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미 가치동맹’은 가치공유가 지닌 이러한 긍정적·상생적 의미와 달리 시장경제와 자유민주주의라는 공동의 가치 아래, 이를 반대하거나 혹은 이와 다른 세력, 국가들에 대항한 배타적 동아리를 만들자는 것이다. 나와 다른 이념이나 생활양식을 지닌 세력을 견제하기 위해 뭉치자는 것이다. 이 점에서 역설적이지만 ‘가치동맹’은 다양성을 인정하고 포용하는 자유민주주의의 덕목에 배치된다. 이 말은 사회구성체의 성격과 발전단계, 이념이 다양하며 대립적이기조차 한 동북아에서 배타적 가치를 내세우는 ‘가치동맹’이 시대착오적이며 평화 파괴적이라는 뜻이다. <중략>
... ‘한-미 가치동맹’을 주장해야 할 합리적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 공동의 가치가 위협받고 있다면 그나마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새삼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가 위협받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중국을 비롯한 사회주의 각국에서 시장경제가 지배적인 경제양식으로 자리잡았으며, 자유민주주의와 대결하던 사회주의 진영은 붕괴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미 가치동맹’ 주장은 동북아의 기존 질서에 긴장을 조성할 뿐이다. <후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