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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외환위기 10년 특별기획 김대중 전 대통령 인터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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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前 대통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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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통상연구센터 / 경제성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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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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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보고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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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도서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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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8/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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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외환위기 10년 특별기획 김대중 전 대통령 인터뷰>
인도네시아 영자주간지 템포(TEMPO)지
나는 재벌에게 단호했다
1997년 12월 19일. 김영삼 전 대통령을 이어 대한민국 15대 대통령에 당선된 지 딱 하루 뒤였다. 취임식은 아직 두 달이 남아 있었지만 김대중 대통령은 외환위기가 강타한 한국의 경제 여건을 고려해 곧장 소매를 걷어붙일 준비가 되어 있었다. 6월 말 템포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그는 “IMF 프로그램에 곧장 관여해야 했습니다”고 말했다.
사실 김대중 대통령은 대선 후보가 된 후 한국 정부는 IMF와 협약을 맺었다. 물론 IMF에서 제시한 프로그램을 있는 그대로 실행하지는 않고 IMF와 재협상을 했다. 이 와중에 그는 전두환 전 대통령과 노태우 전 대통령을 사면, 석방까지 했다.
미 재무장관을 지낸(1995-1999) 로버트 루빈은 그의 저서 “불확실한 세계: 월가와 워싱턴에서의 어려운 결정들”에서 한국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IMF나 미국 때문이 아니라 김대중 대통령과 그 팀 때문이었다고 썼다. 그러나 몇몇 한국인들은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다. “한국을 구한 것은 김대중 대통령이 아니라 한국 국민들이었습니다”고 부산의 한 세관 공무원은 말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을 살았던 구세대 한국인들도 유사한 견해를 가지고 있는데, 박 대통령은 1963년부터 1979년까지 집권하면서 한국의 산업화를 이끈 냉혹한 장군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한국 남서부에 위치한 전라남도에서 출생했다. 초기에는 조선업에 몸담았으나 1961년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그러나 한 달 뒤 군사 쿠데타가 일어나면서 의회는 해체되고 말았다. 2년 뒤 쿠데타의 지도자였던 박정희 장군이 대통령이 되었다. 김대중 대통령은 박정희의 적이었으므로 그의 삶은 박 대통령이 집권하는 동안 고난의 연속이었다.
1971년 그가 타고 있던 차가 14톤 트럭에 받히게 되었다. 그는 암살 음모라고 확신하는데 이 사건으로 인해 오늘날까지 다리가 불편하다. 한국 정보부는 1973년 치료를 위해 그가 일본을 방문했을 때 그를 납치하여 수일 동안 바다 한가운데
작은 보트 선상에 버려두었다. 또한 김 대통령은 6년간 가택 연금을 당하기도 했고 수감되기도 했으며 마침내는 미국으로 망명을 떠나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사람은 어떤 이유로든 죽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민주주의를 위해서 죽는 것은 나에게 영광입니다”라고 템포지에 이야기했다. 그는 1998년 2월 25일 대통령에 취임했다. 이때는 외환위기가 아시아를 강타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였다. 김 대통령의 리더십 아래 한국은 외환위기를 극복했다.
김대중 대통령은 82세로 이제 정계에서 은퇴했지만 아직도 그의 영향력은 강력하다. 그는 템포지의 얀드리 아르피안 기자와 서울 마포구 사저에서 인터뷰를 가졌다. 다음은 인터뷰 발췌 내용이다.
대통령으로서의 첫 며칠을 어떻게 보내셨나요?
대통령 당선 하루 뒤 클린턴 대통령으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았습니다. 클린턴 대통령은 한국의 경제위기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알리고, 내각 멤버 중 한 명을 보내어 한국이 IMF와 협력하는 데 지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습니다. 3일 뒤 David A. Lipton 미 재무부 차관이 서울에 도착했습니다. 그러나 Lipton 차관은 사실 내가 IMF와 어떻게 협상해 나가야 할 지를 아는지 테스트하러 왔었습니다. 상당히 긴 논의 끝에 그는 한국이 미국의 지지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당시 한국 경제는 얼마나 심각했나요?
외채가 1,000억 달러 이상이었는데 외환보유고는 38.7억 달러에 불과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외채의 반이 단기 외채였습니다. 채권자들은 내가 미국이나 IMF와 협력하지 못하면 외채 상환 시기를 연장해줄 수 없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한국의 국가 부도 사태를 막기 위해서는 IMF의 지원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IMF가 정말 한국에 필요했습니까?
IMF와의 협력은 외환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이었습니다. 한국은 고무, 석유, 광물 자원 등 천연 자원이 부재합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은 다른 국가들과의 교역 뿐이었으므로, 위기 상황 하에서 국제사회의 신뢰는 한국 경제에 결정적인 요인이었습니다. 그러나 물론 IMF 프로그램의 영향을 고려하지 않은 채 있는 그대로 실행하지는 않았습니다.
무슨 말씀이신가요?
IMF와 채권국에게 한국은 경제 시장에 민주주의와 투명성을 적용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실행하기에 적합하지 않은 몇 가지 IMF 프로그램은 재협상을 했습니다. 한 가지 예는 30퍼센트에 달하는 연 금리와 긴축정책이었습니다. 만약 그러한 권고를 따랐다면 한국은 경제 성장이 멈추고 국가 부도에 이르렀을 것입니다.
협상에 성공하셨나요?
예. IMF를 설득하여 정책을 수정토록 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IMF와의 관계가 얼마나 밀접하냐와 상관없이 우리는 IMF 프로그램을 한국 상황에 맞게 조정해야 했습니다. 1998년 말에는 금리가 연 6-8센트까지 내려갔습니다.
한국 경제의 회복을 위해 어떤 정책들을 실행하셨습니까?
경쟁에 기반을 두고 한국 경제의 기초 체력(펀더멘틀)을 강화시키고자 했습니다. 금융, 기업, 노사, 공공 부문에서 시작하였으며, 재임 5년 동안 투명성과 공정한 경쟁 역시 적용하였습니다.
금융 부문의 개혁은 어떻게 진행되었습니까?
거의 모든 금융기관들이 파산했으며 이윤을 낼 수 없는 상태였습니다. 재무 상태가 심각했으며 부실채권 비율이 10퍼센트를 상회했습니다. 정부는 마침내 5개 은행 및 600개 지점을 폐쇄하고 5,000명 이상의 직원들을 해고했습니다.
재벌 개혁을 단행하기 위해 어떤 접근을 하셨나요?
과거 재벌은 많은 혜택을 누렸습니다. 정치인들과 결탁도 했습니다. 그러나 국민의 정부 하에서는 부정부패가 금지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정치적인 기부도 할 필요 없다고 했습니다. 한국 기업에게 정치에 관여하지 말라고 부탁했습니다.
그렇다면 재벌에게 더 이상 특혜를 주지 않는다는 말씀입니까?
나는 기업들에게 이윤을 낼 수 있는 세계 일류 제품을 생산할 것을 요청했습니다. 그래서 정부가 재원이 필요한 경우에는 그들이 세금을 낼 수 있도록 말이지요. 그 길이 애국하는 길이라고 했습니다.
재벌에게 단호하셨다는 말씀이군요. 어떤 것들을 달성하셨습니까?
실제 나는 단호하게 했습니다. 이윤을 낼 수 없다면 방향을 변경하거나 기업 소유주가 기업에서 물러나야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56개 재벌들이 사업을 접거나 경영진을 교체했습니다. 대우가 그 일례입니다. 기업주가 교체되었고 대우는 외환위기를 극복했습니다. 건설 부문 자회사들을 통해 (그렇게 한 후에) 대우는 이윤을 낼 수 있었습니다.
재임 시 금모으기 운동은 누가 시작했나요?
그것은 전적으로 한국 국민들이 시작한 운동입니다. 그 배후에 특정 인물이나 조직은 없었습니다. 경제 회복을 돕겠다는 한국 국민들의 의식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총 22억 달러어치이 금이 모였으며 이는 외환 보유고로 할당되었습니다.
개인 재산을 기부하는 것이 한국의 전통이라는 것이 맞습니까?
우리 역사상 금 모으기 운동은 일본이 한국을 침략하기 전인 19세기 초에 시작되었습니다. 일본은 당시 한국정부에 차관을 도입토록 강요했는데, 목적은 새 식민지 건설 및 한국의 일본 경제 예속이었습니다. 그러나 한국 국민들은 독립을 위해 저항했습니다. 마침내 한국 국민들은 외채를 갚기 위해 개인의 저축과 담배를 기부하기 시작했습니다. 1997년 외환위기 시 금 모으기 운동은 한국 역사의 일부분을 따른 것입니다.
경제 위기 시 모은 금이 얼마나 도움이 되었나요?
금 모으기를 통해 모은 돈은 막대했습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국제사회가 이 금 모으기 운동을 보고 감명 받았다는 것입니다. TV를 통해 사람들은 한국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금을 기부하기 위해 길게 줄을 선 모습을 보았습니다. 다른 나라의 지도자들은 한국이 국가를 살리기 위해 정말 열심을 다 한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한국이 570억 달러에 달하는 IMF 차관을 단 3년 만에 상환할 수 있었던 주요 요인은 무엇인가요?
우리는 수출을 활발히 했고 외국인 투자도 적극 유치했습니다. 이로 인해 38.7억 달러에 머물렀던 외환보유고가 1998년 말에는 400억 달러까지 이르게 되었습니다. 대통령직을 마칠 즈음에는 외환보유고가 1,300억 달러에 이르렀습니다. 이것이 한국이 외채를 빨리 상환할 수 있었던 요인입니다.
대통령으로서 달성한 바에 만족하시는지요?
어느 정도까지는 그렇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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