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비핵화는 현재의 김정일 핵선군체제가 새로운 후계체제의 등장을 계기로 핵없는 새로운 생존전략을 추진해야 비로소 가능하다. 북한의 신생존전략은 북한 정치권력의 비선군화가 이루어져야 현실적으로 가능하지만 동시에 이러한 변화와 함께 북한의 비선군 정치체제의 안보를 확실하게 보장하기 위한 한국, 미국, 중국 등의 복합적 노력이 병행해서 이루어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특히 북한이 신뢰할만하게 대단히 복합적인 보장 장치를 구상해야 한다. 이렇게 북한 비핵화의 실마리를 찾는 것과 함께 북한의 경제난을 해소하기 위한 지역 및 지구적 경제지원체제도 구축해야 한다. 보다 장기적으로는 북한의 21세기 선진화를 위한 북한 자체와 유관 당사국들의 공진(coevolution)정책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우리가 외교적으로 노력해야 할 것은 미국과의 밀접한 관계 속에서 중국과의 그물망을 확대 심화하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국력이 약한 한국이 원하는 대로 중국을 자신들의 주관적 국가이익에 반해서 움직이게 하기는 어렵다. 18세기 당시 연암 박지원은 유명한 “허생전”에서 ‘북벌론’의 현실적 한계를 지적하면서 혼맥, 학맥, 상맥 등을 최대한 활용하는 대청 네트워크 외교론을 강조하고 있다. 한국은 21세기 “연암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확대, 심화, 신뢰구축의 3단계 중국 네트워크 짜기를 제대로 추진해서 중국 스스로가 현재의 일국 우선적 국가이익의 시각을 복합화하여 한국, 한반도, 동아시아, 그리고 지구의 이익을 적극적으로 품어나가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