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 없는 성장’과 경제위기 여파로 실질실업률 13% 시대를 맞고 있는 가운데 민주노총이 고용안정망을 위한 법제도 개선으로 ‘실업부조법’을 새로 만들어야 한다는 정책대안을 제시했다.
민주노총(정책실)은 3일 오전10시 민주노총 1층 회의실에서 전태일 기념주간 연속토론회 일환인 ‘고용안전망 법제도 개선방향’ 토론회를 갖고 △실업부조법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특별법 등의 제정과 △고용보험법 △조세특례제한법 등의 개정을 필요로 한다는 대안을 제시했다.
민주노총 김태현 정책실장은 “현행 제도에서 고용안전망 사각지대 해소는 실업부조법 제도를 새로 만드는 방법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의료보험과 건강보험이 따로 있듯이 고용보험법 외에 별도의 법 제출을 통해 국회에서 논의될 수 있도록 모든 단위가 힘을 합쳐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노총이 제안하고 있는 ‘실업부조법’은 실업급여 지급기간이 종료된 장기실업자, 폐업한 영세 자영업자, 청년실업자 등 82만 명을 대상으로 최저임금 90% 선에서 6개월간 지급토록 설정돼 있다.
토론자로 나선 임동수 민주노동당 정책위원은 “실업부조를 ‘연대’의 형식으로 풀어내는 것이 필요하고 고용보험법과 함께 단일한 체계로 가져가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면서 “특히 구조조정 사업장에 한해 근로시간 단축 시 1년간 100%를 지원함으로써 정리해고 기간을 예방하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자영업자를 대신해 참석한 신규철 중소상인살리기네트워크(준) 공동집행위원장은 현행 정부가 내놓은 임의가입 자영업자 고용보험과 관련해 “사업자 등록을 기피하는 무점포 자영업인들이 고용보험 가입 자격이 주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데다, 보험료 자체가 부담스러운 영세자영업인들을 대상으로 하면서 실업급여 수당을 보험료로 운영하겠다는 것은 대단히 비현실적”이라고 지적했다
홍원표 진보신당 비상임연구위원은 “고용보험이든 실업부조든 보장성 강화를 위해서는 대통령령으로 돼 있는 부분을 고용정책 사회적 합의기구로 내와야 한다”면서 “고용보험 자체가 노동자들이 낸 돈인 만큼 운영 경험이 있는 노동자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고용정책 합의기구가 필요하다”고 제기했다.
김혜진 불안정노동철폐연대 대표는 “고용관련 입법은 민주노총으로 조직돼 있든 안 돼 있든 현재 실업과 반실업으로 고통을 당하는 노동자들의 불만과 요구를 모아낼 수 있는 방향이 돼야 한다”면서 “여러 제도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지만 지금의 분할된 노동조건, 자유로운 해고가 가능한 비정규직이 많은 숫자로 존재하는 상황을 고려한 제도설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안진걸 참여연대 민생희망팀장은 “실업부조가 개인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는데다 새로운 법을 만들기보다 기존 법을 개정하기가 쉽다는 측면도 고려해봐야 한다”면서 “일단 국회 내 법안 상정이 중요하고 이후에는 방법론 측면에서 조율하기는 쉽기 때문에 진보 진영이 한 목소리로 환노위를 설득하고 압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