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지난 10월 30일 인천국제공항 민영화용역을 마치고 그 내용 일부를 언론을 통해 서서히 흘리면서 치밀한 여론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앞서 한국노총은 지난 10월 1일 정부 내에서 비밀리에 진행되고 있는 민영화 작업에 대한 정보를 공개해 줄 것을 요구하였으나 정부는 법정기한을 훨씬 넘긴 지난 11월 2일에서야 “일체 공개할 수 없다”는 취지의 회신을 보내왔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인천국제공항 민영화는 국민의 소중한 혈세 약 20조원이 투입된 인천공항 및 부대시설의 실질적인 소유 및 이용권자인 인천국제공항공사를 지분매각 방식으로 매각하겠다는 내용 뿐 아니라 절차적으로도 심각한 하자를 내포하고 있다. 2008년 8월 11일 소위 제1차 공기업선진화 방안 발표 시 처음 언급된 이후 현재까지 정부는 그 흔한 공개토론회나 이해관계자와의 대화 한번 갖지 않고 일방적으로 밀어 붙이고 있다. 최근 마무리 된 민영화를 전제로 한 용역도 정부가 직접 나서지 않고 인천국제공항공사 경영진을 내세우는 방식으로 진행함으로써 인천국제공항 민영화에 따른 정부의 책임을 피해가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낳게 하였다.
무엇보다 국민들을 분노하게 하는 것은 “지분 49% 매각은 민영화가 아니다”라는 정부의 유치한 기망행위이다. 현행법상 지분 3%만으로 임시주총을 소집할 수 있고 이사의 해임을 청구할 수 있으며, 특히 일체의 회계장부와 서류를 열람․복사할 수 있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지분 49% 매각은 경영권이 거의 넘어감을 의미한다. 인천공항과 경쟁ㆍ이해관계에 있는 외국인들이 공항의 세세한 경영정보는 물론 국가안보 관련 사항을 너무나 가볍게 손에 넣을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정부 내 일부 관료들이 국리민복 보다는 정권의 이해에 더욱 충실하여 인천국제공항 민영화작업을 주도하고 있는 작금의 상황에 대해서 개탄을 금치 못하며, 지금 즉시 모든 민영화 일정을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이와 함께 최근 완료된 민영화 용역 결과를 즉각 공개하고 이른 시일 내에 국민의 의견을 듣는 절차를 마련할 것을 요구하는 바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