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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쇄국면의 한반도 정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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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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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외교연구센터 / 남북관계와 한반도평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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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기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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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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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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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7/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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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쟁이 게임이 시작되었다. 한반도의 평화를 바라는 사람들이 생각하고 싶지 않은 시나리오 다. UN 안보리 결의안의 채택으로 한반도 정세는 교착국면에서 북한에 대한 봉쇄국면으로 전환되었다. 무력 공격의 가능성을 포함한 UN헌장 7장이 삭제되고, 북한에 대한 제재의 요구 수준이 완화되었지만, 탈냉전이후 가장 강력한 결의안이다.
북한은 부시행정부 이후 보다 구체적으로는 9.19 공동선언이후의 북미 관계에 대해 할 말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외교관계의 악화책임을 평가할 때, 실체적 진실만큼이나 인식론이 중요하다. 교착국면에서 북한이 먼저 선을 넘었다. 북한에 대한 오래된 국제사회의 부정적 인식이 확인되고, 교착의 원인이 북한이라는 미일 양국의 입장을 정당화시켜 주었다.
현재의 국면은 과거 북한의 벼랑끝 전술이 통했던 상황과 다르다. 북한은 중국의 중재노력을 외면하였다. 미국의 양보가 없으면, 긴장을 더욱 높이겠다고 한다. 과거에는 통했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현재 상황에서 북한의 벼랑 끝 전술은 성공하기 어렵다. 미국은 북한과의 직접협상을 도덕적 수준에서 거부하고 있다. 잘못된 행동에 대해 ‘선제적 보상’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북한 핵문제를 풀어나가는 부시행정부의 전략은 확고하다. 양자접근이 아니라 다자접근이다. 한편으로는 중국을 통해 외교적 설득을 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일본을 앞세워 압력을 강화하는 전략이다. 중동정세의 불안정성과 이란문제의 시급성을 고려할 때, 여전히 ‘북한문제’의 우선순위는 낮다.
북한은 미국을 상대하고 싶겠지만, 미국은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다. 북한은 미국만 보고 있지만, 미국은 중국과 일본을 보고 있다. 북한은 동북아에서 ‘신 냉전’ 상황을 중국, 러시아가 원하지 않을 것이고, 그래서 그들이 미국을 설득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그것은 판단착오다. 미국은 먼저 움직이지 않는다. 그리고 일본은 군사대국화의 길을 걸어갈 것이다. 중국의 입장에서도 동북아의 신냉전을 중단시키기 위해서는 북한을 움직이는 수밖에 없다.
미국의 북한에 대한 ‘악의적 무시’전략이 상정해 놓은 ‘예상된 시나리오’다. 무시하면, 북한이 선을 넘을 것이고, 그렇게 되면 국제사회의 합의를 통해 봉쇄정책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미국과 일본은 UN 결의안에 따라 북한에 대한 제재를 강화할 것이다. 한국과 중국에 대해서도 제재를 요구할 것이다. 엄밀히 말해 미국의 대북제재와 관련된 국내법은 미국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당장 남북경협에서 전략물자 반출통제 제도가 엄격히 적용될 것이며, 남북경협 과정에서의 금융거래에 대해서도 요구가 있을 것이다. 대량살상무기의 확산방지 구상(PSI)도 보다 구체적으로 강화될 것이다.
지난 시기 몇 번의 겁쟁이 게임에서 언제나 충돌을 피한 것은 북한이 아니라, 미국이었다. 1994년의 핵 위기에서도, 1998년 대포동 1호 발사국면에서도 북한은 충돌직전까지 내리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북한은 게임의 상대가 미국이라고 생각하지만, 미국은 그 차에 타고 있지 않다. 국제사회 모두를 상대하는 것으로 게임의 규칙을 바꾸어 놓았다.
어떻게 해야 하는가? 중국의 중재노력이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의 역할은 보다 제한적이다. 남북장관급 회담의 결렬을 계기로 남북관계도 하강기로 접어들고 있다. 국내적으로 대책 없는 증오와 불신이 증폭되고 있다. 그러나 이럴 때 일수록 국민적 합의가 중요하다. 북한의 행동은 밉지만,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는 것이 우리 사회의 합의가 아니겠는가? 북한이 현재의 정세를 이해하고 6자회담에 나오는 것이 해답이겠지만, 동시에 중대국면에서의 우리의 선택 역시 대결의 길이 아니라 협상의 길이 되어야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말이 아니다. 북한 문제를 풀기 위한 국제외교 무대에서 한국의 모습을 더 많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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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0607161819351&code=9903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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