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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파는 부패로, 좌파는 분열로 망한다
이정철
정치외교연구센터 / 국내정치와 민주주의
외부기고
정책보고서
한국일보
2007/11/29
[아침을 열며] 우파는 부패로, 좌파는 분열로 망한다


'이상한 대선'이라고들 한다. 후보 등록이 끝나고 선거운동이 시작되었지만, 정책 대결의 조짐이 없다. 다수 후보가 난립하고 약세 후보들은 정책과 공약의 틈새시장을 노리는 과정에 정책의 간극이 메워지고 있다. 후보자들의 대안이 무차별해짐에 따라 유권자가 공명하지 못하고, 따라서 쟁점 투표가 확산될 조짐이 없는 것이 이유인 듯하다.
이에 더하여 선두 주자는 속칭 '묻지마' 지지도를 근거로 일체의 토론을 거부하고 있다. 30일짜리 버티기 전략이 이미지 투표를 조장하는 데 한 몫하고 있음도 물론이다.


● 부자가 권력에 대드는 게 민주주의

비리와 부패는 우파들의 전형적인 약점이다. 노선투쟁을 백안시하는 우파들에게 민주주의란 대체로 오야붕-꼬붕식 후원-수혜자 관계나 ??시(關係) 중시 문화의 정착 정도로 받아들여지기 쉽다. 이런 화해와 관계 중시 문화는 절제될 경우에는 정(情) 중심의 문화를 유지하는데 도움이 되지만, 지나칠 경우 부패 구조의 온상이 되게 마련이다.

흔히 정치나 경제의 영역에서 이같은 관계 맺기가 일상화될 경우, 이는 이익 추구를 위한 부패나 범죄행위로 변질되기 쉽다. 소위 떡값 이름으로 전달된 삼성그룹의 뇌물 자금이 대표적인 예다.

자칭 타칭 글로벌 기업인 삼성이 전혀 그 이름에 걸맞지 않는 금권유착의 비리를 자행하고 있다는 증거들이 속속 쏟아져 나오고 있는 현실 앞에 국민들은 망연자실하다.

자본주의 민주주의란 돈 가진 자가 권력에 대드는 과정에 확립된 규범이다. 신흥 부르주아 계급들이 세력화하면서 귀족과 왕족이 독점하고 있던 권위에 도전하는 과정에 나타난 국가 및 사회 운영 원리가 부르주아 민주주의라는 뜻이다.

반면 우리 사회에서는 국가가 모든 것을 압도했기 때문에 국가가 부와 부자를 양성했다. 부자나 재벌들은 국가와 권력에 대항하기보다는 국가 관료와 결탁한 가운데 성장하는 길을 택했다. 우리 사회의 우파들이 여러 가지 연줄을 통해 부정부패와 비리에 노출되기 쉬운 이유이다.

이 점에서 우리 우파가 정치권력을 장악하기 위해서는 부패와 비리에 단호해야 한다. 자신의 약점이 되기 쉬운 이 문제에 단호하지 못하다면 우파의 치세 동안에 성장 신화를 이룰지는 모르지만, 극심한 부정부패로 몸살을 앓을 가능성이 높다.

CEO 출신이었던 이탈리아의 베를루스코니 총리나 태국의 탁신 총리가 공공성과 사익을 혼돈함으로써 걸을 수밖에 없었던 부패와 몰락의 길이 그 교훈이다.

우파의 대표 주자를 자처하는 후보들이 자신의 비리 의혹에 '버티기'전략으로 나서기보다는 이 문제를 나서서 해명해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것이 바로 남다르게 성장해 온 우리 민주주의를 발전시키는 길이다.

한편 좌파의 이념 지향성은 선명성이라는 장점이 있지만 사소한 차이를 참지 못하는 지사적 조급증에 취약하다. 그러다 보면 뜻하지 않은 이론 대립을 통해 분열주의로 흐르기 쉽다. 그래서 좌파는 분열로 망한다는 교훈이 있어 왔다.

이번 선거에 범좌파는 지리멸렬하다. 스스로를 좌파로 생각하거나 남들에 의해 좌파로 분류되는 많은 이들은 한번쯤 자신을 돌아볼 법도 하다. 노무현 정부의 '좌깜박이 우회전'식 사기극에 신물이 나서 국민들이 등을 돌린 탓도 있겠지만, 좌파 스스로도 분열을 고착하고 있지는 않은지 말이다.


● 위장진보 극복은 분열 아닌 단결

민노당을 포함한 범좌파 진영이 단결의 기치를 든다면, 지난 10년간 확장된 좌파적 의식 공간이 다시 표면 위로 부상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위장된 진보에 대해 피로감을 느낀 국민들을 달래는 것은 이념의 선명함이 아니라 대오의 선명함이라는 뜻이다.

얘긴 즉 중도 좌파 진영이 기득권을 버리고 선명 좌파인 민노당이 선민의식을 버리라는 뜻이다. 소위 한 번도 있어본 적이 없는 범좌파의 창출을 의미하는데, 스스로를 유일 좌파로 호명하길 즐기는 그들의 속성상 이런 단결이 가능할 지는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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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hankooki.com/lpage/opinion/200711/h2007112818531424370.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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