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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대 물가대책의 교훈
임원혁
경제통상연구센터 / 규제
외부기고
정책보고서
한국일보
2008/03/24
[아침을 열며/3월 24일] 70년대 물가대책의 교훈


석유파동과 팽창적인 통화ㆍ재정정책으로 인해 연간 물가상승률이 20%를 넘던 1975년, 정부는 ‘물가 안정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을 만들어 치솟는 물가를 잡으려고 했다.

기존의 물가안정법을 보완하여 최고가격 지정, 독과점 품목에 대한 가격승인, 공공요금의 승인, 공급 및 출고지시 관련 조항을 강화하고, 법 위반 사업자에게 시정명령을 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하지만, 국가공권력이 강력했던 유신체제 하에서도 정부가 나서서 사업자를 압박하는 식의 물가대책은 별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사업자들은 규제 품목의 생산을 기피하거나 품질을 저하시켰다.

이중가격이 형성되고 매점매석 현상도 일어났다. 또,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만연하면서 물가상승이 임금상승을 부추기고 임금상승이 다시 물가상승을 부추기는 악순환이 계속되었고, 부동산 등 실물자산시장이 과열되었다.


■ 사업자 단속 위주 정책은 실패

이처럼 사업자 단속 위주의 물가대책이 실패로 돌아가자 정부는 물가상승의 원인을 근본적으로 치유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했다.

첫째, 거시경제의 안정을 기하기 위해 긴축적인 통화ㆍ재정정책을 채택했다. 통화량의 증가율을 대폭 하향 조정하고 모든 예산항목을 제로베이스에서 검토하여 재정의 건전성을 확립했다.

둘째, 독과점의 폐해를 사후적으로 규제하는 방식에서 사전적으로 경쟁을 촉진하는 방식으로 미시경제정책을 수정했다. 가격통제 대신 시장기능의 활성화를 도모하는 공정거래법이 1981년부터 시행되었고, 단계적인 수입자유화를 통해 경쟁압력이 제고되도록 했다.

이와 더불어 공급과 수요관리 측면에서 구조적인 해법을 찾는 정책도 강화되었다. 원자력발전소의 건설과 에너지 효율 제고를 통해 웬만한 국제원유가의 인상에도 버틸 수 있도록 경제 체질을 개선한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최근에는 전체 원가에서 연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가스 열 항공 등 규제산업에서 연료비의 변동을 적시에 사용요금에 반영하는 연료비조정제가 도입되었다.

이 제도의 기본취지는, 기업이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원가를 반영하여 정확한 가격시그널을 설정함으로써 합리적인 소비를 유도하고, 기업의 재무적 불확실성을 완화하여 자본조달 비용을 낮춤으로써 요금수준의 적정화에 기여하는 것이다. 주요 선거를 앞두고 선심성 정책의 수단으로 변질되기 쉬운 공공요금의 책정에 있어 정부의 자의적 개입을 최소화하자는 의미도 있다.

이처럼 우리나라의 물가정책은 70년대 이후 가격통제보다는 안정적인 통화ㆍ재정정책을 바탕으로 경쟁을 촉진하고 정확한 가격시그널을 전달하여 시장기능을 활성화하는 방향으로 발전되어 왔다.

그런데 최근의 물가대책은 지난 30년 동안의 정책진화 과정에서 벗어나 사업자 단속 위주로 회귀한 느낌을 준다. 70년대 이후 처음으로 원자재 가격의 전반적인 급등 현상에 직면하고 있는 현 상황이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70년대식 물가대책을 복원하는 것은 잘못된 대응이다.

원자재 가격의 급등은 결국 사업자와 소비자가 분담해야 할 비용이다. 원자재 가격은 크게 뛰었는데 최종 상품의 가격은 묶어두면, 중간재를 생산하는 사업자는 채산성이 악화되어 거리로 나갈 수밖에 없다. 중간재의 납품가격과 최종상품의 가격이 조정되도록 하는 것이 순리이다.


■ 통화ㆍ재정정책을 바탕 삼아야

또, 비용요인에 의한 가격인상이 불가피한 현 상황에서 돈을 더 푸는 것은 불에 기름을 붓는 잘못된 정책이다. 달러 표기 원자재 가격의 인상은 달러화의 약세에도 일부 기인하고 있으므로, 원화 환율의 하락을 용인하는 것이 물가상승 압력을 줄이는 적절한 대응이다. 경제위기 이후 재무상황이 크게 향상된 수출대기업을 위해 서민경제를 희생하고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부추기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공급과 수요관리 측면에서 구조적인 해법을 찾는 노력도 강화되어야 한다. 지난 정부에 이어 현 정부에서도 강조하고 있듯이 해외자원 개발 노력에 박차를 가해 자원빈국의 한계를 극복하는 한편 에너지 효율도 지속적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

<저작권자 ⓒ 인터넷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입력시간 : 2008/03/24 03:11:12

news.hankooki.com/lpage/opinion/200803/h2008032403111224370.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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