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후 학자금 상환제도가 막판 진통이다. 여야는 등록금 인상률과 대출자금 재원문제에서 여전히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예컨대 등록금을 직전 3개년 물가상승률의 1.2배 이내로 하자는 민주당에 대해 한나라당은 1.5배로 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고, 필요 재원을 국채로 마련하자는 민주당 주장에 대해 한나라당은 난색을 표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정치는 타협이라고 한다. 그래서 서로 한 발씩 양보하는 게 필요하지만 그 타협의 기준과 내용은 학생과 학부모의 등록금 부담을 완화하려는 취업후 학자금 상환제도의 도입취지를 충실히 이행하는 것이어야 한다.
현재 한나라당이 보이고 있는 모습은 ‘정부 기여 최소화와 학생 부담 최대화’라는 의도로 밖에 볼 수 없다. 이는 곧 새로운 제도 도입으로 인기만 얻고, 재정부담은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전가하려는 태도가 아닌가.
예를 들어 등록금을 직전 3개년 물가상승률의 1.5배 이내로 하자는 한나라당의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 한나라당의 주장대로라면 2007-2009년 물가상승률이 각각 2.5%, 4.7%, 2.8%이기 때문에 올해 등록금은 5.0%까지 인상할 수 있는데 이는 최근 수년간의 사립대학의 등록금 평균 인상률과 비교하더라도 큰 차이가 없다. 무엇보다 납득하기 어려운 것은 왜 대학 등록금에 대해서는 물가상승률보다 50%나 더 높은 인상률을 적용해야 하는지에 제대로 설명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현재 제도 설계에 따르면 이 제도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평균 5.8%의 이자율을 부담하도록 되어 있는데 이는 현재 4% 초반대의 국채금리를 감안하면 지나치게 높은 수준이다. 국회 논의과정에서 이자율 부담을 낮추기 위한 다각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하며, 이를 위해 정부와 한나라당은 현재 국채금리에 0.5% 이상의 추가 금리를 부담해야 하는 정부 보증채 발행을 고집하는 태도를 버려야 한다.
정부와 한나라당은 취업후 학자금 상환제도는 자금을 운용하는 정부나 등록금을 받는 대학의 편이 아니라 등록금 굴레를 짊어지고 있는 학생과 학부모의 눈으로 바라봐야 한다.
취업후 상환 학자금제도의 1학기 시행을 준비하기 위한 시한이 멀지 않았다. 한나라당의 괜한 고집으로 등록금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었으면 하는 수많은 이들의 바람에 상처를 주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