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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기업'의 핵심은 법과 질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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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원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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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통상연구센터 / 규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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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기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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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보고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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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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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1/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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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친기업'의 핵심은 법과 질서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당당하게 친기업 정책을 펴겠다고 선언한 후 인수위는 기업과 관련된 여러 정책을 내놓고 있다. 우선 기업활동을 불필요하게 제약하는 규제를 완화하고, 기업 지배구조와 밀접히 연관된 출자총액제한제도와 금산분리 원칙을 사실상 폐기하겠다고 했다.
특히 향후 은행을 민영화함에 있어 중소기업 컨소시엄에 매각하는 방안을 고려하겠다고 했다. 세무조사를 ‘친기업’ 방식으로 전환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 ‘편하게 돈 벌게 해주기’는 잘못
동시에 인수위는 서민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통신요금을 인하하고, 휴면예금이나 생보사 상장 관련 기금으로 신용회복기금을 조성하여 신용불량자 문제를 해소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상과 같은 정책들을 종합해 보면 ‘기업인들이 좀더 편하게 돈을 벌 수 있도록 하되, 민생 문제와 관련하여 일정 부분 성의를 표시하도록 하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정책의 조합은 진정한 의미의 친기업 정책과는 거리가 멀다. 진정한 의미의 친기업 정책은 기업의 생산적 활동은 장려하고 비생산적인 지대(地代) 추구행위는 차단하도록 법과 질서를 확립하는 것이다. 바꿔 말하면 ‘기업인들이 편하게 돈을 벌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을 잘 하는 사람들이 돈을 벌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정책 목표가 되어야 한다.
또, 노조와 정규직 노동자만을 위한 정책이 친노동 정책이 아니듯이 기업인들의 기득권을 고착화하는 정책도 친기업 정책이 아니다. 기업을 잘 하는 사람들은 사업을 확장하고, 기업을 못 하는 사람들은 너무 늦기 전에 교체되어야 기업도 발전하고 국민경제에도 도움이 된다.
새 정부의 기업정책은 이와 같은 인식을 바탕으로 재정립될 필요가 있다. 불필요하게 시장진입이나 사업방식을 제한하는 규제는 철폐되어야 하지만, 국민건강과 환경보전, 경제시스템의 안정성 확보, 그리고 부정부패 방지에 필수적인 규제는 유지되어야 한다. 또, 행정절차를 간소화함과 더불어 법규 해석의 투명성과 가측성을 제고해야 한다.
기업 지배구조와 관련된 정책은 ‘기업을 잘 하는 사람들은 사업을 확장하고 못 하는 사람들은 너무 늦기 전에 교체될 수 있도록’ 정립되어야 한다. 우리나라의 재벌과 같은 다단계 피라미드식 기업 지배구조는 총수일가와 일반주주 사이의 이해상충 문제를 야기할 뿐 아니라 경영실패에 대한 궁극적 책임을 묻기 어렵게 한다.
일반주주 스스로 권리를 찾을 수 있는 수단이 제한되어 있는 상황에서 출자총액제한제도는 이와 같은 기업 지배구조 문제의 확산을 막는 차선책이었다.
비록 2001년 이후 법 개정에 의해 출자총액제한제도가 유명무실해졌지만, 출자총액제한제도가 겨냥했던 기업 지배구조 문제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따라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일반주주 스스로 권리를 찾을 수 있는 소송수단이 도입되어야 한다. 투자자의 재산권을 보호하는 장치가 확립되어야 주식시장이 발전하고 기업들도 자금을 원활히 조달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금산분리 원칙의 폐기는 기업의 경영을 규율해야 할 은행을 무력화시킬 뿐 아니라 예금보험제도의 악용에 따른 심각한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재고되어야 한다(2007. 8. 13. 아침을 열며 <금산분리 완화론의 오류> 참조). 중소기업들을 진정으로 도와주고 싶다면 이들에게 은행을 넘길 것이 아니라 이들이 가진 사업 아이디어의 타당성을 제대로 평가하고 혁신금융을 지원하는 것이 정석이다.
■ 정직하게 잘 하는 기업 도와야
세무조사와 관련해서는 국제적 기준에서 벗어날 정도로 기업을 괴롭히는 것은 지양하되, 조세포탈을 한 기업은 엄정하게 처벌하는 원칙을 지켜야 한다. 회계부정이나 일반주주의 재산권 침해 등 기업의 비리에 대해서도 경제상황이 좋지 않다고 봐 주는 식으로 무원칙한 법 집행을 해서는 안 된다. 조세포탈과 비리로 손쉽게 돈을 벌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친기업 정책이 아니라 생산적 기업활동을 저해하고 기업에 대한 인식을 악화시키는 반기업 정책이라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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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원혁 KDI 연구위원
입력시간 : 2008/01/13 17:44:47
수정시간 : 2008/01/13 17:59: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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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hankooki.com/lpage/opinion/200801/h2008011317444724370.ht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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