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찌 그리스 사태가 ‘강 건너 불구경’일 수 있겠는가. 비단 요동치는 환율시장과 주식시장의 부작용만을 경계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 경제는 20여년 전인 1997년 말에 외환위기를 겪었다. 그런데 오늘날의 경제지표들이 외환위기 시절과 별반 다를 게 없다고 한다. 2012년 1분기 정부·민간 부채는 GDP 대비 1.6배인 2057조원으로 1997년 4분기 당시 1.37배를 넘어섰다.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비율은 2011년 기준으로 172%를 넘어섰고 이는 OECD 평균의 두 배 수준에 달한다. 국가 및 개인신용위기를 겪고 있는 그리스나 이탈리아보다 훨씬 높은 수치이다.
... 이런 가운데 정부는 한·미, 한·EU FTA의 후속작으로 한·중 FTA 협상을 시작했다. <중략> 정부의 FTA 시도가 관례적인 정권 말기의 지나친 성과주의 성향에서 비롯된 것은 아닌지, 이로 인해 우리의 미래 경제자율권이 그리스처럼 제한되는 것은 아닌지 이번 그리스의 위기를 계기로 곰곰이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