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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블레스 오블리주와 노블레스 말라드
이정철
정치외교연구센터 / 국내정치와 민주주의
외부기고
정책보고서
한국일보
2007/11/08
[아침을 열며] 노블레스 오블리주와 노블레스 말라드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는 이미 세인의 유행어가 되었다. 우리 사회에서도 지위에 따른 사회적 의무를 당연시하는 시대가 되었다는 뜻이리라.
그런데 정작 아직도 우리 지도층들의 말과 행동에는 이에 대한 동의의 흔적이 발견되질 않는다. '병든 또는 부패한 귀족'이라는 모 기자의 '비아냥'처럼 우리 지도층은 '노블레스 말라드(Noblesse Malade)'가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가시지 않는 것도 그래서이다.

● 이명박씨 입증책임론과 공공성 부재

소송 과정상 사실 여부의 확정 단계에서, 사실 관계를 증명해야 하는 책임을 입증책임이라고 한다. 사실 여부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법원이 내리게 될 판단으로부터 불이익을 받게 될 측의 위험과 비용부담을 표현하는 개념이다.

지난 관훈토론회에서 이명박 후보는 입증책임론 유사의 논리를 꺼내 들었다. "지나가는 사람보고 도둑이라고 하면 지적받은 사람이 해명을 해야 하는 법입니까? 그 사람이 증거를 갖고 와서 이런데 어떡할 것인가, 이래야지 문제가 되는 것이지"라며 일일이 정치권이 지적하는 음해에 답변할 이유가 없다고 하였다.

후보자 자격 시비를 하려면 이를 제기하는 자가 증거를 제시해야 한다는 입증책임론에 매우 충실한 논리이다. '의심스러우면 피고인에게 유리하게'의 법리에 따라 검찰에서 범죄사실을 입증하지 못하면 무죄를 선고해야 하는 형사소송에 비추어 보면 그의 주장은 너무나 명쾌하다.

그러나 민사나 행정소송에서는 '의심스러우면 원고에게 유리하게'의 법리를 적용해 원고의 주장에 피고가 마땅한 반박을 하지 않을 경우 피고에게 불리하도록, 입증책임이 피고에게 전환되는 경우가 왕왕 있다. 공공성을 강화하거나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기 위한 법률장치다.

그럼 대통령 선거라는 이를테면 최고의 공공성이 요구되는 경연장에서 깨끗한 선거에 관한 입증책임은 누구에게 있을까? 이명박 후보 스스로 말하듯이 음해에 대해서 일일이 대꾸를 하고 증거를 제시할 필요는 없다.

다만 그로부터 피해가 발생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후보자가 져야 한다는 것이 입증책임 전환의 논리다. 이에 대한 법리 논쟁을 하자면 얘기가 길겠다. 그러나 적어도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원칙이 지켜지는 사회를 만들겠다면, 법리 논쟁이라는 실망스런 선택보다는 입증책임 전환의 논리를 수용하고 자신의 무결함을 떳떳이 밝히는 게 마땅하지 않을까?

실망스러운 건 글로벌 삼성의 사례도 마찬가지다. 사생활이 복잡했네, 7년간 백억 원대 이상을 받았네, S급 인재가 아니었네 라는 등 김용철 변호사의 개인적 동기의 비열함에 초점을 맞춘 삼성의 반박문에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관용은 어디에도 묻어 있지 않다.

거대 조직으로부터 '팽'당한 분노로부터 시작된 한 인간의 참회 앞에 배신자라는 딱지는 어째 궁색하기만 하다. 삼성이야말로 공무원 사회로부터 가장 많은 배신자를 수용한 기업이 아니던가.

● 강자관리에 능한 삼성 실패담

오늘의 사태는 조직의 삼성, 관리의 삼성이 강자 관리에만 신경 쓰고 약자 관리에는 소홀했던 결과인 듯싶다. 승승장구하는 조직의 힘과 위력을 개인의 능력으로 착각하는 임원들이 존재하고 이들이 조직 내외에서 약육강식의 관리 행태를 보인다면, 이런 삼성에게 사회적 약자 관리는 기대난망이다.

한 명의 천재를 강조하는 이건희 회장의 철학은 백번 타당하다. 그러나 그 한 명의 천재를 바로 사회와 조직 자체가 키워내고 있다는 공공성의 논리를 심득하지 않을 때, 삼성의 S급 천재 임원들이 해바라기 밭을 벗어나 약자 관리에 나서는 날을 기대하는 건 요원하다.

기업 역시 성장 과정에 공공의 논리를 포섭하지 못한다면 결국은 공공성 부재의 약점이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것이라는 지적을 잊지 말기 바란다.

이 글을 쓰고 있는데 들려오는 소식이 또 있다. 사상 최초로 현직 국세청장이 구속되었단다. 노블레스 말라드, 증거가 필요 없는 슬픈 자화상이다.

<저작권자 ⓒ 한국아이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정철 숭실대 정외과 교수

입력시간 : 2007/11/07 18:30:46
수정시간 : 2007/11/07 18:39:37
news.hankooki.com/lpage/opinion/200711/h2007110718304524370.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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