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ew Document
|
|
 |
 |
영리병원 허용 관련 ‘런던팀보고서’의 함의 |
 |
 |
김수철 |
|
 |
사회통합연구센터 / 보건의료 |
|
 |
참고자료 |
|
 |
정책보고서 |
|
 |
민주노동당 |
|
 |
2009/11/12 |
|
 |
1. 국정감사 장에서 폭로된 ‘런던팀 보고서’
-. "복지부, `영리병원 폐혜` 보고서 3년간 은폐"(매일경제), “런던팀 보고서에 담긴 비밀, ‘영리병원이 오히려 비효율’”(오마이뉴스)의 제호의 기사가 지난달 6일 보도되었다.
-. 곽정숙 민주노동당 의원이 보건복지가족부 국정감사에서 폭로한 내용이다. 지난 2006년 5월 복지부가 영리병원 도입에 관한 연구용역을 실시했고, 결과는 매우 이롭지 못한 것으로 나왔다. 그런데 이 결과는 공개되지 않았고, 올해 3월 보건산업진흥원(보건복지가족부 산하 기관, 이하 진흥원)은 토론회에서 이 보고서의 내용 중 영리병원 도입에 유리한 부분만 발췌해 발표했다는 것이 요지다.
-. 당시 연구용역은 <영리법인 의료기관 도입 모형 개발 및 시뮬레이션을 통한 의료시장에 미치는 파급효과 분석>라는 제목으로 진흥원에 의해 작성되었다. 진흥원은 동 과제 수행의 일환으로 Sherry Merkur 박사 등 3명의 영국의 보건의료시스템 및 보건경제 전문가에게 영리병원과 비영리병원을 비교 분석한 내용과 함께 한국 의료제도에 대해 권고 사항에 관한 자문을 의뢰하였다. 바로 이것이 이른바 ‘런던팀 보고서’이다.
-. 의료기관의 성과를 분석하는 척도로는 의료의 질, 효율성, 효과성, 형평성, 접근성 등을 삼는다. 동 보고서는 이 기준으로 영리, 비영리 의료기관들을 분석한 기존의 여러 문헌과 사례들을 고찰하고 있다.
2. 런던팀 보고서는 무엇을 말하고 있나?
-. 런던팀은 영리병원의 효시로 1960년대 미국에서 만들어진 의료기업체(Hospital Firm)에서 찾는다. 이후 점차 확산된 미국의 영리병원은 얼마나 진료 서비스가 좋을까.
-. 1980년 이후 전체 149개 미국 영리병원과 비영리병원간의 의료의 질에 대한 비교연구 중 88%가 비영리병원이 우수하거나 차이가 없다는 결과를 얻었다. 비영리병원 우수 59%, 차이 없음 29%였으며, 영리병원 우수는 12%에 불과했다. 영리병원의 의료 질이 더 나쁘다는 것이 무슨 의미일까. 환자의 특성 등 변수를 없앤 상태에서 비교해보니, ▲영리병원은 사망률이 높고, ▲대기시간이 더 길며, ▲예방가능한 환자가 악화될 확률이 더 높으며, ▲간호 인력의 수가 적다는 것이다. 생각해보자. 우리나라 오늘의 현실은 영리병원이 허용되지 않았는데도 유명의사에게 몇 개월씩 기다려야 되며, 간호사들은 여러 환자를 돌보느라 불친절하게 느껴진다. 환자들이 느끼는 병원의 개혁 과제들이 도리어 심화된다는 분석이다.
-. 효율성과 효과성을 살펴보자. 효율성은 의료자원을 얼마나 조금 사용하고 병원 운영 및 환자 진료와 같은 목적에 도달했느냐는 개념이며, 효과성이란 일정한 의료자원이 얼마나 우수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느냐는 개념이다. 동일한 149개 미국 병원을 비교했을 때 77%만큼 비영리 병원이 더 우수하거나 동일하였으며, 효과성에서도 긍정적으로 평가되었다. 환자 입장에서 쉽게 말하면 역으로 동일한 치료를 받는데도, 영리병원이 훨씬 고비용을 치르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메디케어(우리나라 건강보험과 유사 제도) 영역 밖에서 공격적인 가격을 이익을 추구하고 있었으며, ▲투자금에 대한 이윤 배당으로 상당한 추가비용 등 병원의 관리비용이 굉장히 높다는 점이 지적되고 있다.
-. 접근성과 형평성 측면에서 영리병원의 ▲높은 환자본인부담금은 저소득층 환자들에게 서비스 이용에 대한 장벽이 되고 있으며, ▲부유층 납세자들은 그들이 더 이상 이용하지 않는 공공의료시스템으로 세금 투입에 대하여 저항하게 된다고도 언급하였다.
-. 주의 깊게 살펴볼 것은 ‘▲영리를 추구하는 행위가 도박하듯(gaming : 연구자는 극단적, 사기치 듯으로 주석을 담) 발생’할 수 있다고 언급한 부분이다. 도박하듯 영리를 추구한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연구자의 서술을 그대로 인용한다.
* 영리병원은 불필요한 수술, 제공되지 않은 서비스에 대한 진료비 청구, 고비용 환자로의 up-coding, 진료비 부과를 목적으로 정신과 환자들을 장기 입원시키는 일 등 비용심사와 관련된 직․간접비용을 증가시킴
- 미국의 경우 이와 관련하여 거액의 소송이 지속적으로 제기됨
* 2003년 HCA가 Medicare 환자들에 대한 부당청구로 17억 달러의 추징금을 납부한 사례, 최근 Tenet이 서류위조와 관련해 5억 달러 납부사례, 재활병원을 독점하고 있는 Health South가 34억 달러 규모를 위조하고 CEO가 사퇴한 사례 등
-. 동 보고서는 한국의 의료체계 특징에 대해서 7가지로 기술하였는데, 요약하자면 고령화 등의 이유로 의료재정이 지속가능하지 않으며, 건강보험 적용 범위가 좁고 1차 의료기관의 ‘문지기(Gate keeper)' 기능이 취약해 환자의 진료비 부담이 크다는 것이다.
-. 런던팀은 다음과 같이 결론을 맺는다.
(생략)…영리병원에 대한 광범위한 제 외국 사례들은 비영리병원에 비해 낮은 성과를 보여주고 있고 고비용 고급의료서비스 영역을 지향하는 경향이 뚜렷함. 보건산업 인프라 투자가 정책의 주요 동인이라 할지라도 의료의 형평성, 의료의 질, 효과성과 효율성 등은 정책 입안 시 반드시 고려해야 할 의료정책의 주요 목표임.
(영리병원 허용 추진)전략 개발과 타당성 연구는 광범위한 사회적 관점에서 진행되어야 할 것으로 보이며 민간투자 정책이 가져올 수 있는 잠재적 역효과를 포함해야 함.
3. 이명박정부의 영리병원 추진 동향
-. 런던보고서는 95페이지 분량으로 제출되었고, 진흥원은 이를 약 20페이지 분량으로 요약하여 최종 보고서에 첨부하였다.
-. 지난 5월 ‘서비스산업선진화방안’ 발표에 따라, 기획재정부와 보건복지부가 각각 연구용역을 수행하고, 그 결과를 놓고 최종 판단하기로 하였다. 두 연구용역은 결과가 도출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획재정부 윤증현 장관에게 지난달 28일 제출되었지만, 최종 발표시점을 늦추고 있다. 연구결과 내용의 근거자료가 부족하고, 통계분석에도 문제가 많다는 것이 언론에 보도된 이유이지만, 연구결과가 영리병원 허용 입장에 불리하게 제출되었다는 추론이 쏟아지고 있다.
-. MB정부의 속내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기획재정부는 영리병원 도입을 즉각적이고, 전국적으로 허용하자는 입장이며, 보건복지가족부는 제주도 등부터 단계적으로 허용하겠다는 입장으로 알려지고 있다. 문제는 영리병원 허용을 향해 돌진하는 말머리가 돌려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 이에 조응하듯 제주도는 지난해 도민 직접 투표로 부결된 영리병원 허용 건을 도의회에서 ‘건의안’으로 재의결하여 국무총리실로 제출하였다. 순서대로라면 국무총리는 이를 검토하여 ‘제주도 영리병원 허용 법안(제주도특별자치도법 개정안)’을 제출하게 된다.
4. 런던팀 보고서에서 곱씹어 볼 점
-. 런던팀 보고서는 연구 수행 방법에서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갖는다. 첫째 1990년부터 2005년까지 보고된 각국의 영리병원 연구 논문을 집대성한 보고서다. 둘째 의료기관 평가의 일반적 지표를 영리병원과 비영리병원 간 비교하였다. 셋째 영리병원의 부정적 사례들이 구체적으로 드러나 있다.
-. 의료의 질 평가에서 88대 12, 효율성에서 77대 23으로 비영리병원이 우수하게 나타난 구체적 수치를 보면서, ‘비영리’가 낙후하다는 인식이 허구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 런던팀보고서의 결과는 마치 우리나라 보육시설의 모습과 닮아 있다고 보아야 한다. 민간어린이집이 국공립어린이집에 비해 신뢰받지 못하는 것은 도리어 ‘꿀꿀이 죽’과 같은 사고가 터지기 때문이며, 이는 민간어린이집이 늘 이윤 창출의 압박 아래 놓여있기 때문이다. 삼성병원, 현대아산병원이 유명한 의료진이 모여 있고, 각종 병원시설이 우수하다는 인식에서 영리병원도 우수할 것이라는 생각은 논리적 비약이다. 병원에 투자를 많이 한 것과 영리적으로 운영하는 것은 다르다. 비록 많은 병원들이 영리적인 행태를 보여 착시 효과가 있다고 하더라도, 아직 우리는 제대로 된 영리병원을 목격한 바 없다.
-. 우리가 직접 목격한 바는 없지만 대신 런던팀 보고서를 통해 미국의 영리병원을 살펴볼 수 있다. 사망률이 높고, 대기시간은 더 길며, 예방 가능한 환자가 악화될 확률이 높으며, 간호 인력의 수도 적다. 이뿐인가. 병원은 이윤 배당에 허덕이고, 환자들이 이를 부담하며, 심지어 도박하듯 이윤을 창출하는 일들도 가끔 벌어지는 곳.
-. 영리병원 한, 두개쯤이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면 이 역시 잘못된 판단이다. 영리병원은 과잉 공급되어 경영난에 시달리는 중소병원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며 급격히 불어나게 될 것이다.
-. 멀리 런던에서 보내온 보고서를 진지하게 살펴보아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
|
|
 |
www.kdlp.org/policy/1189482 |
|
  |
|
 |
 |
※ 코리아연구원은 기획재정부에서 공익성기부금대상단체(2006-176호)로 선정되었으므로
연말정산 때 소득공제를 받으실 수 있습니다. |
|
 |
|
::: 코리아연구원 (KNSI : 새로운 코리아구상을 위한 연구원) :::
New Document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