는 기관투자자들 위주로 정부지분을 매각하는 것이 포획 가능성을 낮추는 방법이 될 것이다.
개별 공기업 특성 잘 감안해야
가스 전력 지역난방 등 에너지 공기업들의 경우 생산 및 판매부문에서는 어느 정도 경쟁이 가능하지만, 망으로 구성된 수송부문에서는 규제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가스의 경우 거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국가로서 대외협상력이 손상되지 않도록 사전에 물량을 조율한 후 최적의 수입조건을 확보하는 사업자에게 도입권을 주는 한편 해외자원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것이 좋다.
전력은 기존 강제입찰시장에서 벗어나, 생산과 판매를 겸하는 사업자가 대규모 수용가와 쌍무계약을 통해 거래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지역난방의 경우 소비자가 공사비 부담금을 선납한 데 대한 요금할인 혜택이 지속되도록 해야 한다. 가스공사 한전 지역난방공사의 민영화는 이와 같은 제반 여건을 고려하여 추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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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hankooki.com/lpage/opinion/200805/h2008050502331224370.ht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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