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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용도지정·지구 설정은 투자자 제소대상 아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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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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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통상연구센터 / 통상·경제협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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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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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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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브리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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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4/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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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연한 불안감 부추기는 한미FTA 반대보도
-제소 우려 있어 ISD를 제외하자는 것은 극단적 주장
-목적에 비해 과도한 정부조치는 제소 가능성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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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간접수용’이 뭐길래…
부동산 용도지정·지구 설정은 투자자 제소대상 아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타결된 지 보름이 지났다. 조문작업 등을 거쳐야 하는 이유로 제한적이나마 협상내용이 일부 공개되면서 그동안 난무했던 한미FTA에 대한 근거 없는 왜곡이나 우려가 많은 부분 해소된 것이 사실이다.
한미FTA 반대단체가 줄곧 ‘독소조항’이라고 주장해 왔던 투자자-국가간 분쟁해결절차(ISD)도 예외는 아니다. 모든 공공복리 목적의 비차별적 조치는 원칙적으로 ‘간접수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명시함으로써 공공정책이 훼손될 것이라는 우려는 사라졌고 국제중재재판의 심리절차를 완전히 공개토록 해 ‘밀실재판’ 이란 주장도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됐다.
막연한 불안감 부추기는 한미FTA 반대보도
그런데도 반대단체나 일부 언론에서는 ISD에 대한 오해의 덫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심지어 정부가 ISD 협상내용에 대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17일자 한겨레는 ‘수도권 과밀대책도 투자자 소송 대상’이라는 제목의 보도를 통해 공공복리 목적의 조처도 투자자 소송 대상이 될 수 있으며, 특히 수도권 과밀억제 등을 위한 부동산용도 지정이나 지구·구역 설정 같은 조처가 투자자 소송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정부가 한미FTA 협상결과 부동산가격 안정화와 같은 공공복리를 목적으로 하는 공공정책은 ‘간접수용’에서 제외시켰다는 정부의 발표를 애써 무시하겠다는 태도다.
먼저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간접수용'이 무엇인지 짚어보자.
한미FTA 투자챕터에는 ‘투자자-국가간 분쟁해결절차(ISD)’가 있는데, 이는 FTA를 맺은 양국이 상대방 투자자 보호를 위한 국가의 각종 의무를 위반함으로써 분쟁이 발생했을 때 투자자가 국내 법원 또는 국제중재에 제소할 수 있는 제도이다.
투자자보호를 위한 투자유치국의 의무는 내국민대우·최혜국대우 보장, 재산권 ‘수용’시의 보상, 국제법상의 최저대우 보장, 송금보장 등으로 구성돼 있다. 간접수용은 재산권 ‘수용’시의 보상과 관련된 것으로, 직접 재산권을 몰수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와 동등한 효력을 지니는 국가조치라고 규정하고 있다.
한미FTA ‘간접수용’ 범위제한은 어느 협정보다 강화된 것
ISD와 관련해 대부분의 잘못된 논란은 간접수용의 정의와 범위에 대한 지나친 과장과 오해에서 비롯되고 있다.
예를 들어 국가가 보유세·양도소득세 등을 증가시켜 강남에 부동산을 보유한 외국인투자자의 손해를 초래한다면 모두 보상해야 한다며 ‘정부 부동산정책은 끝장났다’는 식이다.
물론 간접수용에 대한 정의와 범위가 고무줄 늘어나듯 한다면 이러한 우려가 현실화될 수도 있다. 실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의 경우 간접수용에 대해 보상의무는 규정하면서도 이에 대한 아무런 명시적 제한규정을 두지 않아 사회적 우려가 높았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 같은 점을 인식한 미국은 2004년 양자투자협정(BIT) 모델을 만들어 공공복리 목적의 조치는 원칙적으로 간접수용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제한 조치 등을 담은 부속서를 채택했고 한미FTA에는 이보다 더 강화된 부속서를 담고 있다.
한미FTA의 ‘간접수용’ 제외기준을 보면 공중보건, 안전, 환경, 부동산가격안정화 등과 같은 공공복리 목적의 비차별적 조치는 ‘드문 경우’가 아닌 한 간접수용을 구성하지 않는다고 명시했다. 또 ‘조세’에 대해서도 별도의 부속서를 둬 “과세는 일반적으로 수용을 구성하지 않음”을 규정했다.
더욱이 이러한 원칙이 적용되는 보건, 안전, 환경, 부동산가격안정화, 조세 등은 단지 예시에 불과한 것임을 명기했기 때문에 모든 공공복리 목적의 비차별적 조치가 원칙적으로 수용이 아님을 선언한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제소 우려 있어 ISD를 제외하자는 것은 극단적 주장
혹자는 미국이 제소를 남발할 우려가 크기 때문에 ISD를 아예 협정내용에서 제외해 제소를 못하게 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이는 마치 국가나 언론을 상대로 근거없는 손해배상청구가 남발되는 경향이 있으므로 국가와 언론을 상대로 한 제소 자체를 원천적으로 금지해야 한다는 극단적 주장과 다를 바 없다.
1994년 협정이 발효된 나프타의 경우 3개 체결국간 제소건수는 46건, 투자자가 국제중재재판부에 청구한 보상금액은 280억달러에 달하지만 실제 판결금액은 13년간 3500만달러에 불과할 정도로 미미하다. 투자자가 과도한 보상을 요구하더라도 중재재판부의 실제 판결금액은 적정선을 유지하는 것이다.
한미FTA의 경우 나프타 때보다 간접수용의 정의와 범위가 더욱 구체화되고 제한됐기 때문에 제소율은 이보다 훨씬 줄어들 것이며, 만에 하나 보상을 해줘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FTA로 얻는 이득에 비교될 수 없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국가의 조치가 면제대상은 아니다. 예를 들어 현재 상업지역으로 이용되고 있는 부지를 갑자기 자연공원으로 지정해 경제적 이용을 일절 금지하는 경우에도 ‘공공복리를 위한 정책’이라는 이유로 보상하지 않는 것은 국제법, 국내법 모두에 정당화될 수 없다. 이는 내국인이나 외국인이나 똑같이 보상규정에 해당된다.
한겨레는 또 ISD '간접수용 판정 기준‘에 공공복리 목적의 비차별적 조처는 수용을 구성하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으나 ‘드문 경우를 제외하고’라는 단서가 따르기 때문에 투자자 소송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아마도 ‘드문 경우’에 대해 확대해석을 우려하는 것 같다.
그러나 한미 양국은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드문 경우’에 대해 “목적 또는 효과에 비추어 조치가 극도로 심하거나 불균형적‘일 것이라는 예시를 명시했다.
목적에 비해 과도한 정부조치는 제소 가능성 있어
예를 들어보자. 특정지역의 환경오염이 예상된다는 이유만으로 합당한 범위를 넘어선 광범위한 지역에서 일체의 개발행위를 금지하는 등의 조치 또는 국제기준에 반하는 몰수적 과세조치 등은 정당화되기 어려운 조치이므로 보상하는 것이 타당하다.
ISD에 대한 협상결과 중 부동산가격안정화, 조세 등의 공공정책에 대해 구체적으로 제소대상이 아님을 명시했다는 것은 국제법률전문가들도 높게 평가하는 대목이다.
그러나 한미FTA 반대단체는 이에 대해서도 인정하지 않는다. 부동산 정책 전체가 아닌 ‘부동산가격안정화정책’이라고 제한함으로써 가격규제와 관련한 금융정책 이외 수도권 과밀억제 등을 위한 부동산 용도지정이나 지구·구역 설정은 투자자 소송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오독이다. 협정문에는 ‘부동산가격안정화’라고 포괄적으로 명시돼 있으며 이에는 금융정책, 투기억제, 공급확대 등 궁극적으로 집값 안정을 위한 조치들이 모두 포함된다고 건설교통부는 밝히고 있다.
특히 수도권 과밀억제 등과 같은 용도 제한이나 지구 지정은 도시환경개선과 주민편의 증진, 도시의 무분별한 확산 방지 등 복지목적의 비차별적 규제정책으로 간접수용으로 간주될 가능성이 사실상 없다.
한미FTA 토지보상 산정기준, 국내 토지보상법과 일치
또 한겨레는 토지 수용의 보상액 산정기준이 ‘토지수용일 직전 시가 보상’으로 합의돼 개발계획 발표 이후 발생하는 땅값 상승분에 대해서도 보상해야 하며 국민부담이 늘어난다고 주장하지만, 협정에서는 ‘수용계획이 사전에 알려짐으로써 발생하는 가치의 변동은 반영하지 않도록’ 규정돼 있어 그럴 우려는 없다.
따라서 토지 수용 발표 계획 후의 가격상승을 보상하지 않는 것은 국내 토지보상법과 한미FTA 투자협정 모두 일치하는 원칙이다.
FTA는 국가대 국가가 맺는 국제협약이다. 이러한 국제협약은 국가의 주권을 일정하게 제한할 수도 있다. 따라서 우리가 FTA나 BIT와 같은 협정을 맺지 않는다면 모를까 주권이 제한된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는 한미FTA에 대한 반대의 논거로 삼기는 어렵다.
다만 비차별적이며 공공복리의 목적에 합당한 주권행사가 침해되거나 제한받을 위험에 대비해 안정장치를 두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 국제적인 인식이었고 이번 한미FTA 협상은 그러한 인식을 최대한 반영해 간접수용의 정의와 범위를 더욱 명확히 한 것이다.
원칙적으로 한미FTA를 반대한다 하더라도 사실을 왜곡해선 안 된다.
선경철 (sunnyboy@korea.kr) | 등록일 : 2007.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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