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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 민영화의 전제 조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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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원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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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통상연구센터 / 경제성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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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기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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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보고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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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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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1/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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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향후 공기업 정책의 기조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일부 언론은 노무현 정부 들어 ‘작은 정부’보다는 ‘할 일 하는 정부’를 지향한다는 명분 하에 공공부문의 개혁이 중단되었다고 지적하면서, 다음 정부는 공기업의 민영화를 포함한 개혁을 강력히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대중 정부 당시 포항제철 등 11개 공기업이 민영화 대상으로 선정되어 8개가 완전 민영화하고 나머지 3개에 대해서도 정부 지분이 부분적으로 매각된 데 비하면, 공기업 민영화와 관련된 노무현 정부의 성과는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민영화 부진원인은 개편안 부실
하지만, 과연 노무현 정부의 이념적 편향이 이와 같은 결과를 초래한 것일까? 그리고, 공기업 민영화를 강력히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만 하면 민영화가 이뤄지는 것일까? 실제로 현 정부 출범 이후 민영화가 진행되지 않은 사례들을 보면 사실관계가 그렇게 간단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노무현 정부가 ‘좌파정부’라는 것도 일종의 신화이지만, 민영화가 진행되지 않은 가장 큰 이유는 1997년 경제위기 직후 마련된 구조개편안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우량 공기업 매각을 통해 외자를 유치해야 한다는 당위성이 부각되면서, 해당 산업에 대한 분석을 제대로 하지 않았던 것이다.
한전의 경우 기존 구조개편안은 발전, 송전, 배전부문을 수직 분리한 후 발전과 배전부문을 각각 6개의 회사로 수평 분할하여 강제입찰시장에서 전력을 거래하는 방안을 제시하였다.
2003년 초 남동발전에 대한 매각이 진행되었으나, 인수 희망기업들이 정부가 상정한 남동발전의 기업가치보다 지나치게 낮은 가격에 입찰했기 때문에 매각이 무산되었다. 배전부문의 수평 분할은 노사정 공동연구단의 연구 결과 실익은 적은 반면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의 비용은 큰 것으로 판단되어 추진이 중단되었다.
더 나아가 필수 설비인 송ㆍ배전망에 대한 개방접속과 쌍무계약을 통한 전력 생산자와 수요자 간의 직거래가 세계적 추세라는 점을 감안할 때, 강제입찰시장의 도입은 오히려 암묵적 담합을 조장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었다.
기존 구조개편안을 밀어붙이려는 세력과 구조개편안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세력 사이의 입장 차이로 인해 향후 정책 방향과 미래 기업가치에 대한 불확실성이 가중되면서 민영화는 진행될 수가 없었다.
가스공사의 경우 구조개편안은 가스공사의 도입부문을 3개로 수평 분할하여 기존 장기계약도 분할 승계하는 방안을 상정하였다. 그런데 각각 기간이 20년 이상이 되는 장기계약을 분할 승계한다고 해서 경쟁이 이뤄지는 것은 아니고 오히려 거래비용이 늘어날 수 있어 이 방안이 과연 바람직한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었다.
나아가 LNG를 수입하는 우리나라 입장에서, 가스공사를 수평 분할할 경우의 경쟁 제고 효과가 대외 협상력 감소 효과를 상쇄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었다.
지역난방공사의 경우에는 2000년 안양ㆍ부천 사업소가 매각된 이후 열 요금이 급등한 점이 추가적으로 민영화를 추진하는 데 부담요인으로 작용하였다. 요금 인상이 ‘가격 정상화’라고 주장할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지역주민의 입장에서는 민영화 이후 요금이 오를 것이 확실하다면 사실 민영화를 지지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오히려 난방처럼 필수재를 공급하는 사업에 대한 투명성과 책임성을 확보하면서 적정한 투자보수율을 보장하는 규제체계를 선호할 수도 있다.
■ 경쟁ㆍ규제 정책부터 점검해야
민영화는 근본적으로 기업경영에 이윤동기를 도입하는 것이다. 실질적인 경쟁과 합리적인 규제가 확보될 경우 이윤동기는 비용절감과 서비스 혁신 노력으로 연결되어 소비자후생을 제고하는 데 기여할 수 있지만, 전제조건이 충족되지 않을 경우 민간독점은 공공독점보다 오히려 열등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민영화가 소기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는, 민영화를 단지 기업매각이라는 좁은 시각에서 볼 것이 아니라 전제조건이 되는 경쟁ㆍ규제 정책에 대한 심도있는 고민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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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원혁 한국개발연구원 연구위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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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hankooki.com/lpage/opinion/200711/h2007111117532824370.ht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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